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시장의 폭락과 금융경색으로 특징지어지는 금융위기는 이제 국민 실물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여 이미 경제침체에 들어갔다고 국가경제연구소가 발표하였다. 경제침체는 높은 실업과 국민소득의 하락, 그리고 자동차 3사의 파산위기와 같은 산업생산의 감소로 국민경제가 위축되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경제가 위축되면 모든 국민의 경제생활이 어려워지고 지금까지 구가했던 번영과 풍요는 점점 사라져가게 될 것이다.
금번 금융위기와 경제침체는 2가지의 특징을 안고 있다. 하나는 세계 제1 경제대국인 미국에서 발원하여 선진국, 중진국, 산유국 등 모든 나라로 번져나가는 전 세계적이라는 것이다. 둘은 1929년 세계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하고 장기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직도 밑바닥이 보이지 않는다고 떠들썩하다.
미국의 내로라하는 경제 정책가들이 몇 가지 금융위기 구제책을 내놓았지만 아직 그 효력이 있는 것 같지 않고, 세계의 경제석학들도 각각 제창하는 대안이 제가쟁명이며, 지금의 금융위기는 자본주의, 특히 금융자본주의가 부득이하게 간직하고 있는 구조적인 결함에 기인한 것이라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하나님의 역사를 믿는 기독신앙인으로서 성경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지금의 금융위기는 분명히 하나님이 허락하신 시련이고, 좀 더 심하게 표현하면 하나님이 내려 주신 심판인 것이다.
하나님의 시련과 심판은 왜 내려지는 것인가? 인류의 역사를 더듬어보면 분명하게 그 원인을 밝히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성경적인 대답은 하나님의 진리말씀에 대한 불순종이다. 불순종에는 ‘표시된 하나님 말씀’에 대한 불순종이 있는 동시에 ‘암시적인 하나님 말씀’에 대한 불순종도 포함한다. 인류역사상 가장 번영을 구가하고 있으며 다원적인 가치와 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현세대의 삶에 있어서는 표시된 하나님 진리에 대한 불순종보다 암시적인 하나님 진리에 대한 불순종이 더 심각한 의미를 갖게 된다.
지금의 금융위기가 암시적인 하나님 진리에 대한 불순종으로 인한 하나님의 시련, 심판인 것은 바울이 로마서에서 잘 지적해 주고 있다. “하나님을 알되 하나님으로 영화롭게도 아니하며 감사치도 아니하”(로마서 1장 21절)는 것이 바로 암시적인 하나님 진리에 대해 불순종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적인 삶을 통해서 하나님이 암시적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진리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청지기의 삶’(베드로전서 4장 10절)이다. 이를 정리해 보면 하나님을 알되 청지기의 삶으로 하나님을 영화롭게도 아니하고 감사하지도 아니하면 하나님은 그대로 내어 버려두사 삶의 위기 즉 금융위기라고 하는 시련, 심판을 내리신다는 설명이다.
지금의 시장경제체제에는 세 경제주체가 있다. 소비자, 기업가-자금관리자, 정부 등이 그것이다. 이 세 경제주체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감사하는 청지기의 삶을 살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하나님의 버림을 받아 세계적인 금융위기라는 하나님의 시련, 심판을 받게 된 것이다.
소비자는 소득 이상으로 소비하였고, 자금관리자는 근시안적 이익만을 위하여 금융파생상품을 마구 만들어 냈고, 정부는 금융시장의 유동성을 위하여 방만한 금융정책을 펼친 것이 청지기적 삶의 원칙에서 벗어난 경제행위였다.
하나님은 모든 것의 ‘절대소유권’을 갖고 있고 인간은 청지기로서 성실하게 관리해야 하는 ‘상대소유권’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청지기 삶의 근본이념이다. 그래서 청기지는 모름지기 ‘정의’롭게 관리해야 하며, 분에 넘치는 ‘탐욕’은 절대금물이다. 현 경제체제의 세 주체인 소비자, 기업가-자금관리자, 정부는 분수를 훨씬 뛰어 넘는 탐욕적인 경제행위를 감행하지 아니했는지? 그래서 지금의 금융위기, 경제침체를 결과하지 아니했는지?
현 금융위기-경제침체의 해결책은 다른 때와는 달라 경제체제의 구조적인 개혁이 요청된다고 하겠다. 두 가지의 개혁이 그것이다. 하나는 경제주체 모두가 청지기 사상을 갖추는 ‘자세의 개혁’이고, 둘은 청지 기적 경제행위를 실행할 수 있도록 마련해 주는 ‘제도의 개혁’이다. 전자가 교회, 아니면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몫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경제정책 결정자들의 몫일 것이다.
백 순
연방 노동부 선임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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