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삼(소유디자인그룹 대표)
서양 건축의 역사는 다양한 문명들의 역사적, 문화적, 지리적 통일성과 연속성에 따라 여러 시대로 구분된다. 신석기 시대부터 시작된 건축의 기원은 문자의 발생과 더불어 수학과 기하학 등의 기초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건축 예술의 두드러진 발전을 이루게 된다. 고대 건축 양식은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에게해, 그리스, 에트루리아, 로마를 기점으로 형성되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나일강을 기반으로 형성된 이집트 건축 양식이 고대 건축 양식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집트의 문명에 있어 종교적 상황은 특별한 중요성을 띤다. 이집트인들은 육체와 영혼의 명확한 구분을 하지않고, ‘Ka’라고 하는 일종의 다른 자기와 함께 태어나며, 육체가 죽으면 ‘Ka’는 시체에 남아 계속 살아간다고 믿었다.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탁월한 방부기술로 불멸의 첫째 조건인 미이라와 사후생활에 필요한 튼튼한 무덤이 필요했고, 이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방문객을 맞이하는 세계적인 건축물로 손꼽히는 피라미드가 탄생하게 되었다.이집트 건축은 분묘, 신전, 오벨리스크, 주거형태로 분류되며, 분묘건축은 마스터바 석실분묘, 왕의 피라미드, 절석 분묘의 세 가지 형태가 있다. 신전에는 종교적 의식을 위한 분묘신전과 일반인의 예배를 위한 제사신전의 두 종류가 있다. 이집트 시대에는 건축가들이 사회적으로 높은 존경을 받았는데, 오늘날 우리는 적어도 두 명의 건축가의 이름은 알고 있다.
Zoser(조세르)왕의 건축가인 Imhotep(임호텝)과 hatshepsut(핫셉수트)여왕을 위해 일했던 Semnut(셈누트)가 그들이다.조세르왕의 계단 피라미드는 역사상 최초의 예술가로 기록되어 있는 임호텝이 설계한 대규모 분묘 복합 건물군의 일부분이다. 이 복합건물군음 10m 높이의 석회석 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545X278m의 직사각형의 형태로 되어있다. 입구는 남동쪽 모서리 부근에 있는데, 양쪽의 벽에 6m 높이의 기둥들이 붙어있는 의식행렬용의 홀로부터 좁은 복도에 의해 또 하나의 작은 마당으로 이어지는데. 이것이 이른바 ‘Heb-Sed’마당으로, 일련의 모조 채플 등이 옆에 부속되어
있다.
북동쪽으로는 이중왕궁이 있다. 이것은 남궁과 북궁을 일컫는 것으로 둘 다 모조 건물이며 그 앞에 마당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피라미드의 북쪽에는 ‘Ka’의 상이 설치되어 있는 자그마한 ‘세르답’실과 함께 조세르왕의 분묘 신전이 있다. 마스타바를 기념적으로 만든 것인 피라미드는 결국 ‘Ka’의 영원한 존재를 시각적으로 형상화 시킨 것이다. 분묘는 이중의 기능을 갖고 있다. 즉, 미이라가 된 왕과 그의 재산을 보호하는 기능과 거대한 크기로 왕의 절대적이고 신과 같은 권력을 상징하는 기능이다.
기술적으로는 역사상 최초의 석조 건축물 중의 하나로 영원히 변치 않는 석재를 다루는 새로운 기술의 발전을 이루었지만, 기능상으로는 수직부재와 수평부재를 연결시키는 형태 디자인상의 문제는 해결을 보았지만, 독립된 수직부재를 연결시키는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채 실패작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 피라미드는 형태적인 면에 있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왜냐하면 그때나 지금이나 이 형태는 중요한 의미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매스와 수직성으로 이루어진 이 피라미드의 형태는 전 단락에서 언급했듯이 왕의 권력과 지고성을 표현한다. 특히 이 형태는 사후까지도 왕의 권력이 영속적임을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이 형태는 영원성, 연속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 연속성의 개념은 나일강의 쉬지 않는 흐름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지금까지도 이 연속성이나 영원성이라는 개념은 많은 사람들에게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의미와 가치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조세르 왕의 복합 건물군이 갖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연속성이며, 건축적으로 볼 때 최초의 성공적인 표현이라 하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피라미드와 나중에 지어진 기제(Gizeh)에 있는 제 4 왕조의 큰 피라미드들은 전문적 도선생들의 도굴로 많은 약탈을 당했다.다음회는 atshepsut(핫셉수트) 여왕을 위해 일했던 Semnut(셈누트)의 작품을 간략히 정리하고, 고대 그리이스편으로 옮겨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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