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브릭 플라워 아티스트 ‘꽃 박사’ 박영희씨
박영희씨
“꽃은 마음에서 옵니다. 꽃을 모르면 꽃을 만들 수 없지요. 꽃에 있는
생명, 꽃이 가진 선과 향기를 알면 저절로 아이디어가 나오고 예술이
피어납니다” 꽃 만드는 여자 박영희씨는 ‘꽃 박사’다. 평생 꽃과
더불어 살아온 그녀는 생화와 조화, 꽃에 관한 모든 예술에서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험과 실력을 가졌다. 세상에서 피고 지는 어떤 꽃에 대해서든 이야기해보라. 그녀가 모르는 꽃은 있을 수 없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세계 최고의 플로랄 아트 대학인 500년 역사의 일본 이케노보(Ikenobl) 스쿨에서 교수학위를 받았고, 지금도 매년 그곳으로 날아가 꽃에 관한 최신 트렌드를 공부하고 오는 꽃 박사, 박영희씨가 가르치는 ‘이케노보 스쿨 클래스’는 바느질 솜씨 깨나 있다는 여성들 사이에 최고의 꽃 강의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 최고’ 일본 이케노보 스쿨 졸업
이스터·마더스 데이 위한 특강 마련
라이틀 크릭의 자택에서 매주 화·수·목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생화(Floral Art)와 패브릭 아트(Fabric Craft Art)를 가르치는 ‘박영희 이케노보 스쿨 클래스’는 꽃도 꽃이지만 강의실인 정원이 너무 아름다워 처음 오는 학생들은 꽃 만들기는 뒷전이고 꽃동산 구경에 시간을 다 보내곤 한다.
“이 먼 데까지 와서 꽃을 배우랴 했는데 웬걸 몇사람씩 무리지어 카풀로 와서는 소녀들처럼 탄성을 지르며 좋아하는 거에요. LA에서 한시간 거리에 이렇게 공기좋고 아름다운 곳이 있는지 몰랐다고, 개인집이지만 제발 오픈하라고 성화들을 해서 작업실을 오픈했지요”
아마 기억하는 독자들이 있을텐데 라이틀 크릭 숲속에 그림처럼 들어앉은 박영희씨의 집은 1년3개월전 우리 신문 홈 섹션에 커버스토리로 소개됐던 바로 그 ‘숲속의 궁전’이다. 건축가인 남편 김기대씨가 은퇴 작품으로 심혈을 기울여 지은 집, 입구에는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이 우뚝하니 서있고 정원과 연못이 환상적인 꿈의 저택, 4계절이 뚜렷해 봄여름이면 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가을엔 단풍 들며 겨울엔 함박눈이 며칠이고 쏟아지는 바로 그 집이다.
당연히 이 집에는 철따라 온갖 꽃들이 앞 다투어 피어난다. 지금은 산단화가 한창이고 곧 이어 목련이 피고 배꽃이 피며 그 다음에 아이리스가 피어난다. 4월말에서 5월초의 잠깐 동안 릴리 오브더 밸리(lily of the valley 물망초)가 수줍게 꽃 피우고 여름이 되면 백일홍이 지천이며 가을에는 은행과 단풍이 색을 들인다.
이 아름다운 정원이 박영희씨를 패브릭 플라워 아티스트로 만들었다. 패브릭 아트는 어디서 배운 것이 아니라 그녀 자신이 창조해낸 천꽃 조형예술인데, 한번 본 꽃은 설령 아주 잠깐 일별했다손 치더라도 그녀의 손에서 아주 정확히 그 모양, 그 색깔, 그 느낌대로 재현해내는 것이다. 그것은 꽃의 모든 것을 정확히 알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 그녀의 말대로 “꽃잎 하나에도 앞이 있고 뒤가 있어서, 그 선을 모르고 자연을 모르면 생명 없는 조화를 만들어내는 기술자밖에 안 되지만, 꽃 만드는 사람의 마음과 손끝에 따라 죽은 꽃도 되고 산꽃도 되는 것”이 패브릭 플라워 아트란다.
“4년전 한미여성회의 기금모금 아이디어로 버리는 물건을 활용해 쓸 만한 물건으로 만드는 공작을 해보았어요. 안 입는 옷의 천 조각들을 모아 꽃을 만들었는데 온갖 섬세한 꽃의 모양이 생각보다 수월하게 만들어져 나오더군요”
꽃만 보면 그대로 만들어내는 박씨에게 패브릭 플라워 아트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어떤 모양의 꽃도 어떤 재질의 천조각도 그녀의 손에 들어가면 영영 시들지 않는 꽃이 되어 나온다. 그 기막힌 작품들이 사람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들었고, 2006년에는 LA 민속공예박물관(Craft and Folk Art Museum)이 개최한 한국여성공예 4인전의 초대작가로 참여해 미국인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꽃 좋아하는 친정아버지 덕에 어렸을 때부터 꽃은 나에게 밥 같은 것이었다”고 말하는 박씨는 한국서 이방자 여사가 세운 명휘원과 YMCA 어린이캠프, 미8군 장성부인들에게 꽃을 가르쳤고, 광화문에서 꽃꽂이 스튜디오 겸 인테리어 디자인 오피스 ‘토탈 아트’를 8년간 운영했으며, 미국에 온 후로는 근 30년간 YWCA와 그 후신인 한미여성회에서 꽃과 공예, 인테리어를 가르쳤다.
박영희 클래스에 가보고 싶다(사실은 그 집구경 좀 하고 싶다)는 사람들의 성화가 점점 늘어남에 따라 박씨는 정규 클래스 외에 철따라 특별 일일 클래스를 열기로 했다.
이번에 마련한 첫 특강은 3월21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시까지. 이스터와 마더스 데이를 앞두고 예쁜 다알리아 코사지 만드는 법을 강의할 예정으로, 선착순 30명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14일까지 예약을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강습비는 30달러이며 여기에 실과 바늘, 천 등 재료비가 포함된다. 각자 지참할 것은 햇빛을 가릴 모자와 가위, 그리고 점심도시락이다.
예약 문의 (909)880-0091.
주소 821 Melody Ln. Lytle Creek, CA 92358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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