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레볼루셔너리 로드’(Revolutionary Road)로 제66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드라마 부문)을 탄 케이트 윈슬렛(33)과의 인터뷰가 지난 11월16일 LA의 포시즌스 호텔서 있었다. 윈슬렛은 이 영화에서 1950년대 겉으로는 풍요로우나 내면으로는 질식할 것 같은 미 중산층의 삶을 탈출하려다 좌절되는 젊은 가정주부로 나온다. 이 영화는 현재 상영중이다. 검은 벨트로 허리를 조인 가슴 윗부분이 드러난 검은 원피스 차림의 윈슬렛은 토실토실 살이 쪘는데 하얀 얼굴이 검은 색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윈슬렛은 영국 액센트를 섞어가며 차분하고 진지하게 질문에 답했다.
<박흥진 편집위원>
디카프리오와는 견실한 우정으로 작업
남편인 멘데스 감독은 훌륭한 선생님 같아
-남편인 샘 멘데스 감독과 처음 함께 일한 경험은.
▲나는 남편과 함께 일하기를 기대했었다. 나는 늘 그의 작품을 경탄해 왔지만 실제로 함께 일해보지 않아 직접적인 느낌을 경험하진 못했다. 함께 일해 보니 정말 좋았는데 그는 훌륭한 선생 같았다. 매우 고무적이요 도전적이었다.
-당신은 어떻게 완벽한 아내와 어머니와 배우 노릇을 함께 할 수 있는가.
▲스스로 되고자 하는 아내와 어머니가 되고 또 감정적 내 자신을 엄청나게 요구하는 배우 노릇을 함께 한다는 것은 참으로 도전적인 일이다. 그래서 난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에 온 힘을 다한다.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면 비록 내가 촬영 중일지라도 아이들이 내 생각 최우선 부위에 있으며 밤에 남편과 데이트할 때면 일에 대해 말하지 않고 둘만의 시간을 즐기고 또 연기를 할 때면 모든 신경을 그것에 돌린다.
-‘타이태닉’ 이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처음 다시 함께 일한 느낌은.
▲우리는 과거에 함께 일할 작품을 찾아 봤었다. 그러나 마땅한 것이 없었다. 작품 속 내 남편인 프랭크의 역을 레오보다 더 잘 해낼 배우는 없다. 그와 나는 일하는 방법이 비슷하다. 우리는 영화를 찍으면서 배우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큰 소리로 의견을 나누고 또 많은 것을 공유한다. 그리고 우리는 견실한 우정으로 맺어졌다. 프랭크 역은 레오의 최고의 연기로 그는 인간 감정의 모든 면을 탐구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 영화는 당신이 적극적으로 원해 만들어진 것으로 아는데 당신이 맡은 에이프릴 역에서 무엇을 찾고자 했는가.
▲먼저 각본을 읽었다. 너무나 훌륭한 작품이었다. 그래서 샘에게 물었더니 승낙했고 이어 레오도 합류했다. 에이프릴이 행복한 나와 달리 풍요 속에서도 행복할 수 없다는 점이 내가 각본에 끌려든 이유다. 또 에이프릴은 감정적으로 연약하고 가슴이 파괴된 여자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강하고 정직하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쉬운 역이 아닌 줄 알았지만 내가 여태껏 탐구해보지 못한 역을 맡아 나 자신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바로 이 점이 내가 배우임을 좋아하는 까닭이다.
-태블로이드는 당신을 뚱뚱하다고 표현하는데.
▲난 그런 것들을 읽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를 갖게 되면 자의식 같은 것은 완전히 사라진다. 내 몸이 어떻다는 것에 대한 자각과도 굿바이하게 된다. 나는 현재의 나로서 행복하다. 행복은 안에서 오는 것이며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있는 그대로의 내 육체가 편해진다. 이 세상에 완전이란 것은 없으며 난 불완전해 행복하다.
-샘과 당신은 서로의 문제에 대해 대화를 자주 나누는가.
