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 새 주인이 결정되면서 인심도 술렁이다. 건국 232년 만에 첫 흑인 대통령 당선과 8년 만에 백악관을 점령한 민주당은 기대가 크다. 권력의 정상서 공신, 가신, 동지, 현실문제 타개책, 선거공약, 금융파탄 등 ‘돈 드는 일’로 초조한 것도 사실이다.
재상집 앞의 문전성시 마냥 8천여 명의 임명권한으로 이력서만도 4만 통이 들어오고, 4월까지는 7만5,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중에 1,117명은 상원의 청문회와 인준을 받아야 한다. 총 7,840명은 오바마 당선자 권한으로 임명해야 한다. 인선 과정만도 다음 8개월간의 작업이 될 것이라고 한다.
현 백악관의 전 직원들은 자리를 비워야 한다. 모든 열쇠, 배지, 신분증 반나을 1월19일까지 완료해야 한다. 다음날 취임선서식 후에 새 주인 오바마를 선두로 가족과 참모진 등 약 300명이 이사해 들어온다. 백악관의 사무용품과 책상 및 컴퓨터도 새것으로 단장된다.
연이은 공식행사와 파티의 취향과 음식 맛까지도 “달라질”(change it) 조짐이다. 사람을 찾고 있다. 불란서 요리서 흑인 전통의 소울 푸드(soul food)으로, 영국식 왕실 매너가 ‘블루 재즈’ 음악으로, 도자기 찻잔과 그릇들도 토색풍의 맵시를 찾을 것이라고 한다. 백악관 집사 토니 프레토는 예기치 못할 장식과 품위들이 많은 귀빈들을 놀라게 할 것이며, 서편 건물(관저)의 새로운 전통 변화는 예측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주인은 ‘어항 속 물고기’와 같이 일거수일투족이 감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오바마의 급선무는 금융위기, 국제현안, 정보기관들의 브리핑, 민주당 선거공약 수행 등이다. 오바마는 보통사람의 낮은 자세로 한껏 애쓰는 의도적 모습이 엿보인다. 당선된 다음날 아침 회의에 앞서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고, 야구모자에 평범한 운동복을 착용했으며, 딸들의 학료를 방문하고, 집에서 가족들과 머물며, 식당에 부인과 동행하는 일과를 지냈다. 이동할 때도 경호차량의 경광등과 요란한 사이렌도 자제하고 있다.
조심스럽기는 한국 정부도, 교포도 마찬가지다. 친숙하지 못하면서 ‘혈맹의 동지’로 ‘변화’에 동참해야하는 고민이 생겼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를 두고 한국 정부는 대안과 대책 강구에 분주하다. 한미간의 우호관계가 와해에서부터 교류까지 수다한 분석과 해결책이 필요하다. 동맹체제가 동북아 분쟁과 정치, 경제, 군사, 법률, 교육 등에까지 많은 우려를 불식해왔다. 오바마와 이명박 대통령의 첫 전화대화로 안도감은 생긴 듯하다. 당선자 오바마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금융위기나 북한문제 등을 양국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해결해나가자”라고 제안했다.
그동안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밝히면서 오바마는 “우리가 응징하려는 사람들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그동안 효과를 보지 못했다. 북한과 대화를 단절했을 때 그들은 ‘악의 축’이었지만 부시 행정부가 이런 태도를 바꿔 대화를 시작했을 때 적어도 몇 가지 진전을 이룰 수 있었다”고 했었다. 북한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한국 정부에 양보를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미간 무역 불균형 분쟁의 소지가 있는 쇠고기와 자동차 등에 치열한 신경전이 전개될 수도 있다.
오바마는 이 대통령에게 “…한국민을 진심으로 존경(admire)한다”면서 개인적인 친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한인 동포에 대한 우호감정은 하와이나 시카고의 경험으로 볼 때 아직 가늠할 길이 없고 오히려 피상적일 수 있다. 동포들 자신에 물어볼 양이면 ‘튀기’나 ‘깜둥이’ 등의 말이나 몰랐으면 좋을 듯 싶다. 하지만 아시아서 자란 미 최초 유색 대통령이라는 친근감만은 공동관심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오바마가 즐기는 불고기, 비빔밥, 구운 메뚜기, 보신탕, 아이스크림 들은 궁합이 맞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한 영국 텔레그라프 신문 보도에 따르면 즐기는 TV 프로그램은 ‘매쉬’(MASH)로 한국문화를 배경으로 한 전쟁 연재물인 것이다.
오바마의 ‘변화’가 필요한 사회는 금융파탄으로 돈에 시달리게 되었다. 워싱턴 정가는 자금부족으로 술렁인다. 오바마는 “…흑인의 미국, 백인의 미국, 라틴계의 미국, 아시아계의 미국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미합중국만이 존재할 뿐이다”라고 강조한다. 한인동포들도 당당한 동반자로 ‘모든 것이 가능한 사회’에 동참해야 한다.
www.newchallengeonline.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