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서 배울 기회 거의 없어 스스로 노력이 중요
다양한 대화로 생각-감정 표현하는 연습도 병행
어릴때 책 많이 읽어주고 크면 신문·잡지 보게
편지·에세이 쓰게하고 고쳐주면 문장 실력‘쑥쑥’
잘 쓴 글은 누가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글쓴이의 의도와 방향이 명확하다는 의미도 된다. 여기에 풍부한 표현과 스타일이 가미되면 독창적인 모양새를 갖추게 된다. ‘작문’(Writing)을 잘한다는 것은 생각이 정리돼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개인의 사고력이나 논리력이 일정 수준에 올라 있고, 생활이나 공부 역시 나름대로 잘하고 있는 학생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따금 “우리 아이는 공부도 잘하고 똑똑한데 유독 글을 쓰는 데는 약한 것 같다”며 걱정하는 부모들이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그리고 미리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본보 칼럼리스트인 리처드 이 뉴베리 러닝센터 원장을 통해 그 대답을 찾아본다.
# 글쓰기가 중요한 이유
글이란 인간이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상상하며, 판단하는 것들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컴퓨터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현대사회에서 오히려 글쓰기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메일은 물론, 텍스트 문자 보내는 것 모두 글을 쓰는 일이다.
학교에서 숙제를 해가고 대학에서 리포트를 작성하며, 일반 사회에 나가서도 각종 플랜을 세우고, 브리핑을 하는 것 모두 제대로 작성된 글이 있어야 가능하다. 모든 내용이 이해하기 쉽고, 조리 있게 구성돼 있다면, 당연히 호감을 얻게 되고, 능력 있는 인물로 인정받게 된다. 거꾸로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생각이나, 판단 등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그 만큼 빛을 보지 못하게 된다.
# 제대로 배울 기회가 적다
학교에서 이를 깊이 있게 배울 기회가 많지 않다. 교사들 역시 학생 개개인의 실력 향상을 위해 시간을 투자할 여력이 없는 게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히 스스로의 노력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가정에서 본인 스스로 책을 많이 일고, 노력을 기울이는 방법이 가장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 감정표현을 유도한다
글이란 언어적 감각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부모와 많은 대화를 가지는 것이 좋은 방법으로, 대화는 생각과 감정을 다양한 형태로 표현시키게 만든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어 대화도 문제없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감정과 상황을 자꾸 표현하게 만들면, 이를 영어로 다시 표현하고 글로 만드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글을 잘 쓰는 자녀를 원한다면 어릴 때부터 많은 대화를 통해 감정을 다양한 형태로 표현하는 훈련을 시키는 것이 시작이다. 리처드 이 원장이 원생들에게 작문을 강의하고 있다.
# 다섯가지 유형을 익히자
작문을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유형을 차례대로 익혀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야기 형태 ▲독후감 ▲북 리포트 ▲줄거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설득문 형태로 발전시키도록 한다.
# 어릴 때부터 교육시켜라
-취학 전
아이들에게는 우선 중요한 것이 책을 가까이 하는 일이다. 영어로 됐건, 한글이건 상관이 없다.
만약 아직 아이가 글을 읽지 못한다면 부모가 직접 아이와 책을 보면서 읽어주는 것처럼 좋은 훈련은 없다. 이 과정이 지나갈 무렵 알파벳과 포닉스를 함께 가르쳐 준다.
하지만 아이가 책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경우, 강제로 떠안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다.
조금 늦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고르게 하는 방법으로 차근차근 책과 가까이 하도록 유도한다.
-초등학교
3학년까지는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도록 한다. 이야기 형태의 짧은 문장들을 자주 써보도록 하고, 잘못된 단어나 문장 등에 대해 조금씩 설명을 해주면 나중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4학년에 진학하면서 작문의 비중이 점차 커지기 시작한다. 또 에세이 흉내를 내기 시작하는 것도 이 무렵이며, 2~3구절을 쓸 정도가 된다. 하지만 문법이나 어휘력에 부족한 면이 부각돼, 부담도 느끼게 된다.
이 때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최대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자녀가 쓴 글을 반드시 읽어보고, 수정해 주는 반복이 필요하다. 또 주제를 준 뒤 글을 써보도록 유도하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1세 부모들의 경우 아무래도 영어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자녀의 작문을 돕는데 한계가 있다. 이런 경우 주변의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부탁하거나, 사설학원에서 보강하는 방법 등을 찾아 볼 수 있다.
이동엽 원장은 “기본적으로 초등학교 마지막 두 학년 정도에서 배운 작문실력이 고등학교까지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며 “초등학생이라도 작문의 기본을 다지는데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원장은 “엄마나 아빠에게 편지를 자주 써보도록 하는 방법을 시도해 볼 것을 학부모들에게 권하고 싶다”며 “어린 아이들의 편지지만 아이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원하는 지 등 심리적인 측면도 알 수 있고, 글 실력도 부쩍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학교
학생의 능력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어떤 주제에 대한 다섯 구절 정도는 써내려갈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다섯 가지 유형을 반복하며 양을 점차 늘려나가도록 한다. 물론 어휘력을 늘리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이와 함께 신문 도는 시사 잡지 등을 접하도록 한다.
세상 돌아가는 이슈에 눈을 뜸과 동시에 그에 맞는 어휘력을 키울 수 있다. 그리고 이처럼 절제되고, 정돈된 형태의 글들을 자주 접하다 보면 자녀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핵심을 찾아가는데 자산이 된다.
# 독서가 중요하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책을 많이 읽으면 어휘력과 문장력이 좋아진다.
문제는 어떻게 읽느냐는 것. 그냥 줄줄 읽어내려 간다면 아무 효과가 없다. 주인공이 무슨 상황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지 등 나름대로 안을 들여다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분석력과 독해력의 향상을 불러온다.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강제로 책을 읽히게 하는 것은 오히려 역작용만 불러오는 만큼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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