한인 여류작가가 쓴 책이 앤아룬델카운티 공립중학교의 필독서로 채택된다.
앤아룬델카운티교육청 관계자들은 올 가을학기부터 지난 2002년 `사금파리 한조각’으로 세계적 권위의 문학상인 뉴베리상을 수상한 린다 수 박(49, 한국명 박명진)씨의 ‘프로젝트 멀베리’를 중학교 6학년들의 필독서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 책은 한국적인 것을 거부하던 2세 중학생인 줄리아 송이 오히려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이웃의 패트릭이라는 남학생과 함께 한국의 누에 키우기를 주제로 주의 과학경연대회에 출전하게 되면서 겪는 다양한 일화들을 담고 있다, 이 책으로 박 씨는 2005 시카고 트리뷴 젊은 소설가상을 수상했다.
교육청은 영재 과정 및 스페셜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수재과정국(ASPO)으로 하여금 글렌버니 소재 코크란중학교에서 7학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범프로그램을 실시, 성과가 좋자 이 책을 필독서로 채택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범 프로그램을 담당한 마틸다 메이슨 수재과정 리소스교사는 “카운티에서 각 학년별 필독서는 3-4권에 불과하며, 박씨의 책은 1-2년 내 카운티 내 대부분의 6학년생들이 읽게 된다”고 설명했다.
윤일혜 교육청 ESOL스페셜리스트는 “필독서는 교육청 도서위원회에서 선정한다”며, “‘프로젝트 멀베리’는 교육청 중학교 도서담당관이 책의 내용이 좋다며 동료 교사들에게 독서를 권한 결과 반응이 좋자 필독서 선정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시범프로그램인 스페셜 프로젝트 멀베리는 6주간 책을 읽고 토론하는 ‘소설’, 소설의 주제와 간련된 사항들을 찾아내는 ‘연구’, 주제를 바탕으로 다양하게 연구 내용을 발표하는 ‘독창’ 등 3단계 과정으로 진행됐다. 이 프로그램은 향후 학교별로 재량에 따라 채택할 수 있다.
한편 15일 저녁 글렌버니 소재 궁전식당에서 시범프로그램을 수료한 7명의 코크란중 7학년 학생들이 교육청 관계자 및 교사들, 학부모들 앞에서 독후감에 대해 토론하고, 소설과 관련된 인종주의 및 누에의 일생 등에 관해 슬라이드와 촌극을 발표했다. 또 윤일혜 교육청 ESOL스페셜리스트와 김효수(올드밀고 12년)양이 한국에 관해 소개했다. 수료 학생들은 수료증 및 메달을 받았다. <박기찬 기자>
‘프로젝트 멀베리’는...
‘프로젝트 멀베리’(2005, 클래리언 북스)는 2세 작가 린다 수 박씨가 처음으로 쓴 현대소설이다.
작가 자신과 같은 2세인 줄리아 송을 주인공으로 한인의 정체성을 거부했지만 친구와 함께 과학경연대회 우승을 위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겪는 문화적 이질감과 인종적 차별 등의 경험을 통해 정체성을 찾아 성장하는 모습을 그렸다. 프로젝트 주제 선정과정에서 한국에서 양잠을 한 바 있는 모친의 누에 기르기 제안을 받아들이는 일화를 통해 1세와 2세들의 공통 고민을 나타냈고, 특히 매 챕터 말미마다 실린 작가와 줄리아 간의 논쟁은 색다른 읽는 재미를 준다.
박씨는 지난 2005년 팬들과의 만남에서 “주인공 줄리아처럼 어렸을 땐 김치를 싫어했지만, 아일랜드 미국인과 결혼한 후 두 아이가 커가면서 아이들이 어머니의 문화인 한국 문화는 잘 몰라 한국 문화를 공부하기 시작했다”며 “어린이책을 통해 작은 행동이라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시카고 출신인 박씨는 스탠포드대 영문학과를 나와, 더블린 대학에서 아일랜드문학 석사 학위를, 런던 대학에서 영국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 음식에 조예가 깊어 음식 칼럼니스트로도 일하고 음식 저널리스트로 상도 받았다.
저서로는 첫 작품 ‘널뛰는 소녀(Seesaw Girl·1999)’ 에 이어 ‘연싸움 (The Kite Fighters·2000),’ ‘사금파리 한 조각’(A Single Shard·2001), ‘내 이름은 키오코였다’(When My Name Was Keoko·2002) , ‘비빔밥 (Bee-bim Bop·2005)’ 등 한국의 문화와 풍속, 역사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써왔다. 2002년 사금파리 한조각으로 뉴베리 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들은 연, 도공, 일제치하, 비빔밥 등 한인에게 친근한 소재를 어린이의 언어로 이야기하며 이해하기 쉽게 미국인들의 가슴에 다가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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