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의 유명 배우 고 최진실 죽음 이후 인터넷 공간의 ‘악플’이 큰 이슈화됐었다. ‘악플’‘사생활 침해’ 등은 미주 한인 청소년들에게도 문제다. 마이스페이스(MySpace), 페이스북(Facebook), 싸이월드, 각종 블로그, 음란물, 도박, 게임에 이르기까지 한인 청소년들도 인터넷 바다에서 표류하고 있다.
청소년 문제 중 최근 부각되고 있는 것은 인터넷 중독과 함께 바로 ‘사이버 불링’(Cyber-Bullying)이 심각하다. 학교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왕따’나 괴롭힘을 말하는 ‘불링’ 문제가 인터넷, 이메일, 메신저, 셀폰 텍스트 문자 등이 생활화되면서 가상공간으로까지 넘어와 심각한 문제로 자녀들의 학교생활과 정신적인 문제로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특히 ‘사이버 불링’은 모르는 사람에게 당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학교를 다니는 친구 또는 주변 이웃 등 아는 사람에게 당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몇몇 한인 고등학생들이 싫어하는 교사에게 이메일로 욕을 써보냈다가 정학을 당하거나 교사나 학교 친구의 사진을 동의 없이 자신의 블로그나 미니 홈피에 올렸다가 낭패를 본 사례도 발생한 바 있다.
또한 이메일이나 블로그 댓글, 셀폰 텍스트 문자 등을 통해 욕이나 악플, 협박을 받는 경우 성인이라면 그냥 지나쳐버릴 수 있겠지만 인격형성 중인인 어린 초등학생, 청소년들에게는 심각한 정신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문제다. 사이버 불링과 인터넷 중독, 그리고 인터넷 공간에서 내 아이 지키기 등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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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불링·인터넷 중독·나쁜 사이트 등 도처에 위험 요소
청소년에겐 자칫 큰 상처와 인격 악영향… 관심갖고 지도해야
자녀가 어떤 사이트에 들어가는지 어떤 게시물을 올리는지 감독해야 한다. 그러나 강압적인 태도보다는 대화를 통해 부모가 감독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사이버 불링
‘불링’이란 자기보다 약한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위협하거나 겁을 주거나, 상처를 입히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불링은 때리거나 미는 등 육체적인 불링, 언어로 욕을 하거나 놀리는 행위, 또는 이메일이나 블로그를 통해 악플을 다는 행위같은 정서적인 불링, 그룹에서 제외하거나 험담을 해 고립시키는 관계적 불링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하이-테크놀로지 기기가 생활화되면서 욕이나 사진, 루머 퍼트리기 등 불링 행위를 온라인이나 셀폰 텍스트 등을 이용해 하는 것을 ‘사이버 불링’이라 말한다. 정서적인 불링에 속하지만 그로 인한 문제는 현실에서 벌어지는 것과 같이 파급력을 지닌다.
청소년들의 안전한 인터넷 사용을 권장하는 단체인 ‘I-Safe America’에서 주도한 한 설문조사에서는 4~8학년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2%나 사이버 불링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지난해 가을 UCLA 연구팀이 ‘저널 오브 스쿨 헬스’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12~17세 청소년 중 무려 73%나 최근 1년간 한 차례 이상 사이버 불링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점은 사이버 불링을 모르는 사람에게 당한 것이 아니라 누가 괴롭히는지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73%나 됐다. 또한 부모나 교사에게 알렸다고 응답한 경우는 불과 10%에 불과했다.
‘사이버 불링’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성인과 달리 정서적으로 상처받기 쉬운 청소년들은 자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미조리 주의 13세 메건 메이어는 마이스페이스에서 만난 16세 남자친구 때문에 결국 목을 매 자살했다. 인터넷 상에서 만난 남자친구가 갑자기 6주 후 ‘넌 뚱뚱하다’‘매춘부다’라고 놀린 것이 화근이 됐다. 하지만 조사 결과 16세인 줄 알았던 남자친구의 존재는 결국 메건의 어린 시절 친구의 엄마로 메건의 집에서 불과 네 집 떨어진 곳에 사는 이웃 여성으로 밝혀졌다.
이제는 가상공간에서까지 내 아이가 혹시나 불이익이나 왕따, 악플에 시달리고 있지는 않은지 감독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또한 내 자녀가 불링을 일으키는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올바르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지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자녀가 사이버 불링을 당했거나 사이버 불링을 하는 경우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하다.
■인터넷 문제, 사이버 불링이나 중독만이 아니다.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웍 사이트는 간단하게 폭넓은 대인 관계를 형성할 수도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가상공간에서의 언어폭력이나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콘텐츠 악용, 저작권 침해, 청소년 외설 유해물, 청소년 성관계, 성적 채팅 등 각종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이른바 미국식 ‘원조교제’이라 말할 수 있는 나이어린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노리는 범죄자들의 사냥감이 될 위험도 크다.
