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요통)은 통증 질환에서 흔한 질병 중 하나다. 북미척추학회(North American Spine Society, NASS)에 따르면 미국인 중 80%는 살면서 적어도 한 번쯤은 허리 통증을 경험하는데, 대부분은 빨리 치유가 되지만 30% 정도는 다시 요통이 재발한다. 허리 통증 때문에 척추 수술도 흔해졌다. 그렇다면 요통의 해결책은 수술만이 해답일까? 요통을 겪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빠른 치료와 효과를 보길 원한다. 그러나 최근 LA타임스에 실린 최신 기사에 따르면 요통 치료법이 정교하고 새롭고 비싸다고 해서 항상 통증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LA타임스 기사를 바탕으로 허리통증과 수술법의 문제점, 대체 요법은 없는지 알아본다.
MRI·CT스캔서 디스크 돌출 보여도
반드시 수술하거나 치료 필요치 않을수도
대체요법으로 운동은 중요한 키포인트
■허리 통증 환자 증가, 치료비용도 늘어나
NASS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허리 통증 치료에 800억달러 이상 규모의 비용과 시간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 역시 다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8년 미의학협회 저널(JAMA)에 발표된 워싱턴 대학 연구팀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미국내 척추문제 때문에 의료진을 찾은 성인 비율은 2000년 12%에서 2005년에는 15%로 다소 증가했다.
또 허리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는 증가했지만 값비싼 치료법과 수술은 큰 도움이 못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그럴듯한 광고와 값비싼 치료는 광고만큼 효과가 없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값비싼 비용, 통증 재발 등 수술 문제점
허리 수술 증가 역시 최근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료진 역시 칼을 집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년 미국 내 약 120만명이 척추수술을 받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다른 나라에 비해 2배나 높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인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요통이나 척추 부상 비율이 높다는 증거도 없다.
한 병원에서 척추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 수술은 빠른 치료법으로 통증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수술로 단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치료 자세는 올바르지 못하다.
■치료의 중심을 ‘수술’에 두고 있는 분위기 역시 문제다
허리 통증에는 여러 치료법이 사용될 수 있는데도, 많은 환자들이 바로 수술실로 직행한다. 최근에는 수술 남용이 문제로 지적된다.
1992~2003년 허리 수술은 증가했다. ‘스파인’(Spine) 저널의 2006년도 발표에 따르면 1992년에는 1만명의 메디케어 환자 중 3명꼴로 수술을 받았던데 반해 2003년에는 1만명 중 11명꼴로 수술환자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물론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있고 수술로 좋은 효과를 보는 환자들이 있다. 국립 보건원(NIH)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은 최근 연구에 따르면 추간판 탈출증, 척추관 협착증 등 수술 환자들은 비 수술 환자들에 비해 빠르고 충분한 회복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미국내 13개 메디칼 센터를 대상으로 1,700명 이상 환자들을 조사했다. 비수술 환자는 약물복용, 물리 치료, 운동 등을 하게 했지만 비수술 환자 역시 충분한 회복을 보였다.
한편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좌골 신경통을 앓고 있어 요통만 앓고 있는 환자와 비교될 수 없다. 의사들 역시 궁극적으로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새로운 신약이나 치료법을 사용해 보고 싶어한다. 하지만 문제는 통증 재발, 재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약 20%의 수술 환자들이 첫 수술이 실패했을 경우 10년 안에 다시 재수술해야 할 것이라 지적했다.
허리 통증 치료의 중심을 수술에 두는 분위기도 문제다. 검진을 받아도 의사가 잘못 판단할 수 있다. MRI(자기 공명 영상법)이나 CT 스캔 소견만 가지고 판정하면 많은 사람들이 통증이 없는데도 허리 디스크로 진단받을 수 있다. 디스크가 돌출됐다고 해서 모두 신경을 누르는 것은 아니다. 별다른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가 많다. 60세 이하인 경우 아프지 않아도 50%가 허리 디스크로 진단 받을 수 있다.
또 수술은 합병증 문제도 있다. 신경 손상, 척추 주변 조직손상 등 문제를 가져올 수 있으며 감각이 둔해지거나 추가 수술을 요할 수 있다.
■허리 통증 왜 생길까
허리 통증 하면 대개 디스크를 떠올린다. 하지만 허리 통증은 거의 모든 척추 질환에서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이자 공통된 증상이다.
우리 몸의 중심인 척추는 척추뼈와 충격을 흡수해 주는 디스크로 구성돼 있다. 직립보행을 하는 사람에게는 척추 질환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네 발 짐승과 달리 두 다리를 사용해 걷는 사람은 구조적으로 척추에 체중을 싣게 되고 스트레스를 주게 돼 있다. 비만이나 과체중인 경우 척추에 더 부담을 주어 요통을 일으킨다. 임신부 역시 요통에 시달리기 쉽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특히 40대 이후는 척추 질환과 통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또 허리 통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생길 수 있다. 뼈 마디 사이 완충작용으로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닳거나 손상을 입어 허리 통증을 유발한다. 가장 흔한 척추 질환은 디스크로 널리 알려진 추간판 탈출증이다. 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망가지고 척추를 지나가는 신경을 누르는 증상으로 지속적인 통증을 발생하기 때문에 고통스럽다.
관절염 환자의 경우 척추 후관절이 생겨 만성 요통이 생기기도 한다. 척추 뒤쪽 관절인 후관절의 뼈와 맞닿는 연골부분이 뼈를 충분히 감싸주어야 하는데, 디스크 퇴행성에 의해 추간판 높이가 닳아 낮아지면서 관절면의 연골이 서서히 마모돼 관절 배열에 변화가 생기고 주변 신경을 역시 자극해 통증을 유발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노화로 낡아 좁아지면서 신경이 눌려 생긴다.
