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애씨 ‘관계’초점 내달 3일부터 전시회
하마 스시 주인과 36년 특별한 인연‘훈훈’
두 사람의 오래된 인연, 따뜻한 관계가 조금 특별한 전시회를 만들었다.
서예가 한영애씨와 고급 일식당 주인 장훈애(에스더)씨.
베니스 비치의 하마 스시(Restaurant Hama Sushi in Venice)는 3월3일부터 9월까지 송연 한영애 현대 서예전(Art of Ink)을 연다. 하마 스시 개업 30주년을 맞아 열리는 기념전시회로, 세월이 흐를수록 소중해지는 ‘관계’에 초점을 맞춘 서예전이다.
서예가 한영애씨가 70여년 붓과 먹과 화선지에 표현해온 서예작업의 궁극적 주제인 ‘관계’(Rela-tionship), 또한 그 오랜 세월의 어느 한 지점에서 한영애씨와 장훈애씨가 맺은 특별한 ‘관계’, 그리고 30년 한 자리를 지켜온 식당이 고객들과 쌓아온 ‘관계’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들이 꽃 피워 맺은 결실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무려 3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LA에 한인들의 숫자가 많지 않았던 시절, 한영애씨는 화가인 남편 고 한우식(99년 작고)씨와 함께 올림픽 가에 ‘한화랑’이란 갤러리 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때 앳되고 예쁜 스무살 처녀 훈애씨가 그림을 배우러 찾아왔다. 한우식 선생으로부터는 유화를, 한영애 선생으로부터는 붓글씨를 배우며 부모처럼 따르던 훈애씨를 부부가 끔찍이 사랑했음은 당연한 일이다.
그때 한화랑에는 또 한 사람의 젊은이가 드나들었는데 서울미대 후배로 서른 살 먹은 노총각 조각가 장정용씨였다. 한씨 부부는 두사람이 보기 좋아 슬그머니 중신을 섰는데 의외로 서로 튕기기만 하더란다. 그러던 어느 날 훈애씨가 집안 성화로 선을 보러 한국에 간다고 했다. 그녀가 떠나던 날 한 선생 부부는 장씨에게 “지금 빨리 훈애를 잡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고, 진짜로 장정용씨는 자리를 박차고 달려가 공항에서 떠나는 여자를 붙잡고 프러포즈하는 영화 같은 스토리로 해피엔딩을 연출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연을 맺은 부부는 32년 동안 4남매를 낳고 잘 살아왔으며 훈애씨는 오래 운영하던 봉제업을 접고 5년 전 하마 스시를 인수했다. 처음에는 식당 경험이 전혀 없어 주위의 우려와 반대도 있었지만 그녀가 인수한 후 하마 스시는 전보다 더 성업 중이다.
1979년 일본인이 오픈한 하마 스시는 미국에서 문을 연 첫 정통 스시 레스토랑 가운데 하나로, “스시라는 음식을 이곳에서 처음 먹어보았다”며 감회에 젖는 고객들이 지금도 미전국에서 찾아오는 유서 깊은 식당이다. 고객의 80%가 영화계 종사자로 레오나드 디카프리오, 쿠바 구딩 주니어 같은 배우들이 반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혹은 촬영하던 의상을 그대로 입고 ‘밥 먹으러’ 오는 곳이라고 장씨는 귀띔했다.
한국서 의사였던 한영애씨는 73년 미국에 온 뒤 99년까지 한화랑을 운영했으며 83세의 고령인 지금도 현대 서예가로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미주한인서예협회의 창립멤버이며 회장과 고문 역임, 현재 미국서예협회(Art of Ink in America) 보드 멤버로 활동 중이다.
“서예도 시대에 따라 발전하고 변천하여 문자성 서예로부터 비문자성 작품으로 범위가 넓혀져 가고 있다”고 설명한 한씨는 요즘은 특히 “작가가 어떤 동기를 가지고 붓의 스트로크로 나타내는 비문자성 서예를 통해 ‘관계’를 표현한 작품에 주력한다”고 말했다.
스시 하마에서 6개월간 계속될 이번 전시회에서는 ‘너와 나’(You and I), ‘관계’(Relationship) 등의 비문자성 작품으로부터 강(江), 상(想,), 락(樂), 정복(淨福), 만향(晩香) 등 일자성과 이자성 서예 등 소품과 대작 30여점을 선보인다.
오프닝 파티는 3월3일 오후 6~9시. 이 파티는 할리웃과 웨스트 LA의 연예계 소식을 다루는 베니스 매거진(Venice Magazine)에서 호스팅한다.
하마 스시 주소와 전화번호 213 Windward Ave. Venice, CA 90291 (310)396-8783 www. hamasushi.com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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