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색 고기
육류 즉 쇠고기, 양고기 등 붉은 고기(red meat)은 이제까지 건강의 ‘독약’처럼 악평을 얻어왔다. 대장암, 유방암, 식도암, 위암 등 암 발생률과 연관된 연구들이 쏟아지면서 고기는 피해야할 음식으로 조명 받아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영양 전문가들은 고기 역시 일상생활에서 단백질 섭취에 필요한 요소라 지적한다. 고기가 무조건 좋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건강 요리법으로 적당히 섭취하거나 다른 단백질 대체 음식을 통해 건강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채소와 과일만 먹는다고 해서 암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등 어느 영양소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이 영양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붉은 고기가 왜 도마에 오르는지 살펴보고, 그렇다면 단백질은 얼마나 먹어야 할지, 건강하게 단백질 영양소를 얻는 방법 등을 살펴본다.
식도·대장암 등 위험 높여 ‘기피음식’ 치부되지만
직접 불에 굽는 것 자제하고 적은 양 먹으면 OK
단백질 공급원이자 피부건강도 도와주는 필수 영양소
■붉은 고기 도마에 오르다
햄버거, 소시지, 스테이크, 불고기, 갈비, 코리안 바비큐 등등… 입에는 맛있지만 건강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음식으로 꼽힌다.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에서 4만9,4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매일 5온스 이상의 붉은 고기를 먹는 남성과 매일 3온스 이상의 붉은 고기를 먹는 여성은 하루에 1온스 이하로 적게 먹는 사람보다는 식도암에 걸릴 위험은 51%, 간암에 걸릴 위험은 61%, 대장암에 걸릴 위험은 24%나 높은 것 조사돼 충격을 준 바 있다. 암 예방을 위해서는 붉은 고기는 제한하는 것이 정석으로 알려져 온 것도 사실이다.
또한 지난해 10월 세계 암연구재단과 미국 암연구소가 발표한 음식물과 육체적 활동의 영향과 암 위험간의 관계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붉은 고기를 많이 섭취할수록 대장암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붉은 고기 섭취는 암 발병과 직결된다는 것. 이 연구 보고서는 붉은 고기와 암 발생간의 관계를 확신시켜준 연구로 세계 암연구재단과 미국 암연구소는 하버드대학, 미 국립암연구소 세계 유명 암연구소들과 함께 7,000명 이상의 암 환자를 대상으로 5년간 연구 조사한 것을 토대로 발표됐다.
또한 붉은 고기 섭취가 각종 암과만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심혈관계 질병, 제 2형 당뇨병, 심지어는 알츠하이머병까지 연관이 깊다는 연구가 쏟아지고 있다.
붉은 고기는 많은 양의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을 함유하고 있으며 이는 심혈관 질환과 관련이 높다. 비만과도 직결되며 비만은 대사증후군,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붉은 고기는 그야말로 식생활의 ‘독소’로 치부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균형 있는 식단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건강한 식단에서 붉은 고기를 아예 배제하기보다는 적은 양으로 살코기를 먹도록 하고 건강한 요리법으로 조리해 먹으면 질병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고기에 들어 있는 영양성분
붉은 고기는 기초 영양소인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이다. 성장기 어린이는 동물성 단백질이 식물성 단백질과 함께 골고루 섭취되어야 한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바로 철분 섭취다. 철분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성분 중 하나다.
또 고기에는 성장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과 타우린이 많이 들어 있으며 고기의 단백질 성분에 함유된 콜라겐은 피부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철분, 아연, 칼슘도 풍부하다.
1주일 18온스 이하 섭취
지나치게 익히지 않도록
육류 자체보다는 가공육을 피해야 한다는 주장 많아
성장기 어린이에겐
필수 단백질 공급원
철분도 많이 포함
기분을 좋게 해주는
세로토닌 다량 함유
못 먹으면 우울증도
또 비타민 B12는 고기를 먹어야 섭취할 수 있는 영양소. B12가 부족하면 빈혈이나 신경계 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 또 우울증과 관련 있는 세로토닌(serotonin)의 주재료가 되는 트립토판(tryptophan)도 들어 있다. 기분을 좋게 해주는 화학물질인 세로토닌이 우리 몸에서 줄어들면 우울증, 기분 저하, 불안증을 야기할 수 있다.
한편 고기는 오메가-6 지방산은 높게 함유하고 있지만 오메가-3 지방산은 적게 포함돼 있다. 오메가-6 지방산은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과다 섭취하면 혈액 내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전달,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수치를 떨어뜨린다. 오메가-3 지방산은 이미 심장 질환 발병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고기의 철분은 채소나 콩류에 들어있는 철분과 조금 다르다. 몸에서 필요치 않는데 철분을 너무 과다 흡수하게 되면 몸에서 산화제 역할을 해서 세포 손상이나 담석이 생기는 원인 제공을 하거나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채소나 콩류에 들어 있는 철분은 몸에 쌓이는 정도는 훨씬 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조리법
많이 알려진 것처럼 숯을 이용해 높은 온도에서 직화로 고기를 굽는 요리법은 발암성 물질인 헤테로사이클릭 아민(heterocyclic amines, HCAs), PAHs(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 등이 만들어 진다.
