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삼(소유디자인그룹 대표)
아우렐리우스 황제(AD 270~AD 275)는 외부로부터의 압력으로 인해 로마시를 육중한 성벽으로 둘러쌓았다.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은거 궁전이 지닌 요새같은 배치가 동일한 원인 때문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이 궁전의 배치는 로마의 병영식 배치로서 전형적인 로마의 식민지 도시의 배치와 흡사하며, 직사각형의 내부에 십자형의 교차로가 있다. 주축은 남북의 방향으로 되어 있다. 그 외에 몇 개의 교차축이 있는데, 하나는 데쿠마누스에 의해, 다른 하나는 왕의 영묘와 주피터 신전에 의해, 또 다른 하나는 돔으로 된 접견실에 의해,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로지아를 따라서 형성되어 있다.
비록 전체의 배치가, 특히 궁전이 있는 남쪽의 두 구획에 있어, 엄격한 대칭을 이루고 있지는 않지만 전형적인 로마의 질서와 정형성이 이 형태속에 존재하고 있다.의미있는 공간들을 연속시키는 방식은 구성의 원칙으로서 효과있게 사용되고 있다.이 디자인은 율동에 의해 내적으로 서로 결합되어 있다. 궁전을 둘러싸는 성곽에 의해 치밀한 통일성이 주어지고 있으며 이 성벽은 세 종류의 탑들에 의해 분절되어지고 있다. 이 형태는 로마인들이 지니고 있는 질서잡힌 세계라는 세계관을 전달한다. 교차하는 통로는 이 세계를 몇 개의 다루기 쉬운 구획들로 나뉘며, 안전하다는 느낌을 전달한다. 의식용의 길은 의미깊은 교차점으로 이끌게 되는데 여기에서 신과 인간이 신전과 왕의 영묘 속에서 하나로 통합되며 황제의 인간적인 면 뿐 아니라 신성함도 나타낸다.
신전은 해가 떠오르는 쪽을 면하고 있으며 왕의 영묘는 서쪽을 향하고 있다. 이 둘은 시작과 끝을 의미한다. 황제 궁전의 전실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신비로움의 원초적 기억을 불러일으키고 인간 존재의 한계를 자각하게 만드는 장소를 넘어서야만 한다.적절하게도 건물들은 기둥 열에 의해 차폐가 되고 있다.‘영광의 아치’는 황제의 우월함과 신성함을 나타낸다. 궁전은 신성한 세계의 질서를 상징하고 있으며 황제는 이 세계를 다스리는 절대 권력을 가진 ‘우주의 통치자’로서 상징화되고 있다. 궁전은 황제의 이러한 역할이 밖으로 표출된 것이다.이러한 권력은 신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여기에서 신과 인간은 하나로 결합되어 황제라는 인격체로 나타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로마 건축물중의 대표작인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바실리카를 끝으로 다음 주부터는 중세 시대로 넘어갈까 한다.이 바실리카는 둥근천장을 갖는 새로운 형식의 건축을 탄생시키기 위한 과감한 시도였다. 이
건물들은 그 거대한 규모로 해서 곧바로 이를 계승한 건물은 없었다. 이 건물들은 막센티우스 황제가 짓기 시작해서 콘스탄티누스 황제에 의해 완성되었다.초기의 그리이스도인들은 바실리카 울피아 같은 바실리카의 초기 형태를 교회건축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그로인 볼트는 로마네스크 시대에만, 그리고 양측의 아일에 직교 배럴 볼트를 사용하는 것은 만투아에 있는 성 안드레아 성당에서만 다시 나타날 뿐이다. 중앙의 높은 볼트는 주축에 대해 직각으로 되어있는 일련의 배럴 볼트들에 의해 지탱되고 있는데 이 배럴 볼트들은 일종의 아일을 형성시키고 있다.
아일 지붕의 상부에는 플라잉 버트레스의 시초로 볼 수 있는 것이 있는데, 이것들이 주 볼트의 횡추력을 지탱하고 있다. 주 볼트가 시작되는 아일들 중의 하나가 아직도 남아있다. 벽 두께는 6m로 코퍼로 된 볼트를 지지하고 있다.클리어스토리 창은 측랑의 지붕위에 나 있으며 이곳으로 많은 양의 빛이 네이브로 들어오고 있다. 서로마 제국의 마지막 건물인 이 구조물은 거대한 제국적 스케일로 명료한 내부공간을 창출해내는 로마 건축가들의 탁월한 재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건물들은 넓지만 충분한 채광이 되고 있으며, 수직의 지지 부재들에 의해 공간이 단절되고 있지 않다.
또한 매우 조소성이 높고 변환이 가능한 방화 재료로 되어 있다. 이런 점에서 이 건물은 고도로 높은 문명시대의 건축이 요구하는 것들을 만족시켜주고 있다. 이후 800년 동안 이와 같은 건축물은 서양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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