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퀸’이 돌아왔다.
지존 신지애(21.미래에셋)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위민스 챔피언스에서 믿기지 않는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내며 시즌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시즌 초반 부진으로 실망감을 안겨줬던 신지애는 8일 싱가포르 타나메라 골프장(파72.6천547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6개를 골라내며 무서운 추격전을 펼친 끝에 역전승을 이끌어 냈다.
선두에 6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를 맞은 신지애는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적어내 2타를 잃어버린 캐서린 헐(호주.9언더파 279타)을 2타차로 따돌렸다.
LPGA 투어 정식 멤버로 첫 시즌 보내고 있는 신지애는 신인왕 경쟁에서 한발 앞서간 것은 물론 우승 상금 30만달러를 받아 시즌 상금 32만4천달러를 기록하며 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를 제치고 상금 랭킹 1위로 올라섰다.
2라운드에서 트리플보기를 적어내는 등 우승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신지애는 3라운드부터 맹추격을 펼친 뒤 4라운드에서 역전승을 거두면서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3라운드를 마친 뒤 신지애는 톱10을 목표로 하자. 우승에 욕심을 내지 말고 차분히 경기를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신지애의 아버지 신재섭(49)씨도 추격하는 선수가 잘 쳐서 우승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승권에 있는 선수가 실수를 하는 바람에 우승하는 확률도 60%나 된다며 다독거렸다.
결국 이 예상이 그대로 맞아 떨어진 셈이다.,
신지애는 3번홀(파3)에서 그린 밖에서 친 칩인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는 등 1번홀부터 4번홀까지 4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헐에 2타차까지 따라 붙어 압박을 가했다.
지난달 호주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 ANZ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서 상승세를 탄 헐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6번홀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하던 헐은 7번홀(파4)에서 홀까지 5m나 되는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9번홀(파5)에서도 1타를 줄여 신지애와 격차를 다시 4타차로 벌렸다.
헐보다 한조 앞서 출발한 신지애는 이 홀에서 세번째 샷만에 볼을 그린 위에 올린 뒤 4m짜리 버디 퍼트를 시도했지만 아깝게 빗나가면서 우승컵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에 들어가면서 신지애에게 다시 추격할 기회가 왔다.
10번홀(파4)에서 어려운 파퍼트를 집어넣어 한숨을 돌린 신지애는 11번홀(파3)에서 1타를 줄였고 헐은 10번홀에서 벙커와 러프를 오가다 1타를 잃어 두 선수간 격차는 2타로 다시 좁혀졌다.
결국 헐이 먼저 무너졌다. 헐은 13번홀(파5)에서 티샷을 당겨치는 바람에 왼쪽 숲으로 볼을 날려 버렸고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 뒤 1벌타를 받고 세번째 샷을 해야 했다.
5타만에 볼을 그린 위에 올린 헐은 2퍼트로 홀아웃하며 2타를 잃어 순식간에 신지애와 공동 선두가 됐다.
신지애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15번홀(파5)에서 결정타를 날렸다.
신지애는 세번째 샷을 홀 2.3m 지점에 떨어뜨린 뒤 버디로 연결시켰고 헐은 14번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리며 고전하다 1타를 잃고 말았다.
순식간에 2타차 선두가 된 신지애는 남은 3개홀에서 버디 퍼트가 빗나가면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헐이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1타차로 쫓아와 마지막 고비를 맞았다.
하지만 헐은 18번홀(파4)에서 티샷을 오른쪽 러프로 날려보내며 3번째 샷만에 그린 위에 볼을 올린 뒤 보기로 홀아웃하면서 신지애의 우승은 확정됐다.
신지애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에서 개막하는 마스터카드 클래식에 출전한 뒤 26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리는 J골프 피닉스LPGA 인비테이셔널 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미국 본토 공략에 나선다.
신지애의 우승에 빛이 가렸지만 브라질 교포 안젤라 박(21.LG전자)이 8언더파 280타로 폴라 크리머, 안젤라 스탠퍼드(이상 미국)와 함께 공동 3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또 유선영(23.휴온스)과 제인 박(22)이 오초아와 함께 공동 6위(7언더파 281타), 김미현(32.KTF)이 공동 9위(6언더파 282타)에 오르는 등 한국 및 한국계 선수가 톱10에 5명이 포진하는 강세를 이어갔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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