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 /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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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a Christian believing in Jesus and His teachings.
At the same time, I also believe in the Buddhist teaching that
every sentient being has a Thatagatha within.
저는 예수님과 그분의 가르침을 믿는 기독교 신자입니다.
아울러 모든 사람 속에 여래님이 계시다는
불교의 가르침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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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이름을 내려 놓고 그저 ‘아무개’로 통하는 건 대단한 축복입니다. 더할 나위 없는 영광입니다. 그야말로, 가볍고 자유로운 비상[飛翔]입니다. 최정화 ? 교수, 박사, 언론인, 칼럼니스트, 남편, 아비, 아들, 형, 오빠, 친구, 선객, 골퍼 등등 모든 수식어를 다 내려놓고, 당당히 발가벗은 ‘그저 나인 나’로 세상을 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떤 형태로든 늘 ‘누구누구’라는 틀과 모양이 나를 옭아매는 게 바로 내가 스스로 지어내는 세상이니까요.
나를 무명[無名]으로 나타낼 수 있다면 꽤 영혼의 내공이 두터운 사람임에 틀림 없습니다. 내가 내 이름과 타이틀이 아니라고 세상에 당당히 공표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고상한’ 경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나는 이름과 나타냄 이전의 진짜 주인공이기에 굳이 이름 따위를 세상에 내세울 이유가 없다 믿고 행동한다면 그게 바로 진인[眞人]의 경지가 아니고 뭐겠습니까?
‘이 아무개’란 이름으로 목사와 승려의 경계를 모두 훌쩍 넘는 분을 만납니다. 이름 넉자만으로도 가슴이 훈훈해지는 그런 분을 만납니다. 이름과 경계를 넘는 그 속내를, 그저 ‘이 아무개’라는 넉넉한 표정과 함께 세상을 대하는 분을 뵙습니다. 토마스 머튼 신부가 우린 섬이 아니라며 선방 승려들과 가슴 열어 대화하던 바로 그 기분을 우리 가까이에서 선사하는 그런 무명씨를 만납니다. 그리고, ‘무명[無名]’이란 진짜 기분 좋은 경지를 고요한 함성으로 내보이는 진짜 사람[眞人]과 조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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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a Christian believing in Jesus and His teachings.
At the same time, I also believe in the Buddhist teaching that
every sentient being has a Thatagatha within.
저는 예수님과 그분의 가르침을 믿는 기독교 신자입니다.
아울러 모든 사람 속에 여래님이 계시다는
불교의 가르침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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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안쪽에 들어있는 이 아무개 목사 소개 글입니다.
“1944년 충주에서 태어나서, 감리교 신학대학교를 졸업했다. 본명은 이현주이고 觀玉이라고도 부른다. 목사요 동화작가, 번역 문학가이기도 한 저자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글들을 집필하는 한편, 대학 교회 등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작은 사진이지만, 단순한 한복 차림에 짧은 머리, 그리고 아래를 내려다보며 티없이 미소 짓는 저자의 모습에서 진한 사랑과 내면의 평화가 느껴집니다. 2001년에 초판이 나왔으니 “이 아무개 목사의 금강경 읽기’도 이젠 수많은 책 더미에 가려진 찾기 어려운 책 중 하나가 되어버렸지만, 아직도 내 서가의 다시 읽는 책들 속에 여전히 형형한 빛을 내고 있습니다.
굳이 무명씨로 스스로를 밝히는[?] 이 아무개 목사님, 이렇게 적습니다.“제 속에는 예수님과 여래님이 나란히 계시거니와, 이 두 분 사이가 저와 저의 사이보다 더 가까우신 것이 분명합니다. 저와 제가 하나이듯이
두 분도 그렇게 한 분이신데 저는 저하고 자주 갈등을 빚지만 두 분 사이에는 도무지 그런 일이 없으시니까요. 아니, 없으신 것 같으니까요. (제가 어찌 감히 두 분에 대해 단정지어 말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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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a Christian believing in Jesus and His teachings.
At the same time, I also believe in the Buddhist teaching that
every sentient being has a Thatagatha within.
저는 예수님과 그분의 가르침을 믿는 기독교 신자입니다.
아울러 모든 사람 속에 여래님이 계시다는
불교의 가르침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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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가르침과 여래의 가르침이 결국 하나임을 고요히 천명합니다. 예수를 믿고 따르는 일이 곧 여래를 믿고 따르는 일임을 확신합니다. 예수와 여래, 모두 한 중심에서 나온 전 인류의 등불임을 확인합니다. 예수 따름이 여래 배척이 아니요, 여래 따름이 예수 배척이 아님을 분명히 전합니다. Jesus and Buddha, they are ONE! We are in them.
그렇게 상쾌한 진리를 전하는 손바닥크기의 조그마한 책을 열면 정토회 법륜 스님이 쓴 추천의 글이 맨 앞에 읽힙니다.
“성경[聖經] 공부를 마쳤다는 이가 불경[佛經]을 보고 그 뜻을 모른다면 어찌 성경을 제대로 안다 하겠으며, 불경 공부를 해서 깨쳤다는 이가 성경을 보고 그 뜻을 모른다면 어찌 그가 진리를 깨쳤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금강경[金剛經]이 일체 중생을 깨닫게 하여 저 언덕에 이르게 하는 가르침이라면, 어찌 승려는 깨치고 목사는 못 깨치겠습니까?”
추천사 말미에 단 법륜 스님의 찬[讚]이 찡하게 울립니다.
“한 슬기로운 농사꾼이 있어 / 비오니 밭에 고추 모종 옮겨 심고 / 날 맑으니 논에 김을 매누나 / 비야 오려거든 오고 / 해야 나려거든 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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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a Christian believing in Jesus and His teachings.
At the same time, I also believe in the Buddhist teaching that
every sentient being has a Thatagatha within.
저는 예수님과 그분의 가르침을 믿는 기독교 신자입니다.
아울러 모든 사람 속에 여래님이 계시다는
불교의 가르침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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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크리슈나무르티를 만나게 된 교황께서 그 인도의 유명한 철인[哲人]에 대해 들은바 있다 하시며 크리슈나무르티에게 다가가 당신은 정확히 누구냐 묻습니다. Who are you, exactly?
이에 크리슈나무르티가 답합니다.
“난 아무도 아닙니다.”
I am nobody.
[마치 이 아무개 목사님 말하듯 말입니다.]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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