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희 부동산 컨선턴트
김영삼 정권이 몇 개월 채 남지 않았을 때, 느닷없이 한국의 국제 금융위기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국가의 경제적 운명이 위태로웠고 우량 국제 금융투자나, 헤지펀드 가릴 처지 없이 미국 달러만 넘어온다면 모든 것이 OK이였던 시절이 있었다.
이런 굴욕적인 사태 앞에 국민들은 순진하게도(?) 집안곳곳에 묻어놨던 금붙이를 나라 살리자는 충성스런 마음에 기부하고 모으고, 이런 금붙이를 녹여 금덩이를 만들어 해외로 갖다 팔아달러를 들여오고... 생각하면 눈물겨운 순수한 백성들의 조건없는 애국이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이러한 충격적인 빚잔치는 없으리라고 다짐했고 절치부심하여 불과 2~3년 뒤 새로운 정권인 ‘김대중 대통령’은 IMF 졸업을 대내외에 선언했다. 그 후 온 나라는 미국 달러를 신주단지 모시듯 열성도 그런 열성은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였다.
그랬던 것이 지금 또다시 외환위기, 자본위기, 실업위기, 소비침체, 수출시장의 위기, 경제성장의 위기, 환율위기, 주시시장의 위기 등 경제적가치가 송두리째 위협받는 오히려 10년 전 IMF 보다 더 매몰차고 더 서러운 상황 앞에 발가벗겨진채 공포어린 눈동자로 해결책도 없이 이렇게 당하는가라는 자조적 허약함이 온 나라를 깊게 드리우고 있다. 지난 세월의 금융위기는 국제적 여파가 그리 깊지 않아 그나마 미국 달러화 조달이 상대적으로 용이했건만 지금은 미국이 기본적인 경제위기를 발생시킨 책임자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의 힘만으로 꾸려나가야 하는 절박감이 더욱더 크다 할 수 있겠는데, 문제는 정부의 상황대처가 국민들이 우려할 만큼의 위기감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데에서 안타까움이 더해간다는 사실이다.
2000년 초반부터 불어 닥친 부동산 광풍은 정부의 수많은 규제정책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고공행진이 계속되었고 건설회사는 이때를 노려 분양가 자율화라는 방패를 들고 나와 부동산 가격거품을 재생산하게 되었으며, 금융권은 제조업 등 진성산업에 대출을 늘리기보다 일반 국민들의 부동산담보대출에만 파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부동산 광풍 시대를 아낌없이 도와주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도 주택 담보 대출에만 과도한 자본이 들어오고 이들 대출자금을 다시 금융자산으로 전환시켜 금융가의 유통 상품화하면서 지금의 연쇄 금융위기를 불러왔지만, 한국은 오직 담보로 받은 부동산의 당시 시장가격을 근본으로 한 대출이었기에 이렇게 제공되어 진 금융권의 대출금이 오히려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아대는 꼴로 나타나면서 매우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짓기만 하면 분양 경쟁률이 기록적으로 높다보니 건설사는 전국 방방곡곡 땅만 있다 하면 아파트를 지어대고 이것이 분양이 안 되면서 건설사 스스로의 목을 죄는 꼴로 나타나 정부의 수많은 건설사 지원 대책이 국민들 의사와는 상관없이 추진되고 있지만 앞으로 건설시장의 긍정적인 예측을 말하는 이가 없을 정도로 무모하기만 하다. 정부로서는 건설사를 살려놔야 파생산업이 안정될것이고 고용도 안정되고 소비시장도 충격을 덜 수 있고, 그러한 이유를 말하지만 거품을 조장했거나 만든 건설사의 원인적 책임을 이 기회에 묻는 것도 향후 한국경제의 건실함을 유지할 수 있는 또 다른 대안일 것임도 유념할 필요는 분명 있거늘 어찌하여 밑 빠진 독에 자꾸 물을 붓고자하는지 알다가 모를 일이다.
지금 한국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전망이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다. 가격이 떨어지고 하는 문제가 아니라 금융권의 무책임한 기존 부동산 대출금 상환 압력이 거세질 것은 당연한 수순이고 보면 부동산 소유자들이 받게 될 진정한 고통의 시간이 예약되었다고 보는 측면이 강한 것이다 이러한 때 부동산가격이 언제 오를 것이냐는 순진한 물음에 불과하다.
정부가 정책으로 말을 한다 하지만 정책도 국민의 안정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강력하고도 효과적이고 집중적이 또한 지금즉시 시행하는 것이 옳은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정부는 시장경제를 얼마나 존중하는지 몰라도 정부 부처 간의 불협화음만이 나오고 있고, 대통령의 중소기업체에 대한 대출 독려성 지시는 은행창구에서 받아들이지 않는 현재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가?
정부는 정책으로 난국을 풀자면 돈줄부터 국민들 호주머니에 쏙 들어올 정책만이 지금 선택사항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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