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등록금 3만불과 한인회관건립기금 1만불은 선거시행세칙에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 물론 후보등록금은 후보자의 피선거권의 제한이 될 수 있으므로 적은 금액일수록 피선거권자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회장의 자금으로 운영되어온 한인회는 특별한 이권 사업이나 정부지원 없이 운영되어 오고 있어 선거 후에도 회장의 재정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또 한인회관의 필요성은 재차 설명할 필요가 없지만, 이번 선거도 장소 섭외문제로 한동안 선거장소를 공고하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노바 체육관을 섭외하였으나, 선거후 다시 담당자에게서 통보가 있었다. 다시 이런 행사에는 장소를 렌트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행사에서 싸움(소란행위로 노바 측 인원이 말려야 했었다고 한다)이 있었고, 동시에 진행된 공연장 행사 출입자에게 불편을 주었고, 버스의 주차와 통행이 무질서하였고, 행사 후 장외의 쓰레기가 처리가 안 된 점 등을 지적하였다.
또 메릴랜드 지역 교회에서 치러진 선거도 큰무리 교회의 적극적인 협조로 무사히 치렀으나 행사 전까지 가슴 졸였던 점 숨길 수 없다. 더욱이 그 대표성과 관련하여, 늘 거론하기로는 20만 워싱턴지역 한인동포를 대상으로 한다고 하면서도, 투표소 단 2곳의 운영으로 유효표 3천여표로 그 대표를 뽑으니 대표성에도 의심을 받을 수 있다. 좀 더 바라기는 센터빌, 웃브리지, 저먼타운, 엘리컷시티, 월도프 등에도 선거장소를 개설하여 적어도 유효표 1만여 표정도 득표로 정체성을 키워야 한다.
기본적으로 선거등록금 3만불은 선거공영제가 그 이유였었다. 선거 홍보물의 공동인쇄, 선거광고 공동 진행, 선거일 버스 공동운영 등이 그 요지였다.
이번으로 2번째 운영됐던 공영선거였다. 물론 선관위가 좀 더 적극적으로 공영 외의 모든 선거홍보 및 편의를 막았다면 좀 더 조용한 선거가 되었겠지만 과연 피선거권자의 후보 홍보를 과도하게 제약하는 것은 아닐지 싶다. 이 부분은 점차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이와 같이 선거 등록금 3만불은 이번 선거에서도 보듯이 실제 경비를 감안하고 또 앞으로의 숙제를 생각한다면 결코 과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리고 앞서 언급되었듯이 선거장소 때문에 애태우지 않으려면 우리의 한인회관 하나정도 갖추어야 할 때가 이미 지나지 않았나 싶다.
버스 동원과 식사 대접
워싱턴지역에서 가장 전용되고 있는 선거운동의 한 방법이 아닌가 싶다. 과거에는 어느 후보가 동원한 버스에 타느냐, 그 후보는 버스에 타면 무엇을 주느냐, 쌀표인가, 상품권인가, 선거 후에 식사는 대접하는가 하는 구태가 있었다. 이번의 선거에서도 기자토론회에서 한 후보가 표현하기를 “어르신들에게 선거 후 식사 한 끼 정도 대접하는 것은 무슨 문제가 되겠느냐”고 표현하였다.
사실 어르신들에게는 그나마 2년에 한번쯤 찾아오는 젊은이들의 환대기간이 이 선거기간인 것이다. 선거 얼마 전부터 떡이나 식사대접이 있기도 하고 또 혹 가다 봄가을 단체 나들이가 그렇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버스동원이나 식사대접은 나쁠 것이 없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 끼의 식사로 표를 파나 쌀표로 표를 파나 매표 행위임에는 다를 바가 없다. 그런 이유로 아직까지 이 같은 어르신 대접에 어떤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더더욱 필자가 아는 한 어르신들도 분명 옳고 그름을 가늠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이번에서도 선관위가 운영한 버스 5대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총 10곳 한인 밀집 거주 아파트에 종일 반복 운영되었지만 그 승차인원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중복 운영을 피하자고 한 공영제가 무색해지고 말았다. 그렇다고 각 후보 측 선거대책본부의 버스나 기타 교통편(이번의 경우 태권도장 미니 밴) 을 제한한다면 그 투표권자의 교통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느냐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차후로 공영버스의 운영에 대해서는 좀 더 발전적인 제도 정착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32대 회장 선거 때인가 비록 낙선하기는 하였지만 모 후보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교통편이나 식사제공 없이 본인의 견장을 두르고 선거운동에 임하는 모습은 신선하게 비치기도 하였다. <계속>
(3)
선거권자 등록 전산화
