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해결은 대화의 장부터 마련해야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연거푸 낙선의 고배를 마신 뒤 듀크대에서 한반도 문제와 통일에 관해 연구를 하고 있는 정동영 전 민주당 대선후보가 미국의 각 도시를 돌며 젊은 대학생들은 물론 한인동포들과의 만남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과 2일 LA에서의 일정을 마친 후 북가주를 방문 4일 스탠포드대학에서 ‘한반도에서의 제4의 물결’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한 정동영 전 후보를 만나보았다.
- 강연과 동포들을 접촉하는 것이 정치재개를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인가?
듀크대로 건너온 이후 그동안 연구한 부분에 대한 설명과 남북문제의 악화에 대한 우려로 이를 동포들과 젊은 학생들에게 올바로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행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또한 각 대학에서 특강요청이 왔기에 이렇게 강연을 하고 다닌다.
- 금명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는데
개인적인 일로 다녀올 생각이다. 또한 내년에 실시될 재.보궐선거와 관련 나와 관련 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민주당의 대선후보를 지낸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정확한 입장표명이 필요할 것 같아 생각 중에 있다.
- 제1당의 대선후보를 지낸 경력을 갖고 있는데 정치를 다시 재개해야 하지 않겠나?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 여기서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닌 것 같다. 단지 지금 이 순간만큼은 한반도와 통일문제에 관한 연구를 끝마치는데 열중하려고 한다. 한반도의 장기적 비전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연구가 될 것이라 믿는다.
- 최근의 남북관계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듯한데
지난 10년간 쌓아온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이 이명박정부가 들어선 10개월 만에 망가졌다. 현 정부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행한 설득과 포용의 정책에서 강경정책으로 돌아선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지난 2000년에 발표한 6.15공동선언과 10.4 공동선언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이 두 선언은 오랜 기간의 냉전 상태로부터 새롭게 화해의 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남북 관계가 대립하고 갈등하는 것을 누구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 현 정부는 강경한 노선을 유연하게 가져가야 할 것이다.
- 북한 핵문제를 풀기위한 미국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대화다. 지난 20년 동안 북한의 핵 문제를 돌아봤을 때 대화가 이루어졌을 때 북핵 문제의 실마리가 보였다. 이처럼 대화의 장에 들어선 이후에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북한과 수평적인 입장에서 정치, 경제적 비핵화와 함께 안보에 대한 협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미국 정책에 부합하는 핵 동의안을 받아내는데 매우 용이할 것이다.
- 과거 노무현정부 때 특사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때 만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느낌은 어땠나?
지난 2005년 6월에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었다. 그때 만나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와 미국의 동향에 대해 너무나 소상히 알고 있어서 깜짝 놀랐었다. 김위원장과 긴 시간에 걸쳐 북핵 등 이슈로 떠오른 문제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면서 대화를 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알게 되었다. 지난 20년 동안 북한의 핵 문제를 돌아본다면 오로지 대화가 이루어졌을 때 문제 해결이 조금씩이나마 진행되었던 것을 알 수 있다.
- 한반도의 제4물결을 강조하셨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정보화시대를 두고 제3의 물결이라 얘기했으며 정치학자 사무엘 헌팅톤은 80년대의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남 유럽의 민주화 운동을 민주화의 3번째 물결이라고 한 적이 있다. 내가 강조하는 한반도의 4번째 물결은 한반도에서 냉전의 그림자를 없애는 것이다. 냉전의 중심에는 북한의 핵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유일하게 분단국으로 남아있는 한반도에서 냉전의 그림자를 들어올리는 것이 바로 동아시아의 평화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세계 화합을 위한 4번째 물결이라 할 수 있다.
<이광희 기자> kh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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