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성 파인리지 모기지
지난 25일 주택모기지 등 가계대출에 관련하여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일대 희소식이 전해졌다. 연방준비위(Federal Reserve)가 모기지 융자 및 가계대출에 관련된 대출경색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총8000억달러에 달하는 유동화채권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말 그대로 8000억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채권시장에 쏟아 부음으로써 시장의 안정을 꾀하는 이른바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의 방법이다. 즉 8000억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신규대출과 채권매입에 집중 투입해 주택모기지, 비즈니스융자 및 학자금융자를 얻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만드는 것은 물론 금융비용도 크게 절감시키겠다는 의도이다.특히 연준은 국책모기지회사(GSE)인 페니매와 프레디맥으로부터 6000억달러에 달하는 모기지
채권을 매입할 것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조치는 계속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기지 채권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모기지 시장은 모기지 채권에 대한 투자수요가 줄어들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이같은 수요 격감은 채권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단기금리가 1%에 지나지 않으며 재무부 채권의 수익률 역시 3%대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기지 이자율은 계속 6%대 이상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연준이 앞으로 막대한 금액의 모기지 채권을 매입하기 시작하면 상황은 크게 달라지게 된다. 채권시장에서 모기지 채권에 대한 수요가 급등함으로써 가격 하락을 유발하게 되고 이는 모기지 이자율의 급락으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연준 역시 이번 조치를 통해 모기지 이자율을 하락시킴으로써 모기지 융자를 더욱 용이토록 하여 주택시장의 회복을 진작시킬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회복을 촉진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공언하고 나선 것을 보면 모기지 이자율을 낮추기 위하여 작정을 한 것임에 틀림이 없다.연방정부는 모기지 시장에 대해 직접적으로 개입할 뿐만 아니라 현재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자산 유동화 시장을 지원하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최근 자산유동화시장은 거의 작동을 하지 않는 상태에 있는데 지난 10월중 신규채권은 불과 4억달러에 불과하며 그나마도 11월에 들어서는 이제껏 하나도 일어나지 않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는 가계대출(학자금 및 자동차론)과 비즈니스 융자에 관련한 유동화채권 보유자들
에게 2000억달러에 달하는 융자를 제공할 것이라 발표하였다.
모기지유동화채권을 매입키로 한 연방준비위의 조치는 기준금리가 1%에 지나지 않는 상황에서 금융비용을 일시에 낮추기 위한, 시장에 돈을 쏟아 붓는 이른바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하는 수단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단기금리를 인하시킴으로써 모기지이자율과 같은 장기금리가 덩달아 하락될 것을 기대하기 보다는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인위적으로 모기지이자율을 낮추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와 같은 ‘양적완화’조치는 달러를 무한정 찍어내어 시장에 쏟아 붓는다는 측면에서 잘못하다가는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킬 여지가 있으나 디플레이션의 위협마저 느끼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이와 같은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연준은 페니매와 프레디맥의 직접 채무의 경우 1000억달러까지 매입할 계획인데 다음 주부터 즉각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하며 모기지 채권에 대해서는 5000억달러까지 매입하는 프로그램을 올해 말까지 시행에 옮길 것이라 발표하였다.이와 같은 연준의 조치가 취해지자 모기지 이자율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월요일까지 6.000%를 상회하던 30년 고정 모기지는 5.375%로 무려 0.625%가 하락하였고 15년 고정 모기지 역시 5.25%로 크게 하락하였다. 이자율이 이처럼 크게 하락하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모기지재융자를 통하여 금융비용을 절약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40만달러의 30년 고정 모기지를 6.500%에 얻었다고 가정할 경우 이를 5.375%로 재융자 하게 되면 월 모기지 부담은 2,548달러에서 2,239달러로 289달러가 절약되게 된다. 지난 2001년 닷컴버블이후 발생한 경기침체 때 연준의 저금리정책에 힘입어 주택소유자들이 모기지재융자를 통하여 막대한 모기지 비용을 절약했고 이는 가계소비를 촉진시키는 계기로 작용한 바 있다. 연방정부가 이번 조치를 통하여 기대하는 바가 바로 이러한 식의 경기부양이고 보면 이는 지난 봄 무상으로 뿌려진 세금 리베이트와도 마찬가지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니다.
마치 헬리콥터위에서 달러를 마구 뿌려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또한 낮은 모기지이자율은 주택시장의 침체를 개선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주택재고가 무려 450만채에 달하는 상태에서 모기지 연체와 주택압류의 급등으로 인하여 주택가격의 하락을 계속 압박하는 등 디플레이션적인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어 쉽게 해결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낮은 이자율에 힘입어 주택구매자가 움직이게 될 수만 있다면 주택시장 역시 계속되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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