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성 파인리지 모기지
모기지뱅커협회(Mortgage Banker Association)에 따르면 올해 2009년 한 해 동안 모기지 융자는 8,000억달러가 늘어난 2조7,800억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는 2002, 2003, 2005년 이래 가장 많이 모기지 융자가 취급되는 것인데 주택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모기지 융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는 무엇보다도 모기지 이자율이 크게 하락하여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 기대되기 때문이
다.
모기지 이자율은 연방준비위(Federal Reserve)가 5,0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계속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여 왔다. 그러나 연방은행이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장기 이자율을 낮추기 위하여 3,000억달러의 미 국채(Treasury)를 매입하고 모기지 채권 매입의 경우에도 현행 5,000억달러에서 1조2,500억달러로 확대 실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하였다. 이와 같은 연방은행의 발표가 있자 30년 고정 모기지의 경우 이자율은 0.375%정도가 하락한 5%를 기록하면서 4%대로 진입하는 것은 거의 시간 문제인 듯한 착각마저 들도록 만들고 있다.모기지 이자율이 과연 얼마나 하락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채권 황제로 알려져 있는 PIMCO의 빌 그로스(Bill Gross)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모기지 이자율이 4%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을 내세우는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모기지 이자율은 4.500%-4.750%의 범위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모기지 이자율이 4%대
로 하락할 것이라 단정짓는 것은 모기지 시장의 매카니즘을 간과하고 잇다는 생각이 든다.물론 연방은행이 모기지 채권과 장기 국채를 매입하게 되면 채권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채권가격은 상승하게 되고 이에 따라 모기지 이자율은 하락할 여지가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이같은 시장 원리에도 불구하고 모기지 이자율의 하락을 제한하는 변수들도 만만치 않다.
모기지이자율의 하락을 제한시키는 변수중의 하나는 모기지 시장에 있어 가격(이자율)경쟁이 크게 쇠퇴되어진 상태라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모기지부실화사태가 터진 이래 그동안 수 백 개에 달하는 융자 은행들이 망하게 되었고 인디맥뱅크나 컨츄리와이드 등 대형 모기지 은행들 역시 폐쇄되거나 흡수 합병되는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크게 위축되어버린 상태이다.
현재 모기지 시장은 지극히 소수의 대형 융자 은행들에 의하여 좌지우지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시장 독점현상에 따라 가격 경쟁이 불필요한 상황에서 이들 융자 은행들은 충분한 수익을 챙기기 위하여 연방은행의 조치에 따른 혜택이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도록 만들 수 있다. ‘재주는 곰이 피우고 돈은 되놈이 챙긴다’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융자 은행들의 숫자가 크게 줄어든 상태에서 모기지 재융자 신청이 폭주할 경우 융자 은행들은 밀려드는 융자 신청을 제대로 감당할 수 없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융자은행은 적체 현상을 해결해야만 하는데 융자 신청을 거부할 수 없는 만큼 융자 신청량을 조정하려는 수단으로 이자율을 인상시키는 조치를 취하게 된다.
모기지 이자율 하락을 제한하는 또 다른 변수는 국책모기지회사인 페니매와 프레디맥이 부과하는 융자 수수료이다. 그동안 모기지 채권 시장이 붕괴되면서 현재 주택 모기지는 페니매와 프레디맥이 매입 또는 보증해주는 모기지에 국한하여 취급되고 있는 실정인데 이들 국책 모기지 회사들이 융자 리스크가 높다고 평가되는 모기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청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주택구매 또는 재융자 시 신용점수가 740점 이하인 경우에는 융자비율(주택가격대비 융자 금액 비율) 및 신용점수에 따라 수수료가 차등적으로 부과된다. 만일 신용점수가 710점인데 20%만 다운페이하고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 융자금액의 0.75%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지불하여야 하는데 이와 같은 수수료가 이자율로 반영되어질 경우 이자율은 0.375% 정도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또한 콘도나 코압의 경우 융자 비율이 75%를 초과하는 경우 별도로 0.75%의 수수료를 내야한다.이처럼 융자 수수료가 거의 준조세처럼 거의 일괄적으로 부과되어지고 있다는 것은 모기지 융
자 관련 금융비용을 늘어나도록 만든다는 측면에서 모기지 이자율의 하락을 저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추세는 모기지 시장 자체가 그만큼 취약하다는 것을 반증해준다. 주택 시장의 붕괴와 모기지 부실 사태에 따른 금융위기와 대출경색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연방정부는 모기지 이자율을 인위적으로 낮추려는 강수를 두고 있는 반면 모기지대출의 추가부실화를 우려한 페니매와 프레디맥은 융자 수수료를 통하여 모기지 리스크를 최소화시키려는 자구책을 내세우고 있으며 모기지 채권과 관련하여 막대한 손실을 기록한 융자 은행들은 이번 기회를 손실을 만회코자 하는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모기지 이자율은 5% 초반대를 유지하면서 잠시나마 4%대를 넘나드는 행보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으며 경우에 따라 5% 중반대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설령 모기지 이자율이 기대에 못미칠 수도 있으나 분명한 사실은 모기지 이자율이 과거에 비하여 매우 낮은 수준으로 하락하였다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2008년 하반기 이전에 모기지를 얻은 사람들 중 대부분은 모기지 재융자를 통하여 적지 않은 금융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될 수 있다. 다만 언제나 관건이 되는 것은 자신이 이와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여건과 타이밍을 갖추고 있느냐의 여부로 귀결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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