컴퓨터 스크린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나쁜 자세 역시 허리 통증을 유발한다. 타이핑을 하기 위해 기대거나 스크린을 뚫어져라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면 목 부위의 신장근(사지를 뻗는 작용을 하는 근육)을 팽팽히 잡아당겨 통증을 야기할 수 있다.
허리 통증은 매우 흔하다. 하지만 허리 통증이 생기면 디스크 걱정이 생기고, 혹시 수술해야 하나 걱정이 앞선다. 전문가들은 수술을 고려하기 전에 너무 빠른 치료법으로 수술을 택하기보다는 다른 치료법으로 먼저 증상을 치료한 후 증상이 6개월 이후에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수술 상담을 해볼 것을 권하고 있다.
■허리 통증 예방을 위해 자꾸 움직인다
다행스러운 것은 대개 허리 통증은 쉬거나, 찜질, 오버-더-카운터 통증약 등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생활 속에서 잘못된 자세를 바로 잡고, 운동을 열심히 하면 통증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예방할 수도 있다. 허리 통증이 생기면 예전에는 누워 쉬라고 했지만 여러 연구를 통해 환자가 누워 쉬기만 하면 더 나빠지는 것을 발견했다. 최근에는 통증 회복을 위해 더 많이 움직이고 물리치료에 임할 것이 요구된다.
2005년도 연구보고에 따르면 통증을 진단받았어도 계속 활동적인으로 움직인 허리 통증환자는 침대에서 쉬기만 했던 환자들과 비교해 본 결과, 통증을 덜 느끼고, 척추 기능 회복이 좀 더 나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없이도 디스크 호전 가능
대체요법 맹신 안되지만 수술은 최종단계에 고려
■수술 고려 전 시도해 볼 수 있는 대체 요법들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균형있게 만들어주는 장비를 이용해 척추운동 및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
-운동, 물리치료, 마사지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운동은 중요한 열쇠다.
-오버-더-카운터 통증 약물이 듣지 않는다면 주치의에게 좀 더 센 약물 처방을 문의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약은 부작용 또는 중독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약물 사용에 대해 의사와 충분히 상담한다.
-스테로이드 제제 같은 약물주사법도 사용될 수 있다. 최근에는 보톡스도 주목되고 있는데, 지난 2007년에는 허리 통증의 보톡스 치료법이 60%나 늘었다.
-카이로프랙틱 치료법도 많이 받고 있는 치료법 중 하나다. 전문 카이로프랙터가 척추를 교정하고, 통증을 줄이기 위해 냉·온찜질을 하기도 한다. 전기 자극기기 또는 초음파를 사용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대체 요법을 맹신해서는 또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대체요법을 우선해서는 안 된다는 것. 기존 치료법과 약물을 먼저 사용해야 한다.
-증식요법(Prolotherapy)은 포도당을 투여하는 주사요법으로 증상을 개선시키는 방법이다. 그러나 그 효과가 인증되지는 못했다.
-침술요법은 약물 사용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시켜줄 수 있다.
물리치료와 운동요법을 실시하고 있는 한 병원의 모습.
<정이온 객원기자>
건강한 허리를 위한 수칙
-건강한 체중을 유지한다. 수영, 걷기, 필라테스 등은 허리를 건강하게 관리하는데 도움을 준다.
-좋은 자세를 유지한다. 서 있을 때는 허리를 쭉 펴고 되도록 똑바로 서 있는다.
-앉을 때 역시 올바른 자세를 취한다. 두 발은 바닥에 가지런히 내려놓고, 앉은 자세는 허리 부분을 곧게 또는 뒤로 약간 젖힌 상태로 하고, 오랜 시간 똑같은 자세로 앉아 있지 않는다.
- 컴퓨터 스크린은 등이 굽혀지지 않게 주의하며 눈높이에 맞춘다.
-운전할 때에는 의자를 앞으로 끌어당겨 무릎이 굽혀지도록 하고, 등을 등받이에 충분히 붙여 앉는다. 이때 머리 받침과 안전벨트를 꼭 사용한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때는 무릎을 굽히고 몸에 가깝게 드는 습관을 기른다.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한다. 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을 때는 매 시간마다 주변을 걷거나 스트레칭을 해준다. 장시간 운전할 때 중간 중간 쉬어주고 자세를 고쳐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
-비타민 C를 복용한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칼슘과 비타민 D를 복용하는 것도 좋다.
-담배는 금연한다. 담배의 니코틴은 디스크가 영양분을 흡수하는데 방해한다.
-굽이 높은 신발도 좋지 않지만 플립-플랍(고무슬리퍼)도 좋지 않다.
-잠잘 때는 매트리스가 다소 단단한 것을 고른다. 똑바로 누워 잘 때에는 베개나 이불을 받쳐 엉덩이 관절과 무릎 관절이 굽혀지도록 한다. 옆으로 누워 잘 경우 무릎과 무릎 사이에 푹신한 베개를 끼우는 것이 좋다.
-아침에 일어날 때는 허리에 무리가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갑자기 일어서지 말고 천천히 일어서는 게 좋다.
특히 엎드렸다가 일어날 때는 바로 그대로 일어나면 허리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엎드렸다가 일어날 때에는 옆으로 몸을 굴려 일으키거나 다시 바로 누웠다가 천천히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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