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북한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 홈경기(4월1일.서울월드컵경기장)를 나흘 앞두고 치른 모의고사에서 힘겨운 역전승을 거뒀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 친선경기에서 황재원의 자책골로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김치우의 동점골과 이근호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2-1로 가까스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분수령이 될 북한과 일전을 앞두고 자신감을 충전했다.
이라크와 역대 상대전적은 6승10무2패의 우위를 지켰고 지난 2007년 아시안컵 준결승 승부차기 패배를 설욕했다.
또 지난 2007년 12월 출범한 허정무호는 첫 상대였던 칠레에 졌을 뿐 이후 19경기 연속 무패(9승10무) 행진을 이어갔다.
허정무 감독은 투톱에 이근호와 박주영을 세우고 좌우 날개는 `캡틴’ 박지성과 이청용을 배치했다.
또 김정우가 빠진 중앙 미드필더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조원희를 기성용의 파트너로 낙점했고 포백 수비진은 왼쪽부터 이영표-강민수-황재원-오범석이 늘어섰다. 11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중앙수비수 황재원이 부상 중인 조용형의 공백을 메웠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에도 빅버드를 가득 메운 축구팬들은 이라크와 평가전에 나선 태극전사들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냈고 선수들도 북한 격파의 해법을 찾으려는 듯 분주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4위인 한국이 중동의 `복병’ 이라크(82위)를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이며 공세의 수위를 높여갔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이근호가 이청용의 오른쪽 크로스가 올라오자 문전으로 달려들며 오른발을 갖다댔으나 공은 오른쪽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박주영도 5분 뒤 기성용의 코너킥이 올라오자 헤딩슛을 꽂았지만 이마저 오른쪽 골대를 비켜갔다.
아직 둥지를 찾지 못해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는 이근호와 `조커’ 대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격한 박주영의 골 결정력 부족이 아쉬운 장면이었다.
한국은 상대 문전을 위협하며 압도적인 볼 점유율을 보였지만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아쉬운 장면을 반복했다.
전반 18분 기성용의 왼쪽 코넉킥 때 이근호의 헤딩은 크로스바 위로 넘어갔다. 이어 1분 후 박지성이 아크 정면에서 문전으로 스루패스를 해줬지만 이청용의 슈팅은 오른쪽 골대를 맞고 튕겨 나왔다. 이근호가 쇄도하며 재차 찼지만 골키퍼 모하메드 카딤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막판에도 기성용의 프리킥 슈팅과 박주영의 문전 앞 슈팅도 굳게 닫힌 이라크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은 전반이 득점 없이 끝나자 박지성과 이영표를 빼고 대신 김치우와 김동진을 투입해 기량을 테스트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수비 실수가 나오면서 선제골을 헌납했다. 후반 7분 이라크 아스 자심이 오른쪽 프리킥 찬스에서 띄운 공을 황재원이 헤딩으로 걷어내려다 자책골이 되고 만 것.
0-1로 뒤진 한국은 곧바로 반격에 나서 교체 카드였던 김치우가 동점골의 주인공이 됐다.
김치우는 2분 뒤인 후반 9분 오른쪽 미드필드 지역을 돌파한 기성용으로부터 크로스를 받은 뒤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가위차기 슛으로 시원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김치우가 A매치 20경기 출전만에 뽑아낸 자신의 마수걸이 골이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정성훈의 프리킥이 또 한 번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행운의 페널티 킥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기성용이 후반 25분 상대 수비수 칼리드 이스마엘로부터 페널티 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이근호는 침착하게 오른 슈팅으로 오른쪽 골문을 갈랐다. 지난 2월4일 바레인과 평가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이후 40여일 만에 나온 이근호의 A매치 8호골.
한국은 기성용 대신 박현범, 이근호 대신 배기종을 기용해 컨디션을 체크하면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리드를 지켜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배기종의 후반 인저리타임 절묘한 터닝슛은 옆그물을 때렸으나 이라크의 막판 공세도 잘 막아냈다.
한편 4월1일 남북대결을 앞둔 북한은 이날 치러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최종예선 5차전 홈경기에서 2-0 승리를 낚으면서 3승1무1패(승점 10)로 한국(2승2무.승점 8)을 제치고 B조 1위로 올라섰다.
(수원=연합뉴스)
이동칠 배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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