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인터밀란의 마이콘과 치열하게 볼을 다투고 있다.
맨U, 인터밀란과 0-0
선발 박지성 83분 활약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이탈리아 세리에A 최강팀의 충돌로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2008-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 1차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U)와 인터밀란(이하 인터)이 득점없이 비겼다. 맨U의 박지성은 ‘꿈의 무대’에서 선발로 나서 83분동안 활약했으나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고 후반 38분 웨인 루니와 교체아웃됐다.
24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스테디엄에서 펼쳐진 16강전 1차전에서 맨U는 전반 45분동안 세리에A 최강인 홈팀 인터를 일방적으로 몰아쳤으나 수차례 결정적인 득점찬스를 살리지 못한 뒤 후반들어 오히려 인터의 거센 반격에 고전한 끝에 원정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부담스런 원정에서 비긴 것은 맨U로서 일단 성공이라고 해야 하지만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친데다 중요한 타이브레이커인 원정골을 하나도 얻지 못해 2차전 홈경기에서 무조건 이겨야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알렉스 퍼거슨 맨U감독과 한때 첼시 사령탑을 지낸 조제 무리뉴 인터 감독의 명장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던 경기에서 맨U는 전반 시종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며 홈팀 인터를 어린아이 다루듯 몰아쳤다. 퍼거슨 감독은 루니와 카를로스 테베스를 모두 벤치에 앉혀둔 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노장 라이언 긱스를 투톱에 배치하고 박지성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좌우 미드필더, 마이클 캐릭과 대런 플레처를 중앙에 세우는 4-4-2 포메이션을, 무리뉴 감독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아드리아누를 투톱으로 하고 데얀 스탄코비치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하는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섰다.
전반은 맨U의 거의 일방통행이었다. 경기 시작 2분만에 호날두의 위협적인 프리킥으로 포문을 연 맨U는 5분 왼쪽 코너킥을 호날두가 골문앞에서 미사일 같은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인터 골키퍼 훌리오 세자르의 동물적인 선방에 걸려 선취골을 놓쳤다. 이어 7분에는 박지성이 얻어낸 프리킥을 호날두가 45야드 지점에서 강력한 무회전킥으로 쐈으나 오른쪽 골대를 살짝 비껴나갔다. 이후에도 맨U의 공세는 거침없이 이어졌고 인터는 수비에 급급하느라 별다른 공격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일방적인 경기가 계속됐다. 특히 26분에는 긱스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골키퍼와 맞서는 절호의 찬스를 잡았으나 강력한 왼발슛을 세자르가 육탄으로 막아냈고 28분에는 호날두의 40야드 프리킥이 인터 오른쪽 골대에 맞고 튀어나오는 가 하면 1분 뒤에는 호날두의 날카로운 헤딩슛이 골대 오른쪽 밖으로 스쳐나가는 등 맨U는 골이 나올 듯 나올 듯 하면서 나오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졌다.
결국 0-0으로 전반을 마친 뒤 후반이 시작되자 전세는 거짓말처럼 뒤집어졌다. 인터는 왼쪽에서 에스테반 감비아소가 맨U 진영을 휘젓고 다니며 기회를 만들기 시작했고 이브라히모비치와 아드리아누, 스탄코비치의 움직임도 훨씬 예리해졌다. 인터는 후반 3분 문전 정면에서 결정적 찬스를 만들었으나 아드리아누의 왼발슛이 자기 오른발에 맞고 빗맞아 골문을 넘어갔고 이후에도 오른쪽 측면돌파가 활발해지며 맨U 수비를 괴롭혔다. 전반에 펄펄 날았던 호날두가 후반 초반 15분여동안 거의 볼을 만지지도 못한 맨U는 후반 중반 이후 베르바토프와 박지성의 움직임이 살아나며 다시 활기를 찾았으나 여전히 골운은 따라주지 않았다. 특히 21분에는 호날두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돌파,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를 올렸으나 쐐도하던 박지성이 뻗은 발을 스치듯 지나가 아쉬움을 안겼다. 이날도 역시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빈 박지성은 38분 루니와 교체돼 물러났고 맨U는 인저리타임 3분 문전 30야드 지점에서 마지막 프리킥 찬스를 잡았으나 호날두의 강력한 프리킥은 골키퍼 세자르의 어깨에 맞고 튀어나왔고 이 순간 종료 휘슬이 울렸다. 16강 2차전은 다음달 11일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펼쳐진다.
아스날은 AS로마 격파
바르셀로나는 리옹과 비겨
한편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팀이 맞붙은 또 다른 16강전에서 아스날은 전반 37분에 터진 로빈 판 페르시에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 홈에서 AS로마를 1-0으로 눌렀다. 또 이번 대회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히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강 FC 바르셀로나는 리옹(프랑스)과의 원정 1차전에서 전반 7분 주니뉴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22분 티에리 앙리의 동점골로 1-1로 비겼다. 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 FC 포르투(포르투갈)는 두 골씩 주고받는 공방전 끝에 2-2로 비겼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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