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초 어떤 음주운전자를 변호했을 때 아주 못된 판사를 접한 적이 있다. 검사와의 사전 협상으로 소위 선고 이전의 집행유예에 합의를 보았기 때문에 고객이 감옥에 가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었는데 갑자기 판사가 나에게 신분증을 요구하는 등 목청을 높이는 일이 벌어졌다. 오죽했길래 검사가 종이쪽지에 “저 판사는 누구에게나 저렇게 구니까 걱정 말라”는 내용을 적어 내게 주기까지 했을까. 그러나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었다. 몇 년 뒤에 그 판사는 술에 만취되어 어느 집에 야간침입을 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았지만 무죄로 나오게 되었다는 기사를 읽고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그로부터 또 몇 년 뒤에는 그가 판사실에 창녀를 불러들였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중 판사직을 내놓게 되는 일이 있었다.
최근에 재판정에 선 두 명의 펜실베이니아 주(PA)의 판사들은 모나핸이라는 그 판사보다 훨씬 더 악질 인간들이다. 적어도 모나핸은 뇌물을 받고 엉터리 재판을 했다는 혐의는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PA의 루전 군의 지방법원 판사들인 마크 시아바렐라와 마이클 코나핸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사설 소년감옥회사로부터 260만 불의 뇌물을 받았다고 연방법원에서 유죄를 자인한 결과 이제 선고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코나핸 판사는 군 사법부의 예산을 담당하는 법원장이었고 시아바렐라 판사는 소년법원 담당이었는데 이 둘이 2002년 말 군 정부에서 운영하는 소년구치소가 제대로 운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내세워 그 구치소를 폐쇄시켜버렸다. 그리고는 개인 회사로 하여금 사설 소년구치소인 ‘PA 차일드케어’와 ‘웨스턴 PA 차일드케어’를 설립하게 했다. 사설 소년구치소는 범법 소년소녀들을 수감시키는 수에 따라 군 정부에서 돈을 받게 되니까 청소년법원 판사 시아바렐라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시아바렐라는 아무리 가벼운 죄목으로 자기 앞에 나타나는 아이들도 유죄판결을 내려 3개월, 또는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사설 소년구치소로 보내곤 했다. 그 수가 많을수록 사설 구치소의 수입은 더 늘게 마련이었고 그에 따라 사설 구치소 회사에서 두 판사에게 지불하는 뇌물 액수도 커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신문 보도에 의하면 별의별 불의가 판사에 의해 자행되었다. 힐러리 트랜수라는 15세짜리 모범적인 여학생은 학교 교감을 풍자하는 글을 인터넷 마이스페이스 흉내를 내어 실었기 때문에 법정에 선 것이 2007년이었는데 최악의 경우래야 엄중한 설교를 듣고 나오게 되려니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아바렐라 판사는 힐러리에게 3개월 수감을 선고했으며, 선고되자마자 그는 부모들 앞에서 수갑과 족쇄까지 채워져 사설 구치소로 영치되었다. “나는 무슨 초현실적인 꿈을 꾸는 것처럼 느꼈다”라는 게 힐러리의 술회다. 그처럼 다른 곳에서는 경범으로 다루어져 훈계방면이 되었을 종류의 사건들이 시아바렐라 법정에서는 심각한 중범으로 취급되어 사설 구치소로 보내지곤 했으니 그 두 판사라는 자들은 웬만한 절도범이나 강도범들보다도 더 악질이다.
필라델피아 소재 청소년법 센터에 의하면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약 5,000명의 청소년들이 시아바렐라 앞에서 재판을 받았는데 그 중 1,000명에서 2,000명이 지나치게 가혹한 형기를 받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친구가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는데 함께 있었다고 해서, 또는 학교 운동장에서 서로 싸우다가 상대방 얼굴에 멍이 들게 했다고 해서 3개월 구속되는 경우들이 허다했던 것 같다.
판사라는 칭호를 붙이기가 아까울 정도로 탐욕의 화신들이자 인간 말종들인 이 자들은 유죄를 자인했기 때문에 87개월간 연방형무소에 수감되고, 또 판사직과 변호사직에서도 물러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자들의 횡포가 별로 힘들지 않게 폭로되어 진작 중단되었어야 할 사태가 4년 동안 계속되어왔다는 데 있다. 두 판사의 횡포를 가까이서 관찰했을 검사들, 경찰관들, 보호관찰관들이나 법원 관리들은 다 졸고 있었다는 말인가. 한심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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