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국 232년만에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버락 오바마가 당선되면서 미국은 사회,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대변혁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보호무역주의와 세금 인상, 정부 조직과 규제 강화, 성장 대신 분배를 상대적으로 더 강조했던 오바마 당선자의 발언이 캠페인성 멘트였음을 희망하는 것은 비단 기자만이 아닐 것이다. 특히 한인사회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인준이 오바마 당선과 민주당의 연방의회 장악으로 지연되지 않기를 간절하게 희망하고 있다.
미국 대선 캠페인의 그늘에 가려지기 했지만 기자는 최근 한국에서 열린 해외 한인 경제인과 상공인, 무역인들의 연례 양대 행사를 취재할 기회를 가졌다.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회장 고석화·OKTA)가 개최한 제13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가 지난달 24~26일 58개국 해외 한인 무역인 6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포항에서 열렸다.
또 28~30일 제주도에서는 재외동포재단 주관으로 제7차 세계한상대회가 한국과 해외에서 3,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양 대회는 화교들의 ‘화상’ 유대인들의 ‘유상’ 인도인들의 ‘인상’처럼 세계 곳곳에 흩어진 국내외 한인 경제인, 또 750만 해외 한인을 네트웍으로 연결하는 명실상부한 경제 교류 한마당의 잔치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상의 경우 현금성 유동 자산만 2조2,000억달러로 추산되는 등 그 자본 규모가 어마어마해 세계 각국으로부터 자본과 기업 유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상의 경우도 500대 해외 한인 기업 모두를 합칠 경우 현대자동차 매출(약 300억달러)을 능가하는 450억달러에 달한다는 추산이다.
올해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는 전체 참가자의 절반에 가까운 250여명이 참여한 중국의 부상이 특히 두드려졌다. 이들 재중 한인 무역인은 적극적으로 ‘중국 세일즈’에 나서, 중국의 부상과 함께 한인 경제인의 위상과 역할도 급격히 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중국 정부의 규제와 비자 취득의 어려움으로 해외여행이 아직도 제한되는 상황에서 OKTA를 통해 자유로운 해외여행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OKTA 중국지회는 최근 몇 년간 폭발적인 회원수 증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세계 속의 한상, 넓어지는 우리 시장’이란 주제를 내걸고 열린 올해 한상대회도 사상 처음으로 참가자 수가 3,000명을 넘는 등 한민족 비즈니스 네트웍 형성을 위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한상대회 기간 2,291건에 총 5억6,373만달러의 상담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상대회가 회원간의 네트웍 구축에 위주를 뒀다면 올해 대회는 한상 네트웍을 활용한 해외 한인 경제인과 한국 기업인이 실질적인 경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가능성과 비전을 제시한 점이 큰 성과로 평가된다.
올해 대회는 특히 2세와 3세 등 젊은 차세대 한상들의 참여가 두드러졌으며 이들의 한상 네트웍 활용도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진 것도 이번 대회의 성과로 인정받고 있다.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경기침체와 금융위기 속 치러진 올해 대회에서는 또 한국 경제를 돕기 위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으로 한국은행 계좌 개설, 한국 중소기업 주식 갖기 운동, 한국 중소기업과의 교류 확대 등 4개 항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와 관련, 고석화 윌셔은행 이사장, 정진철 로얄 아이맥스 회장 등 한상 리딩 CEO 34명은 한상들의 한국에 달러 보내기 운동을 적극 지원하고 촉진하기 위해 연내까지 2,000만달러를 국내에 송금키로 결의했다.
올해 한상대회에서는 오히려 한국 기업인들이 한상을 활용해 해외진출의 꿈을 이루려는 의지가 돋보이는 등 750만 해외 한인사회를 바라보는 한국 재계의 평가도 한상대회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 대회가 외형적으로는 성대하게 치러졌지만 실질적으로 ‘장사하는 대회’로 거듭나려면 개선돼야할 부문도 있다.
양 대회가 행사 위주로 진행되는 측면이 많아 1대1 기업 미팅 등 실질적인 비즈니스 거래의 장으로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계좌 개설만 해도 한국은행들이 진출한 LA나 뉴욕을 제외하고 대다수 해외지역의 경우 한국에 은행 계좌를 개설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한상들의 자본과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규제완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해외 한인들은 한국의 IMF 사태 당시에도 한국에 30억달러를 보내는 등 한국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크게 기여한 바 있다. 현 한국의 경제위기에서도 해외 한인들과 한국 기업, 정부가 손을 잡는다면 분면 윈윈 비즈니스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조환동 경제2부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