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부동산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바이어와 셀러, 부동산 중개업자 모두 ‘언제쯤 가격이 바닥을 칠까(Bottom Out)’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발표된 지난해 4분기 뉴욕 지역별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맨하탄을 포함한 뉴욕시, 롱아일랜드 낫소, 서폭 카운티, 웨스트체스터, 북부 뉴저지 등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평균 15~25% 가량 떨어졌다. 뉴욕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는지 여부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일부는 가까운미래에 경기가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아 뉴욕 부동산 가격이 최고 40%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메트로폴리탄 뉴욕 지역이 세계 경제의 중심지로 항상
수요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25% 가격 하락이 가장 큰 폭이라는데 동의하고 있다.
▲바닥을 쳤다는 낙관론
부동산 가격이 이미 바닥을 쳤다고 낙관하는 전문가들은 뉴욕 부동산 시장이 올해 2분기부터 서서히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내다본다.코코란 그룹 파멜라 리버맨 회장은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맨하탄을 비롯한 뉴욕시 타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일부 경제 전문가들이 거론하는 수준(40%)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브라운 해리스 스티븐스의 홀 F. 윌키 회장도 부동산 가격이 이미 바닥을 쳤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뉴욕 부동산 가격이 지난해 여름 시즌과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15~25% 정도 떨어졌지만 올해 들어 부동산 판매율 하락폭이 서서히 줄어들면서 예년 동기간의 절반 수준을 이미 회복했다”고 덧붙였다.이밖에 맨하탄 부동산 감정업체 밀러 사뮤엘의 조나단 J. 밀러 회장도 “뉴욕 부동산 가격이 지난해 여름 시즌과 비교했을 때 25% 가량 하락했지만 월가 주식시장이 정상화되고 금융기관
이 모기지 융자 조건을 완화하면 올해 말께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론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는 지난 달 보고서를 통해 뉴욕시 부동산 가격이 최고 40%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브루클린에 본사를 둔 프라퍼티샥의 빌 스태니포드 사무총장은 “뉴욕시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치려면 아직 멀었다”며 2010년 봄께를 회복 시점으로 잡았다.
부동산 중개업체 푸르덴셜 더글라스 엘리만 도티 허먼 회장은 “리만 브라더스 파산이후 불거진 금융위기가 뉴욕 부동산 시장에 미친 영향이 실로 막대하다”며 “10년새 3배 이상 오른 부동산 가격이 처음으로 두자리수 하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뉴욕 지역 1분기 부동산 보고서가 나올께쯤이면 금융위기가 부동산 시장에 미친 여파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부동산 거품이 많이 있는 일부 뉴욕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 2005년에 비해 최고 4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신호는 언제 올까?
조나단 밀러 회장은 “부동산 판매율 하락세가 멈추고 서서히 상승하는 순간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며 “적어도 1년 정도 장기간에 걸쳐 부동산 판매율이 꾸준히 올라야 가격도 동반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밀러 회장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에 매물로 나온 주택 수가 지난 1999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맨하탄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 매달 평균 7,021채의 주택이 부동산 시장에 나오는데 지난
2월28일 기준 부동산 매물 수는 예년 동기간에 비해 38% 증가한 1만 채를 넘어섰다.
와버그 부동산 중개업체 프레드릭 피터스 회장은 “골드만 삭스를 비롯한 투자은행들이 뉴욕 부동산 가격이 2010년까지 최고 40%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실제로 하이엔드 럭셔리 콘도, 코압의 경우 최고 32%까지 낮은 가격에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며 “바닥을 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내다봤다.부동산 전문가들은 첫 내 집을 장만하는 바이어들이 선호하는 100만 달러 이하의 부동산이 제일 먼저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주택을 처음 구입하는 바이어들은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내 집 마련의 청신호인데다 소유한 주택을 팔고 새 집을 구입해야하는 부담이 없기 때문에 모기지 융자 조건만 갖추면 불경기를 기회로 잡을 것이라는 설명이다.또 3베드룸 이상의 큰 아파트와 럭셔리 주택도 회복 기간이 몇 개월 더 소요될 수 있지만 비싼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바이어들이기 때문에 은행 융자를 받는 과정이 훨씬 쉬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밖에 전문가들은 뉴욕대 로스쿨 부동산 및 도시계획을 위한 퍼맨 센터 잉그리드 골드 엘렌 디렉터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지역의 집값이 두자리수로 하락한 것이 처음이 아니다”며 “지난 1990년대 초반부터 7년간 부동산 가격이 29% 떨어진 기록이 있다”고 설명했다.엘렌 디렉터는 “이번 경기 후퇴가 6~7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지속된다는 신호는 보이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 8월 말을 기준으로 1~2년 정도로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프루덴셜 더글라스 엘리만의 허맨 회장은 경기가 회복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연간 5~7% 정도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코코란 그룹의 리버맨 회장 역시 바이어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어 부동산 판매율 및 가격이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김휘경 기자>
한때 부동산 불패신화를 창조했던 맨하탄의 고급 콘도와 빌딩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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