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19일자 A1면에 전일현 후보측이 중앙일보에 유감을 표명하는 기사가 게재됐다. 내용은 전일현 후보측이 18일 각 언론사로 보낸 발표문을 통해 “중앙일보가 한인회장 선거 결과에 의도적으로 영향을 미치려는 것처럼 비치게 된 것에 대해 중앙일보와 한인사회에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전 후보측의 유감표명이 나오기까지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14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쳐 중앙일보에 북가주 기자협회 주최 후보합동 정견발표회 안내기사가 나가자 전 후보측은 17일(월)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협회는 선관위로부터 위임이나 토론회 개최 허락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중앙일보와 손잡고 일방적으로 토론회 시간과 장소를 결정’고 ‘김상언 후보측 이사로 등록돼 있는 김진영 씨는 중앙일보 직원이며 김진영씨는 김상언 후보측 이사로 등록할 때 솔직하게 회사 이름을 대지 않고 회사원이라고 속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동정견발표 거부 이유에 대해서는 ‘김상언 후보측 선거대책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대부씨는 선데이 교차로 사장이고, 기자협회 주관 후보자 토론회를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사람이 기자협회 부회장인 교차로 박성보씨이기 때문에 공정한 토론이 이루어지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중앙일보는 18일자에 ‘정견발표 보도는 기자협회의 보도자료에 기초했을 뿐이며 이와 관련해 어떤 의사도 주장한 적이 없다’, ‘김상헌씨 이사로 등록한 김모씨는 파트타임으로 1개월간 일하다 14일 그만 둔 인물’이라며 전일현 후보측에 ‘본보(중앙일보)가 특정 후보를 위해 편파적인 보도를 하거나 자세를 견지한 양 주장한데 대해 ‘공식적인 사과 또는 해명’을 요구’했고, 전 후보측은 19일자에 중앙일보에 유감표명을 했다.
기자의 확인 결과 전 후보측의 유감표명이 나오기에 앞서 전 후보측과 중앙일보는 서로 유감표명을 하는 선에서 이번 사태를 무마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전일현 후보와 강승구 선거대책위원회 간사에 따르면 중앙일보 최광민 국장과 주영기 기자는 18일 전일현 후보와 강승구 간사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중앙일보에 유감표명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전일현 후보는 “한 동네에 살고,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는데 최광민 국장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미안하다고 말했지만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기자에게 털어놓았다.
최광민 국장은 강승구 간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중앙일보가 선거에 개입하는 것처럼 비친 성명서 철회를 요구했으나 강 간사는 “중앙일보측이 (전 후보측 성명서 발표에 대해) 성의있게 답변해야 철회할 수 있는 거 아니냐”며 팽팽히 맞섰다. 최광민 국장은 18일자 A3면 ‘전일현 후보 선대위 성명에 대한 본보의 입장’ 제하의 기사 중 3번항이 중앙일보측 유감표명이니 전일현 후보측 역시 유감표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측이 전일현 후보측에 유감표명 의사를 밝혔다는 18일자 A3면 ‘전일현 후보 선대위 성명에 대한 본보의 입장’ 제하의 기사 중 3번항은 ‘이럼에도 불구하고 앞뒤 정황에 대한 확인없이 마치 본보가 특정 후보를 위해 편파적인 보도를 하거나 자세를 견지한 양 성명을 통해 주장한 것에 큰 유감을 표명합니다’로 되어 있다. 상대에 대한 유감표명이 아니라 중앙일보측의 불만을 표시한 조항이다. 그러나 강승구 간사는 “자신들이 유감표명을 했다고 계속 주장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중앙일보측은 ‘유감표명을 했다’는 주장만으로 전일현 후보측으로부터 ‘논란의 여지없는’ 유감표명을 받아낸 셈이 된 것.
이 과정에서 최광민 국장은 18일 강승구 간사에게 “이런 분위기에서 (19일자에 싣기로 한 전일현 후보) 인터뷰 기사를 어떻게 내느냐”고 말한 것으로 강 간사는 전했다.
한편 19일자 A1면 ‘SF 한인회장 전일현 후보 본보에 유감 표명’기사에 따르면 전 후보측이 18일 각 언론사로 유감표명 발표문을 보냈다고 돼 있으나 실제로는 중앙일보에게만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강승구 간사는 “유감표명에 대한 글을 한 줄만 써서 각 언론사에 보내달라고 주영기 기자가 요구했지만 다른 언론사에는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물론 본보는 전일현 후보측 유감표명 발표문을 받지 못했다.
<박승범 기자> sb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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