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하탄을 비롯한 뉴욕 메트로폴리탄 지역의 부동산 불패 신화가 경제 위기 속에서 드디어 흔들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일로가 미전역에 확산된 가운데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듯 비춰졌던 뉴욕 지역에서도 부동산 침체(Downturn)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한인 주택 소유주와 셀러들에게는 어두운 소식이지만 내 집 장만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바이어들에게는 신용조사가 잘 마무리돼 모기지를 얻을 수만 있다면 이만한 부동산 투자 적기도 드물다는 평가이다.
▲집값 하락 가시화
부동산 감정·컨설팅 업체 밀러 사뮤엘(Miller Samuel Inc)은 지난 3분기 맨하탄 지역의 평균 집값이 150만 달러로 예년 동기간에 비해 다소 높아졌지만 미드타운과 할렘을 비롯한 일부 지역의 집값 하락 현상이 두드러져 부동산 침체가 드디어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는 과거 불경기마다 미드타운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가장 먼저 떨어졌기 때문이다.
평균 주택 가격이 오른 이유는 5애비뉴와 팍 애비뉴 59~96가 구간과 링컨 스퀘어(Lincoln Square, 57~72가 구간)에 들어선 ‘15 센트럴 팍 웨스트’, ‘타임워너 센터’ 등 최고급 럭셔리 콘도가 분양을 마쳤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레녹스 힐(Lenox Hill) 지역의 코압 중간가격이 19%, 첼시의 코압, 콘도 중간가격 6%, 그리니치 빌리지의 코압 중간가격 3.9%, 유니온 스퀘어와 그래머시 지역의 코압, 콘도 가격이 각각 3.3%, 2.6%, 바테리 팍의 콘도 중간가격 6.5%, 어퍼 이스트사이드의 코압, 콘도 중간가격이 각각 2.3%, 9.1% 인상됐다.
거주지역으로 인기가 높은 트렌디한 소호나 트라이베카의 경우 코압 중간가격은 6.1%, 콘도는 28.5% 하락했으며 신축 콘도 개발 붐이 일었던 어퍼 웨스트사이드 지역의 코압 중간가격도 13.3% 하락했으나 콘도 가격과 판매비율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하락 현상은 미드타운과 다운타운, 할렘 지역에 특히 두드러져 한창 신축 콘도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던 할렘과 이스트 할렘 지역의 주택 중간가격은 예년 동기간의 54만9,000달러에 비해 20% 하락한 44만 달러, 미드타운 이스트와 터틀 베이 지역의 콘도 가격은 지난해 147만 달러에서 18.6% 하락한 119만7,000달러, 미드타운 이스트와 헬스 키친의 콘도 가격도 109만9,000달러에서 8% 떨어진 101만 달러를 기록했다.
로워 이스트사이드(LES)와 이스트 빌리지 지역의 주택 중간가격도 이 기간 동안 5.5% 하락했으며 카네기힐(Carnegie Hill) 지역의 코압 가격도 7.2% 떨어졌다. 해밀턴 하이츠와 모닝사이드 하이츠의 부동산 가격은 30% 하락했으며 워싱턴 하이츠의 주택 중간가격도 6.3% 떨어졌다.
또 집값뿐만 아니라 부동산 매매 비율도 크게 줄어 지난 3분기 맨하탄 지역의 부동산 매매 횟수는 예년 동기간의 3,499건에 비해 24% 떨어진 2,654건에 그쳤다.
프루덴셜 더글라스 일리만의 부동산 시장 통계에 따르면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퀸즈와 롱아일랜드 낫소 카운티 지역의 집값도 크게 떨어졌다. 퀸즈 지역의 지난 3분기 평균 주택 판매가격은 2분기에 비해 2.6%, 예년 동기간에 비해 8.6% 떨어진 43만6,575달러, 중간 주택가격은 2분기보다 4.8%, 예년 동기간보다 11.4% 하락한 40만 달러였다. 또 주택 판매율도 크게 감소해 지난 3분기 판매된 주택수는 예년 동기간보다 35.2% 하락한 3,240채를 기록했다. 롱아일랜드 낫소 카운티의 지난 3분기 평균 주택 판매가격은 예년 동기간에 비해 5.3% 하락한 59만5,794달러, 중간 주택가격은 예년 동기간에 비해 7.1%, 지난 2분기 보다 6.1% 떨어진 45만
5,400달러였다.
▲부동산 셀러와 바이어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침체 현상이 신용 위기와 월가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한동안 지속될 것이며 4분기 통계에는 일부 지역의 집값 하락 현상이 전 지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 이러한 집값 하락 현상은 퀸즈의 롱아일랜드 시티(L.I.C.), 맨하탄 다운타운 파이낸셜
센터, 할렘 및 이스트 할렘, 브루클린 윌리암스 버그, 그린포인트 등 신축 콘도 붐이 한창 불던 신흥 지역에서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밖에 바이어들이 모기지 얻기가 점점 힘들어 지면서 부동산 매매 비율도 훨씬 줄어들 전망이다.
부동산 중개인들은 “지난 9월 일부 월가 금융기관이 무너지면서 시작된 부동산 시장 침체 현상이 10월 내내 지속돼 바이어들이 주택 구입을 꺼려하고 있다”며 “오픈 하우스나 분양 센터를 찾는 바이어들이 드물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동산 전문가들은 셀러들에게 아직은 부동산 매매 적기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면 내년 하반기까지 주택을 판매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을 꼭 판매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최근 주위에서 판매된 주택 가격보다 10~15% 낮은 가격을 제안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또 바이어의 경우 집값이 올해 4분기와 내년 초 더 떨어진다는 예상이 있는데다 아직은 모기지 비율이 높고 얻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적기를 기다리는 것이 낫다는 분석이다.
프루덴셜 더글라스 일리만의 도널드 켐퍼 부사장에 따르면 집값 하락이 이미 가시화된 미드타운 웨스트와 헬스 키친 지역의 경우 주택 중간가격이 코압은 10.8% 하락한 54만 달러, 콘도는 8% 하락한 101만 달러임에도 불구하고 바이어들이 가격이 더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어 매물이 판매되지 않고 있다. 또 미드타운 이스트와 터들베이 지역 부동산 가격 및 매매 비율이 크게 떨어졌으며 지하철역과 거리가 먼 이스트리버, 요크 애비뉴~2애비뉴에서 이런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바이어들에게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 일부 지역이나 신축 콘도 붐이 불어 분양 콘도 유닛이 많은 파이낸셜 디스트릭트 지역에서 좋은 매물을 다소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김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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