한인 부모도 그렇지만 미국 내 많은 부모들도 이런 소셜 네트웍 사이트의 장점만 보고 자녀에게 별 해가 없다고 생각하는 점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많은 비율의 청소년들이 인터넷 상에서 마약이나 성관계, 알콜 등에 관해 말하고 구하는 방법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13세짜리 어린이가 자신의 나체사진을 자랑스럽게 블로그나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 버젓이 올려놓기도 하는 등 문제의 소지를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자신의 자녀가 블로그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역시 체크해야 한다.
■인터넷 중독
단순히 인터넷을 오래 한다고 해서 바로 ‘중독’이라 진단할 수는 없다. 인터넷 중독은 인터넷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면서 금단 증상같은 부정적인 모습을 나타내는 경우를 말한다. 지나친 컴퓨터의 사용으로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또한 대인관계나 사회 경제적 손실을 주는 경우는 중독으로 진단한다.
공부나 자료 찾기 등 특별한 목적이 없는데도 하루 4시간 이상 인터넷을 사용한다면 중독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 또한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점차 자극적인 내용을 추구하는 경우도 중독 범주에 해당한다. 인터넷에 빠져 생활리듬이 흐트러지거나 가정불화나 갈등이 심화할 경우도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특히 인터넷 공간은 정서적인 특성이 강하다. 평소 평범한 삶이 사이버 공간에서는 거친 성격으로 돌변하는 경우도 많다. 사이버 공간에서 보장되는 익명성이 스트레스 분출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인터넷에 몰입하게 되는 것은 자아 형성 단계에 자신의 정체성을 사이버 공간에서 확인하고 탐색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익명성이 있는 공간이라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친밀감과 소속감을 경험할 수 있다.
인터넷 중독은 결국 학습능력 부족,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비만, 우울증, 불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이온 객원기자>
사이버 불링이나 인터넷 중독 문제는 학교생활에 지장을 받고 정신적인 충격을 받거나 심한 경우 자살 충동을 호소할 수 있다. 또한 인터넷 중독 문제는 우울증, 비만,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자신감 결여 등 건강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온라인에서 내 아이 지키기’ 부모를 위한 조언
인터넷 에티켓 강조, ‘사이버 불리’ 내아이가 가해자일 수도
▲컴퓨터는 가족 모두가 다 잘 볼 수 있는 곳에 둔다. 부엌이나 패밀리 룸 등 환히 보이는 곳에 두고 자녀가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자녀에게 평소 온라인 에티켓을 지킬 수 있도록 지도한다. 평소 친구들에게 나쁜 말을 하지 않듯, 온라인에서도 비속어나 나쁜 댓글을 달지 않도록 주의시킨다.
▲전화 텍스트 메시지나 인터넷, 이메일 등에서 쓴 내용을 오용하거나 다른 친구들과 공유하지 않도록 지도한다. 또한 인터넷에서 한 말은 다른 이들과 공유, 또는 오용될 수 있다는 것을 환기시킨다. 인터넷은 퍼뜨려지는 공간이므로 만약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글이라면 올리지 않도록 시킨다.
▲사이버 불링에 관해서도 자녀에게 설명하고, 사이버 불링을 당했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고려한다.
▲청소년의 사생활 역시 중요하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주지시킨다. 하지만 부모는 감독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인터넷 사용에 관한 규칙이나 계약서를 만든다. 인터넷 외에 다른 취미활동을 더 권장하거나 일주일간 인터넷 사용시간을 정한다.
▲페어런츠-컨트롤 필터링 소프트웨어(Filter software)를 깔거나 트래킹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깔아둔다. 하지만 그런 소프트웨어나 프로그램에 너무 의존하지 않도록 한다.
▲혹시 사이버 상에서 따돌림이나 왕따, 괴롭힘을 당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핀다. 컴퓨터 사용을 꺼려하거나 행동이나 기분 또는 학교가기 싫어한다든지 아이의 행동과 태도, 기분을 꼭 살핀다.
▲인터넷에서 사이버 불링을 당했다면 괴롭힘이나 상처를 주는 댓글, 허위 사실 유포 등 증거자료를 문서 기록으로 남긴다.
▲혹시나 내 아이가 불리를 주도하는 경우는 아닌지도 살핀다. 고의가 아니고, 무심코 하는 경우라도 꼭 감독한다.
▲현재 인터넷에 관한 살고 있는 지역의 법이나 학교 정책에 대해서도 미리 알아둔다. 만약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인터넷 공간에 대한 정책이나 방침이 없다면 만들 수 있도록 부모가 함께 참여해 만들도록 한다.
▲필요한 경우 학교에 도움을 청한다. 학교와 연결돼 있는 임상심리학자와의 상담이나 학교 카운슬러 등의 도움을 구한다.
▲사이트나 인터넷 서비스 프로바이더 또는 셀폰 컴퍼니에 신고한다.
▲사이버 불링으로 위협받는 경우 경찰에 신고한다.
▲인터넷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인터넷 사용시간을 정한다. 게임 내용도 어떤 게임을 하는지 꼭 체크한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강압적으로 통제하기보다는 다른 활동을 할 수 있게 유도해 인터넷 사용을 점차 줄일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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