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겁게 달아오른 ‘남아공 월드컵’ 지역예선
득점찬스를 놓친 뒤 안타까워하는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포르투갈은 유럽예선 1조에서 3위로 떨어져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못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남아공월드컵 개막이 약 1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 주말부터 1일까지 5일간 지구촌은 뜨거운 ‘축구전쟁’의 열기로 한껏 달아올랐다. 이 기간동안 한국과 북한의 남북대결을 포함, 세계적으로 월드컵 예선경기만 77게임이 펼쳐졌고 월드컵 본선티켓의 향방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남아공월드컵 예선은 약 두 달간 휴식기를 거쳐 6월초에 재개된다. 현 시점에서 각 대륙별 월드컵 예선 현황을 살펴본다.
<김동우 기자>
스페인·독일·잉글랜드 등 순항
북중미에선 미국·코스타리카 호조
남미 볼리비아, 아르헨 6-1대파 파란
한국·북한 2조에서 나란히 1·2위
유럽
총 13장의 본선티켓이 걸려있는 유럽예선은 9개조로 나뉘어 풀리그로 펼쳐지며 각조 1위를 차지한 9개국과 8개 2위팀의 플레이오프로 가려지는 4팀이 본선에 나간다. 따라서 최소한 조 2위를 해야 희망이 있는데 현재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강호는 놀랍게도 현 세계 최고 수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포진한 포르투갈이다. 포르투갈(승점 6, 1승3무1패)은 유럽예선 1조에서 덴마크와 헝가리(이상 승점 13)에 크게 뒤져있어 현재로선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특히 놀라운 것은 현 세계최고 골게터인 호날두를 앞세우고도 포르투갈이 지금까지 치른 5경기에서 단 6골을 뽑는데 그쳤다는 사실이다. 이대로 가다간 내년 남아공월드컵에선 호날두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전통강호들인 스페인, 독일, 잉글랜드,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은 각 조 1위를 질주하며 순항모드에 들어갔고 초반 부진했던 프랑스도 최근 제 모습을 찾고 있다. 러시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은 조 2위를 유지하며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티켓을 노리고 있다.
북중미
6개국이 3장반의 본선티켓을 놓고 펼치는 최종예선에서 미국(2승1무)이 단독선두로 나섰고 코스타리카(2승1패)도 출발이 좋다. 문제는 멕시코. 1일 온두라스 원정에서 충격적인 1-3 패배를 당한 멕시코(1승2패)는 스벤-고란 에릭슨 감독을 즉각 해임하고 3일 2002년 한일월드컵때 사령탑이던 하비에어 아구이레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멕시코는 현재 온두라스(1승1무1패)에도 뒤져 4위로 밀려난 상황이지만 아직 최종예선 7게임이 더 남아있어 정신을 추스르고 전력을 모은다면 3위 진입은 아직 충분히 가능하다.
남미
이번 월드컵 예선기간 중 가장 쇼킹한 뉴스는 남미예선에서 나왔다. 최종예선에 나선 10개국중 9위에 머물고 있는 볼리비아가 리오넬 메시, 카를로스 테베스 등 수퍼스타들이 가득한 호화군단 아르헨티나를 6-1로 대파한 것이 바로 그 것. 경기가 해발 1,200피트가 넘는 고지대인 볼리비아 수도 라파즈에서 벌어져 이 같은 조건에 익숙지 못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뛰기는커녕 숨쉬기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며 무참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도 불구, 대세가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 아르헨티나는 승점 19(5승4무3패)로 최종예선 4위를 달리고 있는 반면 볼리비아는 승점 12(3승3무6패)로 9위에 머물러있다. 깜짝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파라과이(승점 24)를 브라질(승점 21)이 쫓고 있고 칠레(승점 20)와 아르헨티나(승점 19), 우루과이(승점 17)가 3, 4, 5위를 달리고 있다. 4위까지는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며 5위팀은 북중미지역 4위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데 전력상 이들 5개국이 남미대표로 남아공에 갈 것이 유력하다.
아시아
한국이 속한 최종예선 2조에선 한국(승점 11)과 북한(승점 10)이 나란히 1, 2위를 달리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승점 10)가 북한에 골득실에서 뒤진 3위로 올라서 4위 이란(승점 6)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은 아직 북한, 사우디에 비해 한 경기를 덜 치러 그만큼 여유가 있기에 무난히 본선티켓을 거머쥘 것으로 보이며 북한과 사우디는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어 그 외나무다리 승부에서 본선티켓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조 3위를 해도 두차례 플레이오프를 거쳐 남아공에 갈 희망이 남아있는 만큼 이란도 아직 희망은 있지만 6월초 북한과 한국에서 원정경기, 그 중간에 이미 탈락한 UAE(아랍에미리트연합)과 홈경기를 갖는 마지막 일정이 천근만근 짐으로 다가오고 있다.
1조에선 1위 호주(승점 13)와 2위 일본(승점 11)이 다른 3팀보다 한게임을 덜 치른 가운데 3위 바레인(승점 7)에 여유있게 앞서 사실상 레이스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바레인은 조 3위팀끼리 격돌해 아시아 5위팀을 가리는 플레이오프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 북한이나 사우디 중 한 팀이 바레인과 플레이오프를 거쳐 오세아니아대륙 대표인 뉴질랜드와 본선 마지막 티켓을 놓고 격돌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아프리카
5개조로 나뉘어 펼쳐지는 최종예선이 이제 겨우 1게임씩을 치렀기에 본선진출팀 전망은 힘들지만 카메룬, 나이지리아, 이집트, 모로코 등이 모두 첫 경기부터 고전, 난전을 예고했다. 반면 가장 화려한 멤버를 자랑하는 코트디부아르는 첫 경기에서 말라위를 5-0으로 대파, 막강전력을 과시했다.
오세아니아
이미 뉴질랜드가 지역예선 우승을 차지했으나 아시아예선 5위팀과 플레이오프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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