쟌 리 컨트리 와이드 세일즈 매니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지난 18일 공개시장위원회를 개최한 뒤 성명서를 통해 향후 6개월에 걸쳐 3000억 달러 규모의 장기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모기지 금리를 내리기 위해 지난해 11월 5000억 달러의 모기지유동화증권을 사들이겠다는 발표의 후속 조치로 국채 매입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실제로 조기 매입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봤던 시장의 관측을 뒤엎은 전격적인 조치다.연준의 이같은 행보는 금융시장과 경제 회복을 도모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최
근 소비와 주택 등 몇몇 경제지표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경기후퇴가 보다 심화될 것임을 의미하는 암울해진 경제 전망이 깔려 있다. 기준금리가 제로(0-0.25%) 수준으로 떨어져 더 이상 전통적인 금리정책을 펼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공격적인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의 여지가 남아있음을 다시 한 번 과시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조치의 핵심 목적은 장기 국채 매입을 하게 되면 기업들의 대출 금리는 물론 모기지 금리를 낮출 수 있다. 이미 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국채 매입을 통해 저금리를 유도하기로 한 것이다. 연준은 또한 모기지 대출과 주택 시장을 보다 강력하게 지지하기 위해 7500억달러의 모기지유동화증권을 추가로 매입, 올해 총 매입 규모를 1조25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같은 자산규모는 현재 미국 전체의 주택 총 대출액의 반 이상의 해당하는 금액으로 향후 경기 부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기 국채 매입은 연준이 꺼내들 수 있는 마지막 카드로 여겨져 왔기에 연준의 이같은 조치는 매우 공격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연준이 당분간 관망할 것으로 봤던 월가는 연준이 구두 개입에 그치지 않고 신속하게 국채 매입을 실행에 옮긴 것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연준의 이번 조치는 모기지 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추겠다는 분명한 의도를 내포한 것으로 이는 주택 시장과 경제를 부양하는데 강력한 동인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그러나 불행히도 모기지 금리의 지속적인 하락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모기지 융자 대출을 주도하던 수 백 개의 중소규모 은행들 및 독립된 모기지 렌더들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형 은행들은 소비자들의 필요를 충족해 주고자 하는 의지는 있지만 우선적으로 본 기업들의 이윤을 조금이라도 늘려 악화된 재무 상태를 만회하려는데 더 큰 관심이 쏠려 있다. 정부 또한 금융계와 소비자 양쪽 모두 윈-윈이 되길 바라는 딜레마에 스스로 빠져있다. 낮은 금리를 통해 부동산 시장이 회생하길 기대하는 반면, 융자 대출로 인한 이윤을 통해 은행들이 하루속히 건강한 재무 상태로 돌아오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이번 조치가 발표된 직후인 수요일과 목요일 사이 30년 고정 금리는 평균 4.75%를 기록한 바 있다. 5%를 웃돌았던 이틀 전과 4개월 전의 6%와 비교해 큰 폭으로 낮아진 이자이긴 했으나 소폭 상승한 상태로 한 주 간을 마감했다. 정부의 발표 또는 경제 지표의 영향으로 낮아진 금리가 오래 가지 않아 다시금 상승하는 이유는 재융자를 하기위해 몰려드는 소비자들의 필요를 그 즉시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은행들의 인력 부족 때문이다. 융자를 원하는 수요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이를 충분히 소화 해내기 위한 공급이 조달되어야 하는데 균형있는 관계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즉 시장의 수요공급 원리가 철저히 지켜지는 셈이다.
모기지 금리의 역사적 통계를 살펴보면 30년 고정이 5% 이하로 내려간 것은 1950년대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반세기만에 재현된 희귀 현상이라 보면 정확할 것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향후 모기지 금리의 범위가 4.7%에서 최하 4.5%사이로 전망하고 있으나, 이보다 더 현실적인 범위는 4.9%에서 연말까지 최고 5.5%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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