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섭취하는 일은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생명을 유지해 주는 ‘먹는 것’이 지나쳐 얻게 되는 질병도 무시하지 못한다. ‘소식‘과 절제된 생활습관은 건강의 비결이라는 뉴스 보도들이 나오면서 이제는 단식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때 한국에서는 ‘단식원’이 유행했을 정도로 무작정 굶으면서 살빼기가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의사들은 ‘원푸드 다이어트’나 ‘무작정 굶는 다이어트’는 요요 현상과 거식증이나 폭식증 같은 식이장애를 부르고, 몸의 신진대사 균형을 망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최근 단식에 대한 긍정적인 연구보고들이 조금이나마 나오고 있다. ‘단식’이라고 해서 무작정 굶는 것이 아니다. 일정기간 금식을 하거나, 하루 끼니 중 하나를 일정기간 거르는 등 적절하게 금식 혹은 절식하기를 말한다. LA 한인타운의 한 한의사는 건강한 단식에 대해 “자동차 오일을 갈아주는 것처럼 음식과 소화하기 때문에 혹사했던 내 몸이 잠시 휴식할 수 있는 기간을 갖는 것”이라며 “신진대사에 도움을 주고, 과식습관을 고치게 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식’이 정말 건강에 좋을지, 해가 될지 알아보고, 단식을 어떻게 건강하게 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무작정 굶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 금식하거나
끼니 일정하게 거르며 절식
소화에 휴식의 시간 될 수 있고
신진대사에도 도움 줄 수 있어
■단식에 대한 찬반 시각
음식 섭취는 인간이 생명유지를 하는데 필요한 요소다. 그러나 이민생활에 바쁜 한인들에게는 ‘건강하게 먹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바쁜 생활 속에 끼니는 거르기 쉽고, 패스트푸드에 과식하기 쉽다. 직장인의 경우 술을 곁들인 회식자리도 무시하지 못한다. 미국 내 비만인구는 가히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한인 역시 ‘비만’ ‘과체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너무 많이 먹어서 문제다. 일단 음식의 맛을 보기 시작하면 숟가락을 놓지 못한다. 목구멍까지 음식이 찰 정도로 폭식을 하거나 늦은 밤 야식도 심심치 않게 한다.
하지만 과식하는 사람들과는 반대로 간단하게 단식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무작정 ‘굶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일정기간 하루 끼니 중 하나를 거른다든지, 일주일 중 특정 요일은 안 먹는다든지, 일정한 기간을 정하고 먹지 않는다든지, 격일로 번갈아가며 단식 한다든지 방법을 통해 단식을 하는 것이다. 물론 종교적인 이유에서, 문화적 관습 때문에 금식을 하는 경우도 물론 있다.
그렇다면 단식하는 것이 우리 몸에 도움이 되는 가에 대해서 과학적인 근거가 있을까?
건강을 위해 단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건강하게 단식을 하면 음식에 대해 좀 더 신중해지는 태도를 얻게 된다고 옹호한다. 또 칼로리 제한으로 얻게 되는 질병위험 감소, 장수까지 장점이 크다고 강조한다.
뇌와 칼로리 제한의 영향을 연구하고 있는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노화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Aging)의 마크 맷슨 신경과학연구소장은 “누구든지 일주일에 하루, 또는 일주일 동안 정기간 칼로리를 줄이는 정도의 적당한 단식을 하게 되면 건강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식을 하게 되면 과도한 폭식과 신진대사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있다. 극단적인 방법은 기대에 어긋난 결과를 가져오거나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단식을 하는 경우 배고픔, 피로, 음식에 대한 갈망, 짜증을 내거나 초초해 하거나 단식 후 거식증이나 폭식증 같은 식이장애를 나타낼 수도 있고, 단식한 다음날 오히려 과식을 불러와 위장장애를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칼로리 제한과 단식에 관해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인체의 배고픔 주기는 충분히 조정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단식은 과체중이건 정상체중이건 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견해다.
살을 빼려고 단식을 하는 것이 아니다. 건강과 영양 균형을 생각해서 적절한 단식을 한다면 건강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금식하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음식을 먹지 않게 되면 우리 몸의 시스템은 쇠퇴한다. 호르몬 레벨은 내려가고, 성장은 중단된다. 생식작용 역시 불가능해진다.
하지만 체중도 줄게 되고 신진대사도 달라진다. 또한 질병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측면이다.
일정기간 또는 하루하루 번갈아가며 단식을 하는 것은 장기간 칼로리를 제한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지만 25~30% 정도 칼로리를 제한하는 방법이다. 높은 영양식을 먹되 칼로리는 낮은 음식을 먹는다.
단백질,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 등 인체에서 필요로 하는 영양소는 꼭 섭취한다.
물론 과학자들은 단기간 단식하는 것이 인체에 왜 이득을 주는지는 아직까지 규명하지 못했다. 단식을 함으로써 세포에 적당한 스트레스를 주면 세포들이 뉴런(신경세포 단위)을 보호하는 단백질을 만들어 좀 더 심한 스트레스를 막기 때문에 우리 몸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론도 있다.
