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의반타의반 2년 전 은퇴 양키스 버니 윌리엄스
음반제작 영화산업 와중에도 식지 않은 복귀의지.
Going, Going, Gone! 메이저리그 야구중계 때 홈런타구가 쭉쭉 뻗어 혹은 훨훨 날아 펜스를 넘어갈 때 캐스터는 대개 이렇게 외치며 홈런의 완성과정을 전달한다. 한국에서 야구중계자들이 홈런타구를 보면서 넘어가느냐, 넘어가느냐, 넘어갔습니다 하고 소리치는 것과 같은 뜻이다. 뉴욕 양키스의 중견수로 활약하다 2006년 시즌을 끝으로 원치 않는 야인이 된 버니 윌리엄스가 홈런을 칠 때는 다른 외침으로 대체됐다. Burning, Burning, Burn! 그의 이름(Berny)을 이용한 운(rhyme) 놀음이다. 굳이 번역하자면 타느냐, 타느냐, 탔습니다쯤 되겠다. 그의 방망이가 불을 뿜은 뒤끝이면 신문지상에는 Burning Berny(불타는 버니)라는 제목이 등장하곤 했다.
중미 작은나라 푸에르토리코에서 1968년 9월13일 태어난 만40세의 이 사나이의 메이저리그 이력은 양키스에서 시작해 양키스에서 끝났다. 1986년 줄무늬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그는 2006년 시즌을 끝으로 자의반타의반 은퇴할 때까지 21년동안 오직 양키스 소속으로 뛰었다. 그가 오직 양키스 일원으로 뛴 경기는 모두 2,076게임. 그의 전설적 선배들인 미키 맨틀(2,401게임), 루 게릭(2,164게임), 요기 베라(2,116게임), 베이브 루스(2,084게임)에 이어 양키스 통산랭킹 5위다.
정규시즌에 쌓아올린 무수한 기록들은 차치하고 그는 메이저리그 통산 포스트시즌 타점 1위(83타점), 포스트시즌 홈런 2위(22개)다. 큰 승부에 특히 강했다는 증거다. 월드시리즈 챔피언 링을 4개나 가보로 챙겨놨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MVP(1996년), 아메리칸리그 외야수부문 골드글러브(1997-2000년), 아메리칸리그 외야수부문 실버슬러거(2002년) 등 숱한 영광이 그와 함께했다.
그러나 양키스와의 작별은 초라했다. 어쩌면 가혹했다. 세월이 흘러도 양키스는 양키스이기를 바랐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윌리엄스는 계속 윌리엄스일 수 없었다. 양키스는 자니 데이먼을 영입했다. 윌리엄스의 만년 중견수 자리는 잠식을 당했다. 사실 윌리엄스는 뛰어난 타격에 비해 수비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양키스가 생각한 윌리엄스 대체카드는 데이먼 한 장만이 아니었다. 쑥쑥 성장하는 멜키 카브레라를 윌리엄스의 후임자로 점찍었다. 2006년 시즌 뒤, 윌리엄스는 당연히 양키스에서 선수생활 연장을 원했다. 양키스는 귀를 닫았다. 마이너리그 초청선수로 스프링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하라고 했다. 윌리엄스는 자존심이 상한 나머지 쓸쓸히 은퇴했다.
카브레라에 대한 양키스의 믿음은 빗나갔다. 수비력은 괜찮았으나 공격력에선 윌리엄스와 비교가 안됐다(2007년 타율 2할7푼3리, 올해 타율 2할4푼9리). 양키스는 양키스테디엄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실패했다. 십수년만에 본 양키스 없는 가을의 클래식이었다. 양키스에 가려면 언론의 밥이 될 각오부터 해야 한달 정도인 가차없는 뉴욕언론이 양키스의 흉년을 곱게 봐줄 리도 없고, 허약한 중견수 자리를 그냥 지나칠 리도 없었다.
뉴욕포스트가 19일 변죽을 울리는 방식으로 양키스의 약점을 들췄다. 야구실력 뺨치게 좋은 재즈기타 연주자로 자의반타의반 은퇴후 영화와 음악 산업에 뛰어든 윌리엄스를 찾아내 식지 않은 복귀희망을 쏟아내게 했다. 양키스 유니폼을 다시 입고 싶냐고 물어 그렇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냐. (내년 시즌부터 사용되는) 새로운 양키스테디엄에서 뛰는 것은 일생일대 기회라는 윌리엄의 답을 얻어냈다. 찬스에 강했던 타자답게 윌리엄스는 덧붙였다.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훈련을 계속해왔다. 뉴욕포스트는 은근슬쩍 기름을 쳤다. 윌리엄스는 여전히 양키스 팬들에게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가드너의 개인 코치 역할도 할 수 있다.
마침 윌리엄스는 요즘 자신의 재즈기카 솜씨로 주원료로 해 새 앨범을 준비하는 한편 양키스를 주원료로 한 영화에서는 그 자신이 양키스 선수가 되는 거리의 악사 역할을 맡는다고 한다. 윌리엄스의 양키스 복귀소원이 성취된다면 그의 영화는 비록 197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한다지만 윌리엄스 자신의 운명에 대한 예언적 영화가 될 수도 있다.
나는 이제 쉬고 싶다
스탠포드 출신 양키스 에이스 마이크 뮤시나
개인통산 270승에 빛나는 마이크 무시나(40)가 은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전문매체 FOX스포츠는 19일 메이저리그 소식통을 인용, 뮤시나가 장고 끝에 은퇴를 결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뮤시나가 은퇴를 결심한 주된 이유는 고향인 펜실베니아주 몬터스빌에 있는 가족과 함께 더 많은 보내기 위해서다. 뮤시나는 뉴욕주 브롱스 베드포드에 위치한 현재 집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예의 전당 보증 수표인 300승 고지에 바짝 다가선 뮤시나는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를 선언, 300승에 미련을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은퇴를 적극 만류했던 뉴욕 양키스가 CC 사바티아 등, FA 투수 영입에 열을 올리자 은퇴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0년 1라운드 20순위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지명된 뮤시나는 이듬해인 1991년 빅리그에 데뷔, 올 시즌까지 통산 270승(153패)을 기록했다. 통산 평균자책점은 3.68.
뮤시나는 통산 5차례 올스타 무대를 밟았고, 통산 7차례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특히, 올 시즌에는 마흔 나이에도 데뷔후 첫 20승(9패) 고지에 오르는 등 부상병동 양키스 마운드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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