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희 부동산 컨설턴트
2008년 한 해는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부규제가 확 풀린 해였다. 그동안 노무현 정부 중반기 이후 불어닥친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 기조에서 이토록 거의 다 바꾸었다할 정도로 혁명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의 족쇄가 풀린 것이다.
현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는 약 9차례에 걸쳐 발표되었으며, 한마디로 풀 것은 다 풀어버리자는 표현을 써도 될 정도로 의미가 컸다. 그 근간에는 새해부터 심상치 않게 돌아갔던 경제적 위기감에서 비롯되었지만, 그 이전부터 이명박 대통력이 대통령 선거기간 중 자신이 내세웠던 부동산 시장에 대한 공약 이행이라는 뜻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부동산 정책 규제 완화는 세계적인 금융경제의 몰락과 이에 따른 세계경제의 위기, 에너지 가격 폭등 등 한국 정부의 의지와는 다른 국제적인 시장 동향에 따라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시작된 세계경제의 위기는 한국의 경제적 위기 상황으로 몰리게끔 하게 된 직접적 원인이 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의 자금유동화 위기, 소비시장의 급격한 위축, 국제 환율 시장의 불안감으로 원화대비 달러화의 기록적 강세, 실업율 급증, 건설사의 경영위기, 미분양 아파트 증가 등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바탕이 되는 경제적 불안감이 겹친 상태에서 정부의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 정책은 전혀 시장에서 먹혀들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서울 강남권을 기점으로 전국의 부동산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으며, 거래량도 사상 최저치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인 것이다.
이제는 공공연히 ‘반값 아파트’가 출현하고 있고, 하기만 하면 돈을 번다는 뉴타운 개발조차 지역 부동산 소유자들이 뉴타운 지정을 반납하는 사태까지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정권에서 부동산 시장을 옥죄었던 부동산 세제 정책, 거래 규제, 개발 규제 등 서슬퍼런 장벽들이 거두어진 지금의 상태로서 다른 때 같으면 현 정부의 부동산 완화정책의 수많은 것들 중 하나라도 발표가 되는 순간 부동산은 급등세로 돌아서는 것이 마땅했음에도 지금 수 십 가지의 부동산 완화책이 시장에서 아무런 효과를 보이고 있지 못한다.
근본 원인은 금융권의 부동산 담보 대출금에 대한 회수압박과 이자금 증가 등인데 이는 또다시 세계 금융시장의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금융 기관들의 적극적 채권회수활동에 기인한다. 현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규제완화 방안을 열거해보면 크게 봐서 세금을 줄여 주고, 없애주고, 부동사 거래 제한을 풀어주고,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장기보유 1주택자의 특별공제50%확대 *결혼한 지 5년 이내의 자녀있는 신혼 부부에게 특별 분양 아파트 우선공급 *지방미분양아파트의 취득 및 등록세율 인하 및 융자확대 *수도권 주택 전매 제한완화, 재건축 규제완화, 주택 공급 확대 방안발표, 장기주택 담보 대출금 제도 확대실시*양도소득세, 상속세, 증여세 세율 인하 *보금자리 주택 등 다양한 주택 공급 정책 확대 실시 *종합 부동산 보유세 과세 기준 완화 및 세율 조정 *부동산을 이용한 담보대출제도 개선, 투기지역 및 투기 과열 지구 대폭 해제 방안 발표, 일시적 1가구 2주택자의 세금부담 경감 *투기 지역 해제발표, 재건축 규제완화,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세제 지원책
이렇듯 정부에서 내놓을 만한 부동산 시장의 규제완화가 계속 발표되고 이러한 정책적 기조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토록 전방위적인 규제철폐는 지금의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를 불러오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동안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가진 자의 논리로만 지탱해 왔던 것이 사실이고, 주택 담보 대출을 이용한 금융권의 돈노름에 좌지우지되어 왔다.
최근 미국 발 경제위기는 미국의 금융 정책당국이 달러화의 무제한 방출과 금리의 제로화 정책 등이 얼만큼 시장에 파급효과를 불러오는가에 따라, 세계경제의 회복세 여부가 달려있다고 한다. 아무리 정부 정책의 고리를 풀어준다 해도 금융의 통로가 확보되지 못하면 지금 한국의 부동산 시장처럼 끝모를 추락이 계속 이어질지 말지가 판명된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기만 해서 경제적 이익이 자연 발생되는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우리는 현장에서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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