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 리(한미정치발전연구소장)
오바마는 경제위기 극복을 새 정부의 최우선 정책순위에 두고 신설한 백악관 경제회복 자문위원회(ERAB) 의장에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사무국장에 선거캠프에서 경제참모 역할을 한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를 임명할 예정이다. 경험 많은 중진과 유능한 신세대 인사를 적절히 융화시킨 내각 라인은 변화와 개혁보다는 경제위기 극복을 통한 발전을 중시하는 오바마의 정책기조에 힘입어 최근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오바마가 효율적인 경제정책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한다면 미국 경제가 다시금 바닥을 치고 오르는 시점은 2010년 중반기 쯤이 될 것이다. 이는 새로운 경제정책들이 탄력을 받고 영향력을 행사하며 효과를 거두는데 최소한 1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현재는 2차대전 이래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고 새 정부가 경제문제에 올인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절박하다. 경제회복의 시점을 2년 후로 잡는 것은 오바마가 끌어갈 새 정부의 경제정책과 외교, 국방 등 전반적인 능력을 분석해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상반기만 해도 러시아는 국제 유가 상승으로 국내경제가 전례없는 호황을 누리며 국제사회에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부시가 지탄받는 사이 지구의 반대편에서 푸틴은 러시아의 새로운 영웅으로 떠오르며 냉전시대 패권을 회복하고자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과거 소련의 위성국가였던 신흥국가들에 대한 본보기로 밀어부친 그루지아전에서 미국이 속수무책으로 방관하자 더욱 기세가 등등해졌다.그러나 이제 소련의 증시가 바닥을 치며 대기업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유럽이 구제금융책 마련에 골몰하는 등 세계는 험난한 경제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석유자원을 매개로 신흥 자본국으로 호황을 누리던 아랍메리트도 타격을 입고 불패를 모르던 두바이는 관광객의 위축으로 지금껏 쏟아부은 산업자본이 공중분해될 지경이다.
러시아,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 경제대국들로 구성된 브릭스(Brics)가 미국의 경제침체를 치고 올라와 국제사회의 패권을 다국체제로 변환시킬 것이라는 정치학자들의 진단도 해를 넘기지 못하고 퇴조하고 있다. 그만큼 미국발 경제위기의 여파는 치명적이다.이들 국가들이 새로운 기술력과 자본력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것도 미국이 세계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때 EU가 미국을 상대로 도전장을 냈다 꼬리를 내렸다면 Brics는 제대로 떠오르지도 못하고 지는 태양이 되고 있다. 이는 역으로 세계경제의 중심은 여전히 미국의 손 안에 있고 경제위기 극복도 미국에 의해 가장 먼저 이룩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엘빈 토플러는 지식경제 기반의 세계에서 경제위기는 무형자산과 유형자산의 연관관계를 규명하여 시대의 흐름에 맞는 새로운 위기 대안법을 강구해야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전통적 의미의 실물경제는 한계를 갖고 있으므로 전세계의 네트워크화를 통한 변화의 가속화가 지식산업을 대변하는 무형의 자산과 산업을 통해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시대적 변화에 따른 경제정책이 세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새로운 미래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세계 경제 대공황이 2차대전을 일으켰다면 대공황의 발생지로서 최악의 위기를 극복한 미국이 다시금 그와같은 상황을 가장 먼저 극복할 것이라는 것이다. 전세계 지식산업의 종주국으로서 미국의 무형의 자산은 새로운 기술력을 창출할 수 있는 인프라의 생산고인 교육제도에서 찾을 수 있다. 세계 유수의 수많은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뿜어나오는 새로운 세계를 위한 기술, 지식산업의 보고로서 기능과 역량은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다.결국 외환 보유고가 중국에 미치지 못하고 채무가 감당하기 어려울 지경으로 엄청나고 뉴욕의 증시가 바닥을 쳐도 다시금 일어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것이 미국이다
미국을 대체할 강대국은 존재하지 않으며 여전히 세계는 미국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 경제, 군사력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탄탄하게 쌓아온 교육, 기술, 문화력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시대적 에토스 역할을 하며 미국의 든든한 국가 자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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