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할러데이, 파워와 기교 겸비한 강타자
09연봉 1,350만달러…A’s 허약타선에 활력
프랜차이즈 간판스타 에릭 샤베스는 안타홍수나 호수비는 고사하고 필드에 서는 날이 가물었다. 부상에 수술에 몸조리에, 올해 정규시즌 시작 전부터 부상병동을 오가느라 봄여름 다 보내고 가을 초입에 간간이 모습을 나타낸 것이 고작이었다. 타점의 사나이 에밀 브라운은 시즌 초반 두어달동안 반짝하더니 서서히 위력이 닳았다. 안되겠다 싶어 시즌 도중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영입한 홈런타자 프랭크 토마스는 꿔다놓은 보릿자루나 마찬가지였다. 오클랜드 매카피 콜러시엄 데뷔전에서 베이스를 돌다 뒤뚱거리더니 이내 부상자명단(DL)에 올라 TV시청자 신세가 됐다.
오클랜드 A’s의 2008년은 볼품없었다. 수비는 수비대로 공격은 공격대로 말이 아니었다. 특히 타격은 바닥이었다. 정규시즌 팀타율이 2할4푼2리로 메이저리그의 양대리그 30팀을 통틀어 꼴찌였다. 팀득점 총계는 646점으로 A’s가 속한 아메리칸리그에서 꼴찌였다. 이 아니면 잇몸, 약골 타력을 투수력으로 버텨야 할 A’s는 도리어 에이스 리치 하든과 준에이스 조 블랜턴을 시즌 도중 각각 시카고 컵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팔아넘겼다. A’s가 포스트시즌(PS)까지 살아남지 못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막판까지 경쟁은커녕 7,8월에 이미 PS탈락이 예정된 듯했다. 정규시즌 성적은 75승86패, 1998년 이후 최악이었다. A’s보다 더 헤맨 시애틀 매리너스 덕분에 아메리칸리그 웨스트 디비전 4팀 중 3위를 차지한 것이 다행으로 보일 정도였다.
속이야 그렇지 않겠지만 A’s 구단 경영층은 투자고 성적이고 안중에 없는 듯 팔짱을 낀 태도로 일관했다. A’s 팬들이 그런 팀에 애정을 갖기란 어려웠다. 팬들의 응수는 신속하고 싸늘했다. 볼것없는 A’s 구장 나들이를 확 줄였다. 후반기들어 매카피 콜러시엄은 찬 자리 빈 자리가 서로 누가 많나 내기하듯 썰렁함의 연속이었다.
구단측이 이제야 정신을 좀 차린 것 같다. 매니 라미레스(LA 다저스) CC 사바티아(밀워키 브루어스) 제이크 피비(샌디에고 파드레스) 등 월척대어들의 행선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팀을 살찌우는 일을 아예 잊어버린 듯했던 A’s가 의외로 발빠르게 선수이동 겨울시장에서 선수를 쳤다. 강타자 맷 할러데이(콜로라도 로키스/외야수, 주로 좌익수)를 영입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10일 ESPN 등에 따르면, 오클랜드 A’s는 연봉 1,000만달러가 넘는 맷 할러데이를 영입하기로 했다. 대신 A’s 선수 몇명을 로키스에 내주거나 웃돈을 얹혀 꿰맞춰주는 방식이라고 한다. 이번 스토브시즌 최초의 블락버스터 트레이드는 할러데이 등 이번 거래에 포함도니 선수들이 소정의 신체검사에 통과하는 즉시 공표될 예정이다. 대략 12일쯤이다. A’s에서 로키스로 갈 선수들의 면면은 좌완투수 그렉 스미스가 포함된다는 것 이외에는 10일 오후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마무리투수 휴스턴 스트릿, 외야수 카를로스 곤살레스와 라이언 스위니 등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스트릿은 신인 브랫 지글러의 급성장으로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우완 잠수함투수 지글러는 올해 중간계투 요원으로 첫선을 보였다가 스트릿이 부진하자 후반기부터 사실상 주전마무리 역할을 맡아 기대이상 잘해냈다.
덴버로 누가 가든, 할러데이의 오클랜드행은 기진맥진 A’s의 타선에 활력소를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높다. 할러데이(본명 매튜 토마스 할러데이)는 1980년 1월15일 오클라호마 스틸워터 출생으로 데뷔시즌인 2004년부터 올해까지 5시즌동안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활약했다. 거구(6피트4인치/235파운드)임에도 정교함을 겸비한 장타력, 기민한 수비와 센스있는 주루플레이로 로키스의 간판스타 중 한명이 됐다. 로키스가 내셔널리그 챔피언에 오른 지난해에는 내셔널리그 MVP 경쟁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지미 롤린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올해 성적도 좋다. 139게임에서 539타수 173안타(25홈런) 88타점 107득점 74볼넷 104삼진 28도루를 기록했다. 타율은 3할2푼1리. 호타준족이다. 타율은 데뷔시즌부터 5년 내리 3할을 넘었다. MVP 후보에 오른 지난해에는 216안타(36홈런) 137타점 120득점에 3할4푼의 고타율을 자랑했다. 통산타율은 3할1푼9리.
유념할 대목은 있다. 우투우타 할러데이의 쾌타가 투수들의 무덤이란 별칭을 듣는 쿠어스필드(로키스 홈구장) 덕을 봤으리란 점이다. 반면 매카피 콜러시엄은 투수친화적 구장으로 분류된다. 할러데이의 방망이가 덴버에서처럼 오클랜드에서도 펄펄 끓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일단 각종 변수를 고려해 그의 덴버구장 기록을 오클랜드구장으로 환산한 값은 괜찮은 편이다. 이에 따르면 타율 3할2푼1리는 3할1푼1리로, 25홈런은 24홈런으로, 88타점은 75타점으로, 장타율 9할4푼7리는 9할2푼1리로 계산됐다. 어디까지나 추정치지만 대단한 수치다. 게다가 그의 기록이 쿠어스필드에서만 이뤄진 게 아님을 감안하면, 그 차이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할러데이의 특장은 구장별로 큰 편차도 없고 시기별로 기복이 심하지도 않다는 점이다. 올해 900만달러보다 확 불어난 1,350만달러를 내년 연봉으로 보장받은 할러데이가 몸값 이름값을 해낸다면 무기력한 A’s 야구에 활력소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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