PAHs 는 고기가 익어가면서 기름이 불 속에 떨어지면 그을음이 발생하면서 생성되는 물질로 고기 표면에 묻게 된다.
육류뿐 아니라 생선도 불에 직접 구우면 HCAs, PAHs 등이 생성되는 것은 육류와 별반 다르지 않다. 껍질째 바삭 구울수록 발암물질 생성은 많아질 수 있는 것.
전문가들은 굽기 특히 불에 직접 닿게 굽는 방법보다는 찌거나 슬로우 쿠킹 방법으로 조리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육류 자체는 건강에 나쁘지 않다는 견해
여러 연구에도 불구하고 육류 자체가 건강에 나쁜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붉은 고기가 암이나 다른 질병과 연관성이 있는 연구들은 살라미, 베이컨, 페퍼로니, 소시지 등 가공육과 그렇지 않은 생고기 간에 차별을 두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가공육은 인스턴트 음식, 감미료와 보존료, 설탕 등이 함유되고 화학적인 가공 처리가 된 가공음식 등은 암이나 기타 질병 발병과 관계가 깊다. 불필요한 칼로리 섭취도 높게 하며, 베이컨 등 가공육류는 위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또한 조리법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 암은 많은 요소로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고기만을 주범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는 견해도 있다.
붉은 고기도 암 발생과 연관성이 높지만 담배와 비교해 보면 오히려 붉은 고기가 암을 유발하는 정도는 생각보다 적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육류 섭취를 많이 하면 식도암 발병 위험을 50% 정도로 높이지만 담배는 폐암 발병 위험을 1,000% 이상 높인다는 것.
전문가들은 때문에 지방을 제거한 살코기를 적당하게 먹을 것을 조언하고 있다. 발암 위험은 고기의 많은 섭취와 연관되므로 USDA의 권고에 따르면 일주일에 18온스 정도 섭취할 것이 추천된다.
■단백질이 필요한 이유와 하루 섭취량
단백질은 우리 몸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영양소다. 피부, 뼈, 근육, 장기조직, 혈액, 호르몬, 효소 등 우리 몸이 구석구석에서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기는 필수 아미노산을 다량 함유한 양질의 단백질이므로 동물성 단백질 섭취 역시 적당하게 하면 건강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루에 50~175g 정도 섭취한다. 하루 칼로리를 2,000칼로리로 생각하면 하루 칼로리 섭취에서 10~35% 정도를 차지하면 된다.
단백질 공급은 굳이 동물성으로 하지 않아도 된다. 붉은 고기 대신 닭고기나 칠면조, 생선, 해산물, 콩, 너츠류로 단백질 섭취를 할 수 있다.
조리법도 건강에 매우 중요한 요소. 불에 탄 고기보다는 육류는 찌거나 끓이거나 삶아 먹는 방법이 추천된다.
■ 주요 영양소의 이해
▲탄수화물
주요 에너지 공급원이다.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체력 저하, 피로,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단백질
근육, 체세포, 각종 효소, 호르몬, 항체의 구성성분이다. 부족하면 면역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지방
열량 공급을 하며 부족하면 체중 감소로 이어진다.
▲비타민 및 미네랄
생체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부족하면 조절기능 저하가 생긴다.
기름기 없는 살코기 선택… 그릴에 구울 땐 숯보다는 개스불 이용
■붉은 고기를 섭취할 때 주의할 점
-일주일에 18온스 이하로 섭취한다. 어떤 음식이든지 지나치게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컴퓨터 마우스 정도의 사이즈가 약 3온스 정도의 고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기름기가 없는 살코기를 구입한다. 지방부위는 제거해 사용한다.
-고기를 메인 요리로 먹기 보다는 곁들이는 정도로 소량 먹는다.
-단백질 공급은 굳이 동물성으로 하지 않아도 된다. 붉은 고기 대신 닭고기나 칠면조, 생선, 해산물, 콩, 너츠류로 대체한다. (*붉은 고기 외 단백질 공급원: 치즈, 카티지치즈, 콩, 렌즈콩(lentils), 달걀, 생선, 닭고기 등 가금류, 너츠, 씨앗류, 땅콩버터, 우유, 요거트)
-건강한 방법으로 요리한다. 높은 온도에 직화로 굽기나 튀기는 방법보다는 낮은 온도로 슬로우 쿠킹으로 먹는다. 뭉근한 약한 불에 끓이거나 삶거나 쪄서 먹도록 한다.
-그릴에 구울 때는 숯이나 불에 직접 닿게 하지 말고 되도록 개스 그릴을 사용한다. 또 너무 지나치게 익히지 않도록 주의한다.
-고기를 거의 먹지 않거나 아주 조금 먹는 가임기 여성은 철분 부족을 예방하기 위해 철분이 들어간 멀티비타민제를 먹는 것이 권장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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