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덴의 동쪽’ 살리나스서 가꾼 ‘분노의 포도’
존 스타인벡 생가∙박물관엔 문학의 향취 가득
북가주지역에 가볼만한 곳이 많이 있지만 살리나스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의 문학 현장을 찾아가는 길은 가슴을 설레이게 만들었다.
위대한 작가들은 어느 지붕밑에서 자랐으며 감동을 안겨주었던 작품의 무대는 어떠한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살리나스는 지중해성 기후로 날씨가 온화하고 땅이 비옥하여 농사를 짓기에 좋은 곳이다. 농촌냄새가 물씬 풍기는 살리나스는 양배추(Lettuce) 의 생산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존스타인벡은 20세기초 불황기에 타지역에서 일거리를 찾아서 온 일꾼들이 당시 농장주들의 비인간적인 처사로 인한 노동자들의 비참한 실상을 알린 작품이 바로 ‘분노의 포도’이다. 살리나스에는 그가 소설의 배경으로 삼았던 여러곳들이 있어 그의 숨결을 느끼게 만든다.
존 스타인벡의 문학의 고향인 살리나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110마일 거리에 위치해있다. 존 스타인벡의 작가의 향취를 가득 느끼게 하는 곳은 그가 태어나고 자란 아름다운 빅토리아양식의 생가이다. 살리나스 다운타운에 위치(132 Central Ave. Salinas)한 생가는 1897년 지은집을 1900년 스타인벡의 아버지가 사서 이사를 왔다. 스타인벡은 이집 아래층 입구의 왼쪽 첫방에서 태어났다. 방이 15개인 이 생가는 스타인 벡의 작품 ‘에덴의 동쪽’에 “하얀 울타리속에 잔디밭으로 둘러싸여 크기는 하지만 허세가 없는집”으로 묘사하고 있다. 스타인벡이 태어난 방도 ‘에덴의 동쪽’에 “사진과 화장수병과 솔과 빗과 도자기들로 가득찬 침실”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2층의 레드 룸은 초기 소설 ‘빨간 망아지’등을 쓴 곳이다. 스타인벡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이집에서 살았다. 현재 이집은 벨리 길드(Valley Guild’s)라는 자선단체가 사들여 1974년부터 관리 해오고있다. 이들은 점심과 지하실에서 기념품등을 팔아 그 수익으로 유지관리하고 있다. 현재 생가는 미국가 사적으로 지정되어 보존 관리되고 있다.
살리나스의 생가에서 3블럭 정도 떨어진곳에는 1998년 7월 1일 새로 문을 연 국립내셔널 스타인벡센터(National Steinbeck Center)가 있다. 현대식 건물의 스타인벡센터는 살리나스지역주민과 미정부및 문화단체들이 그의 업적을 기리기위해 오랫동안 모금과 정부지원으로 건립한것이다.
스타인벡 센터에는 그의 작품과 생애를 보여주는 전시 홀과 농업 뮤지움, 아트와 문화 갤러리로 구성되어있다. 센터에들어서면 그 오른쪽에 극장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람객에게 먼저 영상을 통해 스타인벡 생애와 작품, 살리나스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뮤지움 본관에 들어서면 스타인 벡의 각종 소설 배경이 된 곳을 살리나스 밸리의 지도를 통해 지명과 작품명, 살리나스지역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또 전시실에는 스타인벡의 각종 작품을 연대순으로 소개하며 작품 소재지, 등장인물의 성격,시대배경등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의 대표작인 ‘분노의 포도’ ‘에덴의 동쪽’ 영화도 상영하므로 관람객들이 볼 수 있다. 그리고 1962년에 받은 노벨 문학관에서는 그의 수상 모습,각종 상패,훈장,생전의 유물등도 보관되어 있다.
김희봉 본보 칼럼니스트와 함께 문학 현장 답사에 나선 소설가 조경란씨는 스타인벡센터에 “생전에 그가 타고 다녔다는 모빌하우스에 돈키호테의 충실한 말의 이름처럼 ‘로시난테(Rocinante)’라는 이름을 붙여둔 것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조경란씨는 “뮤지움이 단순히 그 작가의 모든것을 수집해 놓은 것이 아니라 영상이나 입체적인 자료를 통해 작가가 살았던 시대나 역사를 함께 생생하게 되짚어볼수 있는 시간을 만들게 해주는 것같다”면서 기억에 오래남을 보람있는 여정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립 스타인벡센터(I Main St.Salinas)는 매주일 오전10시부터 오후5시까지 7일간 문을 연다. 입장료는 일반성인 10,95달러. 62세 이상 노인 8.95달러. 청소년(13-17) 7.95달러.
주소 1 Main St. Salinas. CA 93901. (831)775-4721. www.steinbeck.org.
<손수락 기자> sooraks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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