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영(주필)
어느 나라든 국가의 대표가 된 인물은 누구나 다 나라를 새로 건설한다는 일념으로 대통령에 취임한다. 미국의 제 44대 버락 후세인 오바마 대통령도 건국하는 마음으로 20일 필라델피아에서 기차를 타고 워싱턴으로 가 백악관에 입성했다. 이것은 조지 워싱턴 대통령이 처음 미국을 건국했을 때와 같은 행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 도착해 선서를 하고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취임연설에서 미국이 당면하고 있는 최악의 경제위기를 용기와 인내, 희망의 가치를 통해 이겨내야 한다고 역설하고 지금과 같은 어려움은 미국역사와 전통에서 꾸준히 있어온 일이라며 희망과 인내로 이 역경을 이겨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은 봉사와 희생의 정신으로 이루어진 위대한 나라라고 말하면서 앞으로도 전 국민이 힘을 합쳐 용기와 희생, 봉사 정신으로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어나가자고 역설했다.
그의 연설은 지난 수 십 년 동안 미국인들이 학수고대하던 감동적인 연설로 실망과 좌절감에 빠져있는 미국민들의 용기를 북돋아 주기에 충분했다. 새로운 변화의 주인공으로, 새 시대가 요구하는 지도자로 233년에 이르는 미국역사의 한 장을 기록한 새 대통령의 명연설이었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딛은 시점에서 이날 그가 한 연설의 상징적인 의미는 너무나 크다.
이날 취임연설 외에도 그가 한 지금까지 한 연설 중에 또 한 가지 우리가 꼭 귀담아 두어야 할 것은 ‘편견에서 해방되어야 한다’고 한 말이다. 편견으로부터의 독립, 편견으로부터의 해방, 이말이 가지고 있는 속 내용은 무엇일까? 그 말은 200년이 넘는 역사가 안고 있는 미국의 문제를 토해내는 말이 아닌가!
미국 국기를 보면 줄이 13개이고 별이 50개가 있다. 13개의 줄은 건국초기에 13개주가 통합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 후로 한 주 한 주 통합해서 50개의 별이 된 것이다. 그러나 미국국기의 의미는 지엽적인 통합이지, 인종적인 통합은 아니다. 오바마는 이날 건국하는 마음으로 대통
령에 취침하긴 했지만 현대의 미국은 복잡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 나라다.
우선 조직만 보아도 옛날과 다르게 너무 많은 기관이 정부안에 있다. 또 미국의 경제가 옛날과 달리 너무 복잡하게 이리 저리 연결돼 있다. 또 미국은 인권의 국가라고는 하지만 그 인권에 관한 다스림과 못 다스림이 우리 눈에 보이지 않게 너무 많이 저변에 깔려있는 나라다.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대통령의 힘으로만 나라를 다스릴 수는 없다. 나라의 통치 방법은 대통령은 운영하는 사람이고 국회는 감시기관, 또 사법기관은 잘 잘못을 가려 잘못이 있는 자에게 는 벌을 주는 기관이다. 이 세 기관이 잘 굴러가야 대통령이 운영의 묘를 살릴 수가 있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요, 공통점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포부처럼 정책이 잘 풀려나가면 모든 국민이 오바마를 추앙하며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어떠한 방법으로 그가 정책을 펴나갈지는 모르지만 과거의 대통령들 보다는 과감하고 진취력 있게 운영해 나갈 것이란 예감은 분명 있다. 그러나 전혀 우려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 오바마 대통령은 “나도 실수할 때가 있다. 내가 실수를 하더라도 참고 기다리면서 극복해 나가는 힘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하였다. 인내가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어느 나라건 대통령이 새로 됐다 해서 그 대통령의 의지대로 나라가 굴러가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으로 취임한 인물이 의욕이 있고 참신하다면 개선은 될 수 있다. 우리가 오바마 대통령에 거는 최우선적인 기대는 국민들이 어렵다고 하는 이 나라 경제를 다시 부흥시켜 미국 국민들을 예전처럼 걱정 없이 잘 살게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경제 말고도 새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나라 안팎으로 산적해 있다. 오바마 새 대통령의
젊은 패기와 투지에 기대를 걸어 볼 수밖에 없다. 새 출범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역사적인 출발을 축하하며 모든 문제가 순조롭게 잘 해결돼 미국국기에 통합의 상징을 의미하는 별이 하나 더 추가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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