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
배우고 체험하는 자세 필요
동네에 자주 산책하러 가는 공원이 있는데, 공원 한 가운데 제법 큰 연못이 있고 그 주위로 크게 잔디밭이 있다.
연못 주위에 ‘낚시 금지’(No Fishing)라는 표시가 분명히 있는데도 여기 저기 낚시꾼들이 있는 것은 제법 큰 고기가 많이 잡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근처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이 이사갈 때 어항에 있는 물고기를 가지고 갈 수 없는 경우에 이 연못에 버리고 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좁은 어항에 비하면 조건이 월등 좋으니까 고기들이 잘 번식하고 자라서, 낚시꾼뿐만 아니라 많은 오리, 거위, 갈매기 등도 이곳을 아주 본거지로 삼고 있다.
그런데 자주 이곳을 찾아 산책하다 보니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인데, 이곳의 잔디는 유난히도 윤기가 있고 푸르다는 사실이다.
유의해 관찰해 보니 오리나 거위들은 물고기만 잡아먹는 것이 아니고 풀밭에서도 무엇인가 부리를 후벼가며 먹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큰 떼를 지어 그렇게 후비고 다니다 보면 자연현상도 함께 일어나게 되어 있어서 먹이를 먹고 지난 자리에는 여기저기 거름될 만한 것들을 적당량 뿌리고 가는 것이다. 적당량인 것이 아무리 자기네들 것이라고 해도 배설물은 배설물인지라 늘 같은 곳을 후비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이곳저곳, 새 곳으로 골고루 다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인생의 큰 아이러니 중 하나인데 쓰레기 수거제도가 없고 하수구도 없는 선교지에 가서 볼 수 있는 것이 사람들은 여기저기 분별없이 배설해 놓고 싸놓는데도 그 주변에는 유난히 반짝반짝 윤기가 나는 풀들이 자라는 전경이다.
사람은 어질러놓기만 해도 대자연은 새롭게 생기 충만하게 재생해 놓는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지금은 다 가물가물한 과거가 되어 있지만, 이 아이들을 키우는 과정 중 중요한 부분이 이 배설물을 처리하는 일이었다. 그 때 신기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일회용 기저귀를 보면 사이즈별로 다양하게 있는데 어느 사이즈이건 간에 한통이 비워지는 시간은 다 비슷한 사실이었다.
크기가 커 질수록 빈도가 줄기 때문이다. 갓난 애기 때에는 앙증스러울 정도로 작은 기저귀가 한통에 잔뜩 들어 있지만, 얼마나 자주 적셔 놓는지 그 많은 것이 하루에 열개도 훨씬 넘게 쓰게 되는데, 징그러울 정도로 묵직한 최고로 큰 것은 그만큼 자주 갈아줄 필요가 적어지니까 말이다.
잔디밭 여기저기 꽁지를 흔들어가며 뿌려 놓는 오리와 거위 떼를 보며 생각난 것이 기저귀적 시절의 일들이다.
하루는 아주 단정하고 깔금하기로 유명한 한 애기 엄마가 한참 대화 중에 애기가 우니까 염치도 모르는 사람처럼 사람들 앞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기저귀를 연 것까지는 자연현상이니까 이해할 수 있다고 해도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신속히 매듭을 지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인데, 그런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기저귀를 열어 놓고는 빨리 새 것으로 갈아줄 생각은 하지 않고 하는 말이 “어, 냄새가 이상하네! 얘가 또 무엇을 집어 먹었나?” 하고 한순간의 주저함도 없이 자기 손가락을 그 내용물에 푹 집어넣고 휘지며 무엇인가 찾더니 조금 이상한 것을 손가락으로 집어서 코에 가져다 대고 냄새까지 맡아 보며, “그러면 그렇지, 이것 봐! 얘가 왜 이런 걸 또 집어 먹고 그래!”하는 것이다. 평소 깔끔하고 까다로운 사람이 애기라는 존재와 그 애기에 대한 극심함으로 완전히 바꾸어진 것이다.
보통 ‘자녀교육’이라는 말은 많이 듣지만 자녀교육을 하면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자녀교육이 ‘부모교육’을 동반하고, 자녀교육이 부모가 된 사람들을 많이 변화시킨다는 사실이다.
애들이 얼마나 자기 중심적이고 또 얼마나 이것저것 저질래하고 또 자주 아프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이 내 자식이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감수하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오죽하면 우리를 향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가진 하나님도 믿는 자들에게 “아빠”라고 부름받기를 좋아 하신다.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을 보면 예수님은 오직 예수님만 감당하실 수 있는 사명에 의해 미혼이었지만, 영원 전부터 영원 후까지 존재하시는 예수님에게 우리와 같은 육신을 가지셨던 33년의 공생애 기간은 전혀 긴 기간이 아니기도 하다.
베드로 사도도 아브라함도 모세도 하나님의 사람들이 다 가족이 있었고 독신의 은사에 대해 언급한 사도 바울 자신도 산헤드린 멤버였으니까 결혼을 해야 비로소 온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유대인적 개념에 의해 다분 기혼자였을 확률이 많다고 하는 학자도 많은데 말이다.
애들을 키우다 보면 많이 베풀어야 하고 힘든 일 궂은 일도 많이 겪게 된다.
그러나 되돌아볼 때 그 힘든 고비를 다 극복한 우리 모습을 보게 된다. 한참 줄줄이 애를 놓을 때 누가 애들 교육비가 얼마나 비싼데 대책도 없이 그러냐고 핀잔을 준 적이 있다. 그때 걱정말라고 생명은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고 하나님이 주신 것은 하나님이 책임지신다고 반박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로 그렇게 된 셈이다.
자녀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고 자녀교육은 하나님이 부모된 자들을 교육하는데 가장 즐겨 쓰시는 도구 중의 하나이다.
가르치려는 자세로 보다 함께 배우고 체험하는 자세로 그 시간 시간을 감사해야 할 것이 그 기간이 절대로 길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님들이여,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세요! (Enjoy it, while it lasts!)
황석근 목사 <마라선교회 대표>
213)210-3466, johnsgwhang@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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