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잇따른 감원과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불황으로 인해 맨하탄 부동산 시장도 7년 만에 침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31일 조나단 밀러 ‘밀러 사무엘(Miller Samuel)’ 회장의 말을 인용, 맨하탄의 부동산 시장이 월가의 침체로 인해 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뉴욕타임스도 26일 맨하탄을 비롯한 뉴욕 메트로폴리탄 전 지역의 부동산 판매율이 크게 하락해 매물 양이 그 어느 때보다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감정업체 밀러 사무엘의 보고서에 따르면 맨하탄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 예년 동기간에 비해 크게 하락했고 신규 매물도 9.11 테러사태 이후 가장 빠른 추세로 쏟아져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맨하탄 부동산이 보통 월가의 성쇄에 좌우되는데 지속되는 감원과 줄어드는 보너스 수입으로 주택 판매율이 하락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올해 보너스가 적은데다 향후 201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도된 감원 소식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 하락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급증하는 매물
맨하탄을 포함한 뉴욕 전 지역의 매물이 급증하고 있다. 불경기와 겨울 시즌을 맞아 주택 판매율이 낮아져 일부 뉴욕 지역의 매물 양은 지난 10년 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브루클린의 경우 현재 부동산 시장에 나온 매물이 14개월 치에 달하며 퀸즈와 스태튼 아일랜드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또 롱아일랜드 지역에서도 팔리지 않는 부동산 매물이 21개월 양에
달했으며 웨스트체스터 카운티는 18개월이었다.
이밖에 맨하탄에 출퇴근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선호해 ‘서쪽의 월가(West Side of Wall Street)’으로 불리는 호보큰, 저지시티, 뉴포트 등 뉴저지 허드슨 카운티의 매물 양도 24개월 치를 기록했으며 호보큰과 저지시티 지역의 지난달 주택 판매율은 예년 동기간에 비해 반 이상 줄어들었다.
지난 10년간 부동산 가격이 무려 3배나 뛰며 승승장구했던 맨하탄 부동산 시장도 드디어 거품이 빠지며 매물 양이 늘고 가격이 15~20% 하락하고 있다.
▲하락하는 맨하탄 주택 가격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의 베이지북(Beige Book)은 맨하탄 지역의 상업 및 주거용 부동산 가격이 크게 하락했으며 주거용 콘도와 코압 가격은 지난 여름부터 평균 15~20% 정도 하락했다고 밝혔다.
또 매년 8차례에 걸쳐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을 비교, 분석하는 부동산 감정업체 밀러 사무엘의 보고서도 맨하탄 지역의 주거용 콘도, 코압 가격이 지난 7월부터 최고 20%까지 하락했으며 3분기 주택 판매율은 지난해에 비해 28%나 감소했다고 전했다.
밀러 사무엘의 보고서는 부동산 가격 하락 현상은 주거 지역으로 인기가 높은 어퍼 이스트/웨스트 사이드를 포함해 전 맨하탄 지역에 걸쳐 진행되고 있으며 외국인 바이어나 부유층이 선호하는 고가의 럭셔리 아파트도 예외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또 신축 아파트(new development)에 비해 가격이 안정됐던 리세일 콘도, 코압의 가격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어 마켓(Buyer’s Market)
맨하탄 부동산 시장이 지난 9.11테러사태 이후 처음으로 바이어의 마켓으로 돌아섰다. 아직도 맨하탄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치지 않았고 불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뉴스가 계속 쏟아져 나오면서 모기지 융자를 얻을 수 있는 바이어들은 최적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얻게 됐다. 주택을 구입하기로 결정한 바이어들은 구입 전에 반드시 인근 지역에서 비슷한 주택들의 평균 가격을 조사하고 온라인을 통해 가격 변화 기록을 꼭 살펴야 한다.
조사가 끝난 후에는 셀러들의 부르는 값(asking price) 보다 최고 15%, 이미 가격이 두 차례 이상 가격이 떨어진 주택의 경우 5~10% 정도 낮은 가격을 제시(offer)할 수 있다. 가격을 할인받는 것보다 다른 혜택을 받는 것이 비용이 더 절약된다면 매달 내야하는 관리비를 1년 간 면제해주거나 셀러에게 클로징 비용 또는 부동산 거래세(transfer tax)를 내달라는 조건을 내걸 수도 있다.
특히 스폰서로부터 주택을 구입하는 신축 콘도의 경우 개발 비용 부담으로 인해 더 할인된 가격에 주택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 매물로 나온 기간 및 점유율(occupancy)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김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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