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변을 가리는 시기는 개인차가 많은 편입니다. 용변 가리기 훈련은 생리적으로 방광과 대장을 조절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야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아동은 만 두 살부터 세 살 사이에 대소변 가리기 훈련을 시작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의 신경계의 발달에 발맞춰서 하는 것이 좋으므로, 신체발육 상태에 따라 조금 일찍 혹은 조금 늦게 대소변 가리기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대소변 훈련을 서두를 이유는 없으며 빨리 해서 좋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아기들은 대변에 대한 생각이 어른과는 조금 다릅니다. 특히 2세 이후의 아기들은 대변에 대한 소유감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이러한 감정은 이중적이어서 변을 가리게 하는 좋은 자극도 되지만 변을 보지 않으려고 하고 변기를 사용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대소변 가리기는 아이가 주체가 되어 하는 것입니다. 대소변 가리기 훈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어진 과제를 달성하는 데서 얻어지는 아이의 자존심을 최대로 키워주는 것입니다. 단기 목표(대소변 가리기)의 달성을 위해 장기 목표(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아이)를 희생시켜서는 안 됩니다.

아이가 변기에 익숙하도록 해주십시오. 강요하거나 처음부터 좋은 결과를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부모나 형제가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을 볼 수 있도록 하거나 놀이시간 같은 때 대변보는 모습을 보여주면 나중에 실제로 자기가 볼 때 슬그머니 변기에다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가 우연히 변기에다 변을 보면 관심을 가져주시고 칭찬해 주십시오. 어린이용 변기를 구입하여 눈에 잘 띄는 편리한 곳에 놓아두십시오. 변기가 특별하고 멋진 것이라는 강조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편안하게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아기용 변기를 사용하십시오. 화장실의 환경정리를 통해 화장실을 아이에게 친숙한 곳으로 만들어 주고 불안 때문이라면 처음에는 부모가 화장실 안에 같이 있어 주거나 문을 열어 놓고 아이의 시야 안에 부모가 있는 것도 좋습니다.

대소변 가리기의 책임은 부모가 아닌 자기 자신에게 있음을 아이에게 상기시켜 주십시오. 성공적인 시도를 강화시켜 주기 위해 도표나 스티커를 사용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의 대소변 가리기 실패를 부모 자신의 실패로 생각하고 속이 상해하거나 조급하게 다그치게 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부모는 대소변에 대한 혐오감을 아이에게 전달해서는 안되며, 아이에게서 나오는 훌륭한 선물처럼 대해줘야 합니다. 냄새가 난다고 코를 싸매거나 얼른 가서 옷을 벗겨 갈아입히거나 아이를 심하게 야단치면 아이는 대변에 대한 혐오감이 생겨 변 자체를 누려 하지 않아 변비가 되는 수도 있습니다.

2-3세 아이는 무슨 일이건 자기 방법대로 자기 혼자하고 싶어할 뿐 아니라 어머니가 대변을 제대로 가리기를 요구하면 이것을 일방적인 요구로 생각하여 변기에서 일어날 때까지 만이라도 배설물을 몸 속에 담아두고 싶어할 때도 있습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특유의 자아주장을 하고 고집을 부리는 방법의 하나로 어머니의 대변 가리기 명령을 거부하고 싶어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그러한 고집이 몇 주일간 계속되면 아이는 변기에 앉아 있을 때뿐만 아니라 참을 수 있는 한 오래 참으려고 하여 변비가 생기는 일도 흔히 있습니다. 그것은 심리적인 변비증으로 이것이 심해지면 만성변비가 되고 옷에다 변을 지리는 유분증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아이와 싸우거나, 벌을 주거나, 창피를 주지 마십시오.

성공적으로 변기를 잘 사용해 온 아이가 3세 전후해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일이 있습니다. 변기에 앉기는 하면서 누지는 않고 나중에 구석에다 싸거나 옷에 싸는 경우도 있고 소변은 잘 가리는데 대변만은 옷에 그대로 싸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어머니는 아이가 갑자기 대변 가리기를 잊어버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히려 다른 심리적 이유 때문에 옷에다 대변을 그대로 싸버리는 것입니다. 부모의 불화, 이혼, 동생의 출생, 이사와 같은 환경의 변화나 스트레스가 있을 때 일시적으로 아이들은 퇴행(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감)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부모가 너그럽고 따뜻하게 아이를 대해주고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도록 도와준다면 아이는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213)291-3228


백우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