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영(주필)
현대 자동차의 ‘제네시스’가 북미지역 자동차 전문기자들이 선정한 올해의 차 1위에 뽑혔다는 소식이다. 제네시스가 이번에 가장 좋은 차로 선정된 것은 50명이나 되는 기자들이 지난해 소개된 새 차들을 대상으로 디자인, 안정성, 핸들링, 가격 등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현대차가 1위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차를 제조하는 한국인들의 기술과 능력이 대단함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한국인의 솜씨와 기량이 뛰어나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어느 민족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의 탁월함은 이미 세계인에게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현대 차가 많이 팔리는 건 아니다. 자동차는 상품이기 때문에 효력이 있고 가치가 있는 것이다. 미국산 자동차 크라이슬러도 우수한 차로 선정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팔린 것은 제일 적은 숫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래도 생산햇수로 볼 때 얼마 되지 않은 한국 차가 1위로 뽑혔다는 것은 어쨌거나 한국 기술의 우수성을 과시한 건 사실이다. 한국 차의 한류를 미국 땅에 심었다고 할까?
한류열풍은 하나의 유행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때 몇 년간 우리나라는 한류, 한류 하면서 한류바람이 무섭게 불었다. 이런 열풍이 지금은 많이 사그러 들었다. 이런 바람이 외화도 벌어들이고 한국의 이미지를 좋게 만든 건 사실이다. 영화든, 드라마든 심지어 스포츠계까지 일본이나 중국, 필리핀, 나아가서는 미국에도 한국의 문화와 스포츠를 널리 보급함으로써 세계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이것이 국가경제에 엄청난 비중을 차지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한국이란 나라와 한국민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 직, 간접으로 도움이 된 것은 물론이다. 이 한류열풍이 미국에 사는 우리 한인들의 이미지 고양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본다. 세계 속에 한인의 좋은 이미지를 심기에는 너무나 고질적인 문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미국에서는 흑인이 대통령으로 뽑힐 만큼 우리는 변화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까지 흑인에 대해 편견적인 견해와 시각을 못 버리고 있다. 듣기에는 흑인 동네에서 장사하는 한인들을 보면 거의 90%가 흑인들로부터 인심을 잃고 있다. 그들을 비하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흑인들이 한인을 욕하고 싫어한다 함은 결국 이들 장사하는 일부 한인들이 자신 뿐 아니라 한인들 전체를 욕 먹이고 미워하게 만든 꼴이다.
식당이나 야채가게 등지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히스패닉 계들도 한인이라면 치를 떨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요즈음은 한인들이 멕시코 여행도 마음대로 하기 어렵다는 소리도 있다. 그들이 “아 유 코리안?” 하고 묻고 나서 그렇다고 하면 달려들어 마구 폭행을 가한다고 한다. 그래서 맞은 한인이 한 두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 히스패닉계 인들이 이곳 한인들의 가게에서 임금도 제대로 못 받고, 일할 때 ‘빨리 빨리’하며 하도 닥달을 많이 당해 히스패닉계 인들이 자기네 나라에서 한국인만 보면 가만히 안 놔두기 때문이다. 강도질이 아닌 무시와 멸시에 대한 보복 차원이다. 가게 주인 몇 명 때문에 한국인 전체가 이들에게서 손가락질을 당하고 곤욕을 치르게 되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언제부터인가 그들의 머릿속에 ‘매춘’소리만 나면 한국인 여자들을 떠올린다고 한다. 몇 명의 여자들의 그릇된 행위 때문에 그들은 한국여자 하면 모두 매춘하는 여성들로 오인, 하다못해 가정주부까지 매춘부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좋지 못한 이미지가 어디 이 것뿐이던가. 음주운전은 하면 자신은 물론, 남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다. 게다가 술 마시고 운전하다 걸리면 형사처벌에다 롱아일랜드 낫소 카운티의 경우, 인터넷 상에 사진까지 게재한다. 그런데도 버젓이 음주운전을 하는 한인들이 아직도
있는 것을 보면 한국인의 이미지 타령은 물 건너 간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기축년 새해에는 우리가 해야 될 일들도 많지만 우선 이 땅에 살면서 우리 스스로의 이미지를 한 차원 올리는 일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나 한 사람의 잘못된 행위는 한국인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타민족에 좋은 모습을 심는 것도 일종의 한류라면 한류다. 올해는 한인들의 ‘한류 이미지’ 열풍이 곳곳에서 강하게 불어 한인들이 타민족의 거울이 되는 그런 한해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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