▲모든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직이다. 우리는 대화를 많이 하고 또 많은 것을 서로 나눠 가지는데 절대적으로 모든 것을 공유한다.
-당신은 다섯 번이나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으나 상은 타지 못했다. 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열심히 한 일에 대한 인정이다. 연기는 내가 내 아이들과 샘 다음으로 사랑하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귀중히 여기고 또 그것은 감정적으로 크게 나를 요구하는 만큼 상을 받는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나도 사람이니만큼 물론 상을 타고 싶다.
-당신의 두 남매는 사이가 좋은가.
▲미아(8)와 조(5)는 서로를 굉장히 좋아한다. 둘 다 의지가 강하며 우습고 또 상상력이 풍부하다. 우리는 단단히 결합된 작은 가족이다. 샘과 내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보통 아이들이 된다는 것이다.
-에이프릴은 파리로 이주해 살면 행복해질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당신의 파리는 어떤 것인가.
▲해변 산책과 같은 매우 간단한 것들이다 나의 행복은 많은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영화를 찍지 않을 때 무언가 다른 것을 한다는 것, 예를 들면 아이들과 무엇을 한다거나 또 일상에서 무언가 색다른 일을 한다는 것 등이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있으면 매일 매일을 예측할 수가 없어 새롭기만 하다.
-샘과 함께 파리로 이주할 기회가 생기면 가겠는가.
▲우리는 파리에서 산다는 것에 얘기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영화 촬영이 끝나고 샘은 내게 깜짝 놀랄 일이 있다고 하더니 에이프릴은 파리에 못 갔지만 나는 당신을 데리고 간다면서 날 파리로 데려갔다. 24시간의 체류였지만 일종의 영화의 대단원과도 같았다.
-당신은 이 영화가 끝나자마자 ‘책 읽어주는 사람’(The Reader-그는 이 역으로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도 타 2관왕이 됐다)에 나왔는데 두 영화 사이에 공백이 필요치 않았는가.
▲그것은 절대로 필요하다. 난 한 역을 위해선 긴 시간이 필요한데 이번엔 이 영화가 끝난지 불과 4개월 만에 새 영화에 나왔다. 준비가 제대로 안 됐다고 느껴 ‘시간이 필요한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산을 오르는 마음으로 새 역을 맡아 그 오르는 과정에서 가급적 많은 정보를 얻으려고 애썼다. 솔직히 말해 난 지금 과거 18개월간의 경험에서 회복중인 상태다. 에이프릴과 한나(책 읽어주는 사람)는 모두 감정적으로 완전히 탈진될 만큼 힘든 역이어서 난 지금도 어떻게 내게 이런 일이 생겼나 하고 궁금해 한다. 그러나 두 역을 하면서 매 순간마다 배웠고 또 즐겼다.
-환경보호를 위해 무얼 하는가.
▲우리는 철저히 리사이클링을 한다. 그리고 가능한 오개닉 음식을 먹는데 문제는 그것들이 비싸다는 점이다. 나는 내 아이들에게 가능한 한 건강한 환경을 물려주고 싶다.
-당신의 모범이 되는 여배우는 누구이며 당신은 어떤 스타일의 사람인가.
▲나의 모델은 수전 서랜든과 메릴 스트립 그리고 주디 덴치와 헬렌 미렌이다. 이들은 나이를 먹었지만 아름다운데 이들을 보면 진짜 사람을 본다고 느끼게 된다. 그것이 아름다움이다. 내 스타일은 단순한 것이다. 요란 떨지 않고 가능한 한 모든 것을 단순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이 영화는 관계의 영화다. 당신은 남편과의 관계가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하는가.
▲아직까지 그런 문제는 없었다. 함께 있는 사람을 사랑하면 전적으로 모든 면에서 정직해야 한다. 결코 아무 것도 감춰선 안 된다. 감정적인 면에서 서로 공유하고 모든 것을 대화로 풀어 나가야 한다. 샘과 나는 집에서 많이 대화를 나눈다.
프랭크와 에이프릴의 결혼은 진부한 일상에 의해 파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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