또한 때때로 음식을 먹지 않거나 칼로리를 줄이게 되면 인체에서는 인슐린에 대해 예민해지고 정상 혈당 레벨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여러 동물 연구 실험에서는 칼로리 제한이 암 발생 위험을 줄이고, 또 비정상세포의 성장을 더디게 하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또한 동물실험 결과 칼로리를 제한한 식단과 하루 걸러 굶는 단식을 하게 한 결과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질환 등 인지능력 감소 질병 위험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전문가들은 간헐적인 단식과 칼로리 제한의 이점을 부각하기에는 아직까지 사람이 참여한 임상실험도 부족하고 연구보고도 적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제까지 나온 하루 걸러 굶는 간헐적인 단식과 칼로리 제한 식단에 대한 연구들은 상당히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라호야 소재 소크연구소가 최근 미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매일 칼로리를 30% 줄인 경우 남녀 기억력이 증진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유타대학 연구팀은 몰몬교인 448명을 대상으로 건강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보통 미국인들보다 심장질환 비율이 현저하게 낮았는데, 몰몬교인들은 대체로 술, 담배를 하지 않고, 대개는 매달 첫 번째 일요일 금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몰몬교인들의 심장질환 발병이 낮은 이유에 대해 여러 요소를 연구해 본 결과, 한 달에 한 번씩 금식하는 것이 심장질환 위험을 낮추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 달에 한 번씩 금식한 몰몬교인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이 40% 이상이나 낮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에 미 심장학회지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단식은 당뇨병 발병률을 낮추는 것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7년도 과학전문지 ‘활성산소 생물학-의학’(Free Radical Biology and Medicine)에 보고된 내용에 따르면 천식환자가 단식을 하는 경우 증상이 호전된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단식을 일정기간 하거나 칼로리를 제한한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기도의 기능이 좋아지고, 혈액의 염증이 줄어들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과체중인 경우 천식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을 감안해 연구됐다.
단식하면 영양실조가 나타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현재 국립노화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한 연구에 따르면 실험 참가자들의 심혈관 건강이 오히려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한 끼의 식사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칼로리를 25~30% 정도 줄여 소식하거나 일정한 금식을 하는 것은 장수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단식이라고 해서 무심코 끼니를 거르거나 굶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일정기간을 정해 금식하는 것으로 먹을 때는 영양소를 고루 균형 있게 섭취한다.
먹는 즐거움은 삶에서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음식 섭취에 대해 자제하지 못하면 비만을 부를 수 있다.
일일 금식이나 적절한 단식을 할 때에는 물은 충분히 마셔준다. 충분한 양의 수분은 체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적절하게 단식하기
▲일정기간을 정하고 하루는 건강하게 야채 과일 위주로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 섭취를 하면서 다음날은 물만 마시는 단식을 해본다. 또는 한 달에 하루, 일일금식을 하거나 일정기간을 정하고 하루 중 끼니 하나 등을 금식해 본다.
▲단백질 섭취에 주의한다. 다이어트를 하면 근육 조직이 손실되기 쉽다. 흰살 생선이나 계란 흰자, 우유, 삶은 콩, 닭고기 등을 통해 단백질 섭취를 한다.
▲하루 섭취 칼로리 계산을 한다.
▲몸과 마음이 편안할 때 금식을 시행한다.
▲무작정 끼니를 거르지는 않도록 한다. 다음 식사를 과식하게 만들 수 있다.
▲먹는 즐거움까지 금하지는 않는다.
▲처음 할 때는 금식 다음 날 과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금식하지 않을 때는 과식하지 말고 균형 있는 식사를 한다.
▲체중 줄이기가 목표라면 너무 빨리 체중을 줄이려고 하지 않는다.
▲당뇨병, 고혈압 등 지병이 있는 경우 꼭 주치의와 상담한다.
▲담배, 카페인, 술은 절제한다.
칼로리 제한만으로도 효과 있다
소식하는 것은 중요하다. 미국인의 65%나 과체중이기 때문. 단식하는 것이 어렵다면 칼로리를 하루 1,800~1,900으로 제한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단식을 하는 경우 기분도 더 좋아지고, 에너지가 충만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장수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끼니를 계획 없이 거르는 사람은 그 다음 식사를 과식하게 되지만 의식적으로 금식을 하는 경우에는 우리 몸이 음식 먹기를 중단한 후에도 생각보다 많이 먹게 되지 않는다.
또한 과식하는 습관을 줄이고, 과식이 원인이 되는 비만치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칼로리를 계산하자
미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하루 칼로리 섭취량은 평균 2,757칼로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성별, 나이, 활동 레벨 등에 따라 하루 칼로리 섭취량은 달라질 수 있다.
MyPyramid.gov를 통해 나에게 맞는 칼로리 섭취를 찾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음은 USDA에서 추천하는 연령별 참고할 수 있는 평균 하루 섭취 칼로리. (참고사항: 운동량은 하루 3마일 이상 걷기 또는 그에 해당하는 운동기구를 사용한 경우)
-활동량이 활발한 경우의 여성 19~30세 2,400, 31~50세 2,200, 51세 이상 2,200
-활발한 활동의 남성 19~30세 3,000, 31~50세 3,000, 51세 이상 2,800
-운동하지 않는 여성 19~30세 2,000, 31~50세 1,800, 51세 이상 1,600
-운동하지 않는 남성 19~30세 2,400, 31~50세 2,200, 51세 이상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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