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이스트베이 캘리포니아 주립대 객원 교수)

지난 8월 비리조사협의회(Association of Certified Fraud Examiners)발표에 의하면 매년 7%의 수입이 종업원횡령에 의하여 손실된다고 한다. 어떤 비즈니스에서는 일년 수입과 맞먹는 액수이기도 하다. 참 큰 숫자다.

100명이상 종업원을 갖고 있는 회사에서는 이들의 횡령하는 액수가 일년 평균 20만불 이상이라고도 한다. 이들이 저지르는 수법도 다양하다. 그중 한가지는 회사에서 발행하는 수표가 발송되기 전 액수를 변조해 차액을 착복하는 방법이다. 수표를 관리할수있는 종업원은 자기앞으로 수표를 발행 하거나 아니면 자기가 만든 가공회사에 지불하고 그곳에서 돈을 빼돌린다고 한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때면 이런 일의 빈도가 높아진다. 회사측에서 즉시 발견하고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비리액수가 점차 커지기도 한다.

전문가 말에 의하면 중소기업이 실패 하는 이유는 꼭 경제 사정이 나빠서가 아니고 상거래가 제대로 기록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경우에 발생한다고 한다. 이를 눈치챈 종업원에 의하여 비리가 벌어지고 혐의가 있다하여도 기록이 완전치 않으니 짐작은 가지만 누구를 지목할 수도 없는 상태다.

기록이 잘되어 있다해도 감시가 소홀하면 큰 재정적인 손실을 가져오게된다. 지난 2월19일자 월스트릿 저널지에 난 기사를 보면 종업원 비리의 심각성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앨라바마에 있는 작은 도시에서 부부가 서점을 운영하는데 남편은 직장이 있어 캐린이라는 부인이 책임지고 운영을 맡고 있었다. 장부정리와 수표처리등 회계일은 오랫동안 신용해온 북키퍼한테 맡기고 그녀는 주로 책 구입과 재고에 신경쓰며 고객 서비스에 치중했다고 한다. 따라서 북키퍼가 작성한 손익계산서를 위시한 재무제표를 대강 훑터보는 정도였다고 한다.

이상하게도 매상은 줄지 않았는데 자금이 딸리기 시작하여 책 출판사에서 빚독촉을 받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현금으로 지불 하지 못하면 책을 공급 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책 판매량이 많은 연휴에는 책이 없어서 팔지 못했다.

캐린은 우연한 기회에 지불되지 않은 전표를 보다가 북키퍼의 비리를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CPA 한테 의뢰하여 조사해 보니 2년 반동안 150,000불을 령한 사실을 발견했다. 그렇게 믿었던 북키퍼의 대한 실망은 대단했다. 종업원 횡령보험에도 들지않아 고스란히 당한 경우다.

나도 30여년간 CPA로 일하며 경험한 바를 쓰려고 하면 흔이 이야기 하는 것 처럼 몇권의 책을 쓸 수도 있을 것이다. 더 기막힌 것은 같이 일하는 가족의 비리다. 부인이 운영하는 업체에서 남편이 현금을 유용하고 부모가 없을때 일하는 자녀들이 돈에 손을 대는 사례도 허다하다. 아마 돈 앞에서는 도덕심도 없어 지는가보다.

어떤 단체가 의뢰하여 일년 감사를 하니 북키퍼가 6만불을 횡령한 것 이외에도 여러 유형의 비리가 있었다. 돈을 유용하는데 공통점이 있다. 처음부터 범법 행위를 하려는게 아니고 필요하여 잠시쓰고 갚겠다고 하는게 눈덩이 처럼 불어난다. 우리 옛말에 열사람이 도둑 하나를 지키지 못한다고 한다. 종업원 비리가 현금에만 그치는게 아니고 판매 하는 재고품도 가져간다. 리커스토아 에서 값비싼 술뿐만 아니고 식당에서 고기와 생선등이 없어진다. 그 액수 또한 적지 않다. 우리가 조금만 조심을 하면 비리를 극소화시킬 수 있다.

중소기업주로서 여러 가지 예방책을 강구 할수도 있다. 종업원이 비리를 저지를수있는 기회를 주면 안된다. 매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손님을 감시하는 목적도 있지만 종업원 감시 기능이 더 크다고 한다. 그리고 주인에게 충실한 채 하며 유급 휴가를 가지 않으려는 사람도 조심해야 된다. 자기가 없는 사이에 누적된 비리가 발각될까봐 자리를 뜨지 안는다. 그리고 매달오는 은행 스테이트멘트는 사업체주소가 아니고 업체 오너집에서 받아보게 한다. 수표에 기재된 이름과 은행기록도 대조해야한다. 그리고 입금내역을 일일이 장부와 대조한다. 물론 이런일들이 완전한 해결책일 수는 없지만 비리를 저지를 기회를 많이 줄게한다. 그리고 종업원들에게 사업주의 극도의 사치는 다시 생각할 일이다. 자기 처지를 비교하며 복수심 같은 마음으로 비리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

미국태생 종업원이 영어가 유창하지 못한 이민온 사업주에 대한 반감은 이외로 커질수도 있다. 믿는다고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은 다시 생각할 일이다. 비리를 저지를 기회를 주지 말고 사업주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보여 주어야 한다. 나의 CPA 견습시절이 생각난다. 선임 감사원의 이야기가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When you inspect, you get respect.”즉 업무에 관심을 가지고 대하면 종업원들로 부터 존중을 받는다는 이야기다. 근래 처럼 경제사정이 좋지 않을때 그동안 애써 일구어 논 비즈니스를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