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오페라단이 처음으로 공연하는 바그너의 4부작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Der Ring des Nibelungen)가 2월21일 오후 7시30분 제1부작 ‘라인의 황금’(Das Rheingold) 오프닝 공연으로 드디어 개막된다.
오페라판‘반지의 제왕’… LA오페라, 바그너‘링 사이클’초연
‘라인의 황금’ 2월21일, 발퀴레’4월4일 개막… 내년 마무리
LA오페라단은 이날부터 4월25일까지 1부작 ‘라인의 황금’과 2부작 ‘발퀴레’(Die Walkure)를 각각 7회에 걸쳐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 무대에 올린다.
세 번째 작품인 ‘지그프리트’(Siegfried)는 오는 9월말에, 마지막편인 ‘신들의 황혼’(Gotterdam-merung)은 내년(2010) 4월에 공연함으로써 4부작을 완성하게 되는 LA 오페라단은 바로 이어 5월29일부터 6월30일까지 한달에 걸쳐 이 대작 오페라 4개를 연달아 공연하는 ‘링 페스티벌 LA스타일 예술축제’(Celebrating the Arts, LA Style)를 개최할 예정이다.
남가주의 오페라 팬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바그너의 ‘링 사이클’은 지휘자 제임스 콘론과 아킴 프레여 감독이 만든 프로덕션으로 LA 오페라로서는 처음으로 도전하는 대작이다. 바그너가 26년에 걸쳐 만든 대작으로 전작 공연에 총 16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 엄청난 공연이 끝나면 지휘자나 오케스트라 단원, 성악가, 청중들은 녹초가 된다고 한다.
독일 낭만파 악극의 절정을 보여주는 이 오페라는 고대 북유럽 신화를 통해 인간 본질을 파고든 작품으로, 영화 ‘반지의 제왕’과 비슷한 내용과 분위기를 갖고 있어 자주 함께 비교되곤 한다.
라인강의 황금으로 반지를 만들어 끼는 자는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절대권력을 얻게 되지만 대신 영원히 사랑을 포기해야 하는데, 못생긴 외모 때문에 사랑받지 못하는 난쟁이 알베리히가 황금을 훔쳐 반지를 만들면서 비극의 역사는 시작된다. 하늘과 땅, 지하세계를 지배하던 신, 거인, 난쟁이, 인간이 서로 반지를 빼앗고 빼앗기는 과정에서 분출하는 욕망, 사랑, 배신, 복수, 음모, 저주가 4부작에 걸쳐 펼쳐진다.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주인공 지그프리트를 중심으로 보자면 4부작은 3대에 걸친 가문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지그프리트 할아버지 세대 이야기가 ‘라인의 황금’, 부모 세대 이야기가 ‘발퀴레’, 지그프리트 성장과정 이야기가 ‘지그프리트’, 지그프리트 죽음과 결말이 ‘신들의 황혼’이다. 방대한 규모에 걸맞게 관현악과 성악은 장엄하고 웅장하다.
오는 2월21일 개막되는 1부작 ‘라인의 황금’에는 신들의 우두머리 보탄 역에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베이스 비탈리즈 코왈조프(Vitalij Kowaljow), 보탄의 아내 프리카 역에는 메조 소프라노 미셸 드영(Michelle DeYoung)이 주연을 맡아 파워풀한 공연을 펼치게 된다.
4월4일부터 열리는 2부작 ‘발퀴레’는 보탄의 아들 지그문트와 그의 쌍둥이 여동생이며 소울메이트인 지글린데의 사랑을 묘사한 아름다운 작품인데, 세계적인 테너이자 LA오페라 총감독인 플라시도 도밍고가 ‘지그문트’역을 맡아 기대가 크다. 도밍고는 이미 여러 비평가들로부터 ‘세계 최고의 지그문트’라고 극찬을 받은 바 있으며, 지글린데 역의 소프라노 앤자 캠프(Anja Kampe)와 완벽한 호흡을 이룬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그런데 4월22일과 25일 공연에서는 영국 테너 크리스토퍼 벤트리스(Christopher Ventris)가 지그문트 역을 맡는다)
‘라인의 황금’ 공연은 2월21일 개막돼 25일, 3월1일, 5일, 8일, 11일, 15일까지 계속되며, ‘발퀴레’ 공연은 4월4일, 8일, 12일, 16일, 19일, 22일, 25일 잇달아 열린다.
티켓은 20~250달러. 구입 문의 (213) 972-8001 or online www.laopera.com
Dorothy Chandler Pavilion 주소는 135 N. Grand Ave. LA, CA 90012
<정숙희 기자>
링 사이클의 첫 번째 작품 ‘라인의 황금’의 리허설 장면.
링 사이클의 두 번째 작품 ‘발퀴레’의 리허설 장면.
지글린데 역의 앤자 캠프.
지그문트 역의 플라시도 도밍고.
프리카 역의 미셸 드영.
보탄 역의 비탈리즈 코왈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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