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문기 뉴스타 부동산 대표
사회가 불경기라고 요란을 떨어서 더 긴박하게 돌아간다. 한국에 다시 IMF가 온다고 하고 환율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정부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하니 사람들이 바짝 도사리고 긴장하고 있다. 한국뿐 아니다. 미국에서 불어 닥치는 금융위기로 세계의 경제가 매우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 많은 사람들이 주택 월 페이먼트를 제때 못해서 안달인 것도 사실이다.
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미국에는 젊은 CEO인 새 대통령이 뽑혔다. 지나간 악재들을 새 정부가 물리쳐 해결해 주리라는 희망으로 우리는 새 마음을 먹어 보자. 우중충했던 사건들을 새로운 희망으로 떨쳐 버리자는 것이다. 지금도 투자를 하는 사람도 많고 좋은 일하는 사람도 많고 명랑하게 남을 도우면서 사는 사람도 많이 있다는 것이 위안이 아닐까.
며칠 전 이명박 대통령이 LA를 다녀갔다. 동포들과의 간담회에서 힘 있게 밝힌 것 역시 희망이었다. 700만 동포들을 믿고 대표적인 지역 LA 동포들을 더욱 믿는다고 했다. 해외순방 때 각 나라 정상들을 만난 자리에서 “당신네 대한민국은 위기만 지나면 한 단계 발전하더라”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그렇다. 대통령 말씀대로 현실이 어려울수록 부동산도 사고, 주식도 사면 개인은 돈을 벌고 서민경제를 활성화된다는 희망을 이야기하여야 한다. 현실이 어려울 때일수록 역사를 짚어본다.요즘은 첨단 시대라고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사람을 좋게 움직여 살림을 꾸려가는 것은 마찬가지다.
옛날의 리더들은 어떤 지혜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가졌을까. 지나간 위인이나 걸출했던 인물들도 당시에는 인정을 받지 못했거나 간신들에 의해 공신이 가리어졌다. 퇴출되기도 하고, 죽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위인들이 다시 나와 주기를 기대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위인이 정작 내 앞에 나타나면 믿으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기하고 질투해서 모함을 씌워서 내 몰아 자리싸움으로 일색했다.
황희는 무려 27년간 정승으로 있었고 그 중 18년 동안 영의정 자리에 있었다. 이렇게까지 오래 정승의 자리에 있던 사람은 조선 역사상 다시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에서 가장 뛰어난 재상의 예로 들어지는 황희는 세종만큼이나 완벽해 보이는 인물이다. 그런 황희정승이 깨달은 한 일화가 있다.어느 날 시골길을 지나던 황희는 한 농부가 누런 소와 검은 소를 데리고 일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황희 정승은 별 뜻 없이 이렇게 물었다. “두 마리의 소 중에서 어떤 놈이 더 일을 잘 하오?” 그러자 농부는 황희의 옷소매를 끌고 밭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데리고 가서 황희의 귀에다 대고 작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누런 놈은 일도 곧잘 하고 시키는 대로 말도 고분고분 잘 듣는데, 검은 놈은 꾀가 많아 다루기가 힘들답니다.”
황희는 어이가 없어 이렇게 물었다. “아니 노인장, 그게 무슨 비밀이라도 된다고 일부러 나를 여기까지 데려 와서 말씀하는 것이오?” 그러자 농부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무리 미물이라 할지라도 저를 좋아하고 미워하는 것을 안답니다. 내가 만일 아까 그 놈들 근처에서 이 얘기를 했다면 그 놈들이 다 들었을 것 아닙니까? 어떻게 사람의 말을 짐승이 알아들으랴 싶지만, 나는 내 집일을 애써 해 주는 그 놈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소.” 그 소리를 들은 황희는 이 농부의 사려 깊은 행동에 감동을 받아 평생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조심했다고 한다.
이처럼 황희는 거시적인 시각으로 공명정대하게 원칙을 살리면서 난립하는 의견들을 조정하는 능력이 탁월했고 설득에도 능했다. 뿐만 아니라 소헌왕후 승하 후 세종이 왕실가족을 위해 불당을 지으려하자 집현전 학사들이 반대하며 동맹파업(?)을 했을 때 그들을 찾아 하나하나 설득해 냈다. 여든 나이의 영의정이 직접 찾아와 설득을 했으니 젊은 유학자들도 더 이상 버티기 어렵기도 했지만 그는 자기를 낮추며 후학들을 배려함으로 그의 설득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90세까지 살면서 조선을 태평성대로 이끌어 갔던 황희는 온화하고 겸손하며 남을 배려할 줄 알면서도 중요한 일에는 거시적인 시각으로 원칙을 지켰다.사람들과 분쟁이 일어날 때는 리더나 동료가 사람들을 설득하고 조정하는 능력이 어느 시대이든 필요하다. 한인사회에는 참으로 많은 일들이 산재되어 있다. 회의만 하면 싸우고 안건을 내 놓으면 반대하고 실제 몸으로 뛰어야 할 때나 몸소 실천을 해야 할 때는 슬그머니 빠지면서 목소리만 좁히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던 것은 모두가 느끼는 바 일 것이다. 황희정승 같은 미덕의 일화를 다룰 수 없더라도 커뮤니티의 화합에 있어서나 처세에 있어서도 반드시 서로를 배려해야만 내가 뜻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뜻과 목표가 같을지라도 말을 어떻게 배려하며 하느냐가 대세를 판가름한다. 싸움과 분쟁으로 몰고 가느냐 화해와 화합으로 친구를 만드는 후자의 생활이 절실한 지금이다. 오바마와 이명박, 상징적인 두 대통령을 믿고 희망을 갖자. 내가 몸담고 있는 지역과 직장의 CEO를 믿자. 동료를 믿고 아랫사람을 믿자. 어려울 때 일수록 인재를 믿고 키워 나가는 것만이 모두의 할 일이고 살길이다. 연말이 다가온다. 덕담을 많이 해서 희망을 사도록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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