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정말 힘든 고독을 느끼고 있네. 86년동안 살면서 느껴 보지 못했던 그런 절대 고독이라네.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 주는데도 모두가 다 떨어저 나가는 듯하고… 하느님 당신을 더 사랑하게 하려고 그러시겠지? 아마, 죽고 나면 자네나 나나 하나일꺼야. 내가 죽으면 자네 꿈에 나타나서 꼭 가르처 주겠네.” 병상을 지키던 고찬근 신부가 전해 준다.
지난 2월 16일, 우리 곁을 떠나신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의 가르침이다. 병마와 싸우며 힘들어 하시던 모습이다. 누구나 혼 자 가는 길, 외로운 것이야 미루어서라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추기경께서 그토록 궁금해 하시던 것이 뭣일까. 무엇이 어떻게 하나 되는 “하나일 꺼야”이기에, 병상을 지키는 젊은 사제에게 “꿈에 나타나서 꼭 가르처 주겠네’ 하셨을까.
추기경께서 마지막 남기신 말씀,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속에 고독이 그것도 ‘절대 고독’이 자리 잡을 수 있었다니….참으로 두려운 그러나 결코 피 할 수 없는 ‘외나무 다리’이다. 온 몸을 던저 사랑과 평화,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려 애쓴 성직자의 삶 마저도 해처 나가기 어려운 “어두움”이고 ”무지의 구름”이던가. 사랑의 횃불을 더 높이 들어 발 길을 밝혀야 한다. 사랑의 화살촉으로 ‘무지의 구름’을 꽤 뚫어 눈부신 햇살을 맞이 할 수 있어야 한다.
죽음과 함께 사는 삶을 미리 살어 본다. 혼자 가는 길, 죽음의 길.미리 미리 걸어 본다. 죽음을 맞 대면하고 고독과 싸워 본다. 횃불이 아니어도 좋다.‘사랑의 촛불’ 이면 어떤가. 백개, 천개, 만개. 많이 많이 모은다. 지금 서 있는 자리가 어디, 어떻다 해도 “밝음”을 찾아 나선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오늘이라 해도 “어둠 속에” 주저 앉어서는 안된다. 뜻으로 이겨야 한다. 마음으로 물리처야 한다. 찾으면 밝은 길은 꼭 열린다.
어제,이 회장님으로 부터 유익한 소식을 얻는다. ‘은퇴 후 30년을 어떻게 살 것인가’ 를 밝혀 주는 글 이다. 혼자만 보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HOT AGE”다. 간추려 옮겨 적는다.
“사람의 평균 수명이 늘어 나고 있는 요즘, 중년 이후의 삶이 더 이상 ‘나약한 늙은이’가 아니라는 의미에서 서드 에이지(Third Age)라는 말을 만들어 냈던 미국의 William Sadler 박사가 이번에는 은퇴 이후 30년의 삶이 새롭게 발견되고 있다면서 이 시기를 “Hot Age” 라 이름한다. 그에 의하면 이 시기의 사람들은 ‘6R’의 시간을 즐기면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즉, 육체의 부활(renewal), 원기회복(revitalization), 영적재생(regeneration), 자아의 재발견(rediscovery), 회(rejuvenation), 인생의 방향수정(redirection) 등을 꾀하면서 뜨거운 인생(Hot Age)를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사람들의 6가지 공통점도 발견 된다. 첫째,원하는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고 있다.
젊었을 때의 돈, 명예 등과 달리 주로 내면적인 만족을 추구한다. 둘째, 과거에는 가족,친구, 자녀, 직장 등을 위해 살아 왔으나 이제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도 이기적이라는 지탄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셋째, 일을 게속 한다. 과거에 하고 싶었던 일, 여가를 즐긴다 넷째, 호기심, 상상력,웃음,명랑성을 발휘,
정신적인 젊음을 유지하며 자발적이고도 능동적인 삶을 살고 있다. 다섯째, 가족, 친척 이외에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베풀면서 행복해 지는 사람이 많다. 여서번째, 그들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과 죽음이 가까워 오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항상 죽음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다.” 이렇게 오래 살아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지만…..
결국, 삶의 끝자락을 본다. 고독이나 죽음과의 맞 대면이다. 싸워 이기겠다는 다짐이다. 피할 수 없고,그럴 필요도 없는 외길 여행이다. 세월과 함께 죽음을 보듬어야 한다. 아예 죽음의 자리에 서서 삶을 바라 본다. 한 번쯤 천연덕 스럽게 ‘자기 장례식을 치뤄 본다.’ ‘누가 진정으로 슬퍼하는가 살펴 본다.’ 아내인가? 남편인가? 딸인가, 아들인가?
관 속에 누어 있는 나를 보면서 가족들이 나누는 이야기, 이웃들은 뭐라 하는지 들어 본다. 그리고 마음을 되 살려, 내 심령 안에 숨어 계시는 하느님을 찾는 시간을 갖는다. 어쩌면 집착을 떨처 내는 씻김을 맛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절대 고독”은 몰라도 , 고독을 이기는 힘과 지혜를 기르는 좋은 훈련이 될 것이다. 이 모두가 하느님의 은총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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