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매물이 늘면서 오랜 기간 동안 기다려 온 바이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부동산의 큰 오르내림 기복이 근 20년 간 서너 번 반복되면서 이미 한 두 차례 경험 있는 사람들은 일찍 부동산을 처분해 통장에 여유가 생겼다.
지난 몇 년간 그렇게 한 달이 멀다하고 널뛰기 상승세를 보였을 때 좋은 가격에 팔고는 다시 사지 않고 목돈을 챙긴 고객들이다. 한 때 집을 소유하면 부의 상징처럼 보였지만 최근 몇 년 새 집을 장만했다면 안스러운 시선이 주변에 머문다.
왜냐하면 집을 팔고 남은 목돈을 고스란히 큰 집 다운페이로 넣었건만 지금 시세는 융자금액을 밑도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부는 주택 차압방지에 여러 가지 최선책을 내 놓지만 융자액을 조절하거나 이자율을 낮추는데 제한 요건이 너무 많고 시일 또한 오래 걸린다.
말 그대로 집 소유자들을 위한 방책인데 꼬박 융자를 갚는 사람들에겐 오히려 혜택이 없고 꼭 연체를 해야 그나마 혜택 대상에 낄 수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신나는 부동산 정책의 후유증을 미처 예상 못한 서민들만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맡게 됐다.
감정가를 부풀릴 때로 부풀려 쉽게 덥석 융자를 해 준 큰 은행들은 이미 다른 은행으로 넘어 갔고 그 내역을 잘 아는 융자 에이전트들과 교류가 있던 소유주들은 그 은행이 문 닫기 전 에퀴티 상한선까지 융자를 긁어내곤 집을 던져 버렸다.
미국 살면서 그렇게 애지중지 키워 온 소중한 신용점수보다 단지 몇 년 만 크레딧 망가진 것 감수하면 되는 현찰 챙기기가 더 현명한 처사로 보이는 기현상이 생겼다.
30년 융자를 통해 꼬박 집 모게지를 상환했던 사람들보다 반짝 몇 년 간 집을 사고팔면서 목돈을 만든 운 좋은 교민들이 많아졌다.
일찍 부동산 시장을 파악한 사람들은 금융파동 전 이미 빠져 나왔지만 우직하게 끼고 있거나 투자용으로 임대를 놨던 사람들은 시기를 놓쳐 안타깝다.
계속 오르기만도 내리기만도 하지 않을 시장에 숏세일이라는 새로운 딜이 파산신청을 유보시키면서 한편으론 부동산 시장의 가격을 하향 시키고 있다.
정상매물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바이어들에게 딜이 오래 걸리는 숏세일로 인해 은행과의 협상에서 길고 긴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은행마다 가이드 라인이 모두 달라 서로 조건을 맞추면서 어렵사리 오퍼를 쓴 바이어들이 인내를 갖고 기다리는 동안 오히려 더 좋은 매물을 놓치는 경우도 생긴다.
REO 매물은 협상이 빠른 대신 은행이 특별히 리모델 하지 않은 이상 컨디션이 나쁘다.
숏세일이나 경매를 통해서도 딜이 성사되지 않아 다시 은행소유로 너머 갔기 때문에 그동안 오래 비워 뒀을수록 고쳐야 할 수리비용이 만만치 않다.
REO 매물 가격은 주변시세보다는 훨씬 밑돌기에 당연히 복수 오퍼가 몰리기 마련이며 이럴 때 매매가 되려면 리스팅 가격보다 높게 팔리므로 오퍼를 쓰기 전 일단 그 집에 대한 수리비 견적을 뽑아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금 내 집 마련에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기회이다.
향후 몇 년 간 부동산 시장은 누구도 장담하지 못 하지만 지역마다 바닥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새 집은 분양가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도 딜이 어렵다는 기사가 있다. 불황이라는 말이 심리적으로 크고 작은 구매를 막아버린다.
그러나 부동산 구입에 좋은 기회라고 여기면 현저하게 낮은 이자율을 잘 이용해서 마지막 줄다리기에서 이길 수 있는 투자를 권하고 싶다.
아주 바닥을 치는 시장은 아무도 모른다. 수시로 변하는 정책과 투자펀드 변수등 그 다양한 요인을 정확히 분석할 수 없지만 각자의 소득에 맞는 집을 일단 선정한 뒤 단지 가격만을 따져 집을 선택하지 않기를 바란다.
모든 물건마다 제 값이 있듯 유독 낮게 책정된 집이거나 오랫동안 마켓에 나와 있는 집은 나름 이유가 있다.
모처럼 돌아 온 바이어 마켓에 주어진 충분한 선택권을 지나친 줄다리기로 매번 놓치기보다 잘 가꾼 정상매물 또한 그 가격으로 인정해 주는 넓은 시야가 요구된다.
어떻든 오랫동안 기다린 바이어들에겐 지금이 가뭄 속의 단비시장임엔 틀림없다.
부동산 투자에 성공하려면 과거는 접고 현재와 미래만 보는 현안이 필요하다.
‘그 때 샀어야 했다’는 탄식이 또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562)304-3993. 카니 정. 콜드웰뱅커 베스트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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