과거 32대 회장 선거까지는 사전 선거권자 등록을 거쳐 선거에 투표를 행사하였으며 이로 인한 선거권자 미등록으로 선거장에서 투표자와 선관위의 말싸움이 있기도 하였다. 실제로 필자도 32대 선거 시 선관위의 실수로 사전등록이 되지 않아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동기에 회칙 및 선거시행세칙을 개정하여 지난 33대 선거부터 본인의 ID만 지참하면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여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일단 2번의 시행으로 전산시스템의 실시간 검증(이중 투표 방지)이 정착되었으므로 타 지역으로의 투표소 확대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숙제로는 ID가 미비한 동포와 혼혈가족에 대한 선거권 등록 방안이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후보자 선거 서약서
선거 때마다 야기되고 있는 선거서약서 문제이다. 선거시행세칙에는 언급되지 않았으며 서약서에 서명, 제출하지 않아도 후보자 등록을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다. 허나 현재까지 선관위에서 전례로 행해지고 있으며 문제의 소지를 피하기 위해 선거시행세칙에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후보자 등록금
후보자 입후보 등록금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선거에 출마하면서 후보자 자신의 강력한 의지와 각오를 보이며 진지하게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표현의 일환이다. 둘째는 선거에 드는 실제 경비에 충당하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미묘하게도 입후보자 신청서류접수와 입후보자 등록 사이의 틈새를 기해 등록금 환불이라는 불길한 전례를 남기고야 말았다. 선거시행세칙과 선거서약서에서 이중 삼중으로 등록금 반환 불가라는 규정을 만들었으나 접수와 등록이라는 미묘한 법적 해석 사이에서 선관위가 자진해서 한인회의 존엄성을 해치는 등록금 반환을 결정하고야 말았다. 필자가 선관위의 반환 결정 직후 선관위를 사퇴함으로써 그 책임을 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참으로 그 허탈함은 잊을 수 없다. 본인으로서 가장 강력한 항의의 표시였다. 물론 그 후 본인은 선거진행요원으로 선거진행을 도와 선거를 마쳤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선거등록금은 입후보 서류접수와 함께 그 진실성을 담보로 하여 반환될 수 없는 것이 선거 등록금의 의미이다. 한인회의 선거시행세칙에 등록을 전제로 한 증거금으로 해석하여 등록 전이라는 이유로 반환처리 하였으나 이 같은 이유라면 앞으로 또 어떤 사유로라도 서류 접수 후 미등록 상태에서 후보자철회는 등록금 반환이라는 엉뚱한 해석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차후 선거시행세칙에는 반드시 ‘입후보자등록신청 증거금’으로 명확히 하여 접수시 일납 후 어떠한 서류상의 불비나 이유로도 반환할 수 없음을 명확히 하여야 할 것이다.
선거관리위원
선거관리위원은 회장의 선임과 이사회의 비준으로 구성하기로 회칙에 명시하고 있다. 아마도 전기 회장이 유일하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권한이다. 두 번의 선관위 참여를 경험하면서 몇 가지 지적하고 싶다. 이번에 그러하였듯이 선관위가 한 번도 전원 출석한 회의를 할 수가 없었다. 선관위원장은 모든 의사 결정에 선관위원의 회합으로 결정사항을 집행하는데, 선거기간이라는 4주 중 약 2주간은 사실 매일 선관위원회를 소집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럼에도 선관위의 모임 주선에만도 힘이 다 빠지고 마는 현실이다. 그저 “아는 사람이 부탁하니까” 정도로는 선관위원의 책무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또 선거 당일은 어떠한가. 새벽 5, 6시부터 하루 종일 저녁 10시경까지 인력봉사를 하게 된다. 더구나 예측불허의 선거 업무에서는 갖가지 개인적인 피해를 입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같은 문제는 추후 개선해야할 과제로 생각된다.
간선제에 대하여
워싱턴지구한인연합회를 사랑하고 아끼시는 동포여러분이 직접 참여하는 회장선거는 워싱턴지구한인연합회의 그 존재 이유이며 타 어떤 단체도 그 대표성을 수긍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이벤트이다. 혹 간접선거를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우리 동포의 정서는 직접선거에서 느끼는 소속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다소 경비와 시끄러운 대립의 모습을 보일 때도 있지만 이 같은 동포사회의 직접 의사표시 기회를 통해 워싱턴지구한인연합회의 정통성을 확립할 수 있다고 생각되며 앞으로는 그 투표 참여율을 높이는데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된다.
신임 회장의 취임과 더불어 워싱턴지구한인연합회가 워싱턴 한인사회의 리더로서 더더욱 발전할 것을 기대한다.
Fairfax 에서 김명호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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