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는 자신의 열정과 일에 대한 의지, 적극성 등을 표현하는 글쓰기라고 설명한 바 있다. 자기소개서와 함께 준비되는 이력서는 이러한 열정과 적극성을 지금까지 어떻게 펼쳐 왔는지, 또한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에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나타내는 개인 역사서와 같다. 다만 자기소개서의 형식과는 달리 최대한 간단명료하게, 사실(fact) 위주의 내용 전개가 중요하다.
최근 자기소개서와 이력서 작성에 대한 많은 자료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이력서 내용의 배열순서와 글자체, 크기 등 세세한 부분까지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작성 스킬만을 따르다 보면 이력서가 자칫 정형화된 스테레오타입으로 굳어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원칙을 준수하는 선에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야 수많은 후보자 중에서 선택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력서 작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모든 내용이 한 눈에, 그러면서도 자신이 내세울 만한 이력이 돋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무자비한 말 같지만 인사담당자 입장에서 이력서 심사는 상당히 지겨운 과정이다. 누구든 이력서 100통쯤 보고나면 그 다음부터는 어떻게 해서든 빨리 범위를 좁혀야겠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고개를 든다. 심지어 몇 가지 키워드로 이력서를 자동으로 심사하는 소프트웨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눈에 확 띄는 무엇인가가 있지 않으면 다른 많은 후보자 함께 ‘탈락’ 박스에 들어가 다시 불려나오지 않는 비운을 겪게 된다.
실적 중심의 이력서 작성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기업에서 인재 평가 때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바로 수익창출 능력으로 ‘이 사람을 채용했을 경우 회사가 얼마를 벌어들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에 이력서를 통해 회사에 이러한 부분에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성과를 수치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세일즈의 경우 자신이 몇 %의 매출증대에 기여했고, 생산부서는 얼마의 생산량 증가가 있었는지, 고객 담당부서는 자신의 업무로 신규고객이 얼마나 늘었는지 등으로 설명되면 좋다. 또한 기업의 모집분야 업무와의 연계성을 중심으로 실적을 정리할 필요도 있다.
많은 경력으로 인해 늘어나는 분량과 이를 줄여야 하는 고민에 빠질 때가 있다. 가장 이상적인 이력서의 분량은 1페이지이지만 이는 자신의 이력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둔 얘기이지 필요한 내용조차 줄여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이럴 경우 ‘직무기술서’의 형태로 내용을 추가할 수 있는데 자신이 참여했던 업무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는지, 언제 이루어졌는지, 어떤 성과를 낳았는지 등을 상세히 기술하여 이력서에 추가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자기소개서에 대해 언급하며 설명하였지만 이력서 역시 최대한 솔직하게, 거짓정보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허위로 작성된 이력서 내용은 면접과 레퍼런스 체크 과정을 통해서, 최악의 경우에는 입사가 확정된 이후에도 자신을 공격하는 창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력서 작성은 세밀함과 세심함의 조합으로 자신의 첫 인상을 좌우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문제로 전체적인 스타일, 글자체, 종이의 질감과 색까지 신경 써야 하고 이력서 작성이 끝난 뒤에는 몇 번이고 오타가 없는지, 어색한 문장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이런 사소한 실수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력서 작성에 있어서 한 가지 더 당부하고 싶은 점은 2가지 이상의 이력서를 준비하라는 것이다.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직종별로 별도의 이력서를 준비하여 지원하는 기업에 따라 그 때 그 때 포커싱을 달리 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한다. 실제로 최근 한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구직자들은 평균 1.9개 직종의 이력서를 보유하고 취업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직종별로 별도의 이력서가 준비되려면 기업의 채용소식을 접하고 나서 부랴부랴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자신의 근무실적을 스스로 수치화하고 기록, 평가하여 적절히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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