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호의 새 선장이 결정됐다. 4일 미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백악관의 주인으로 선출되면서 워싱턴 한인들은 미국의 새로운 변화를 크게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인들은 검은 혁명을 이룩한 미국의 뉴 리더에게 ‘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이 돼 줄 것’을 주문했다. 또 그의 저서 ‘담대한 희망’처럼 미국민들은 물론 한미 모두에 윈윈이 되는 위대한 희망을 들어 올려줄 것을 기대했다.
한인등 소수계에 꿈.희망주는 획기적 계기
새 정부 전향적인 한반도 정책 변화 희망
한미 FTA 비준 반대 기존입장 선회를
문일룡 훼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은 “오바마의 당선은 미국에서 여성과 소수계의 승진을 막아온 보이지 않는 인종 장벽인 ‘글래스 실링(Glass Ceiling)’이 깨졌다는 의미가 있다”며 “이번 대선은 한인들을 비롯한 소수계에게도 꿈과 희망을 준 획기적인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문 교육위원은 특히 한인 등 소수계의 투표율이 높아진 점에 큰 점수를 주었다. 그는 “이번 선거의 특징 중 하나는 젊은 층과 소수계의 참여가 높아진 것”이라며 “한인들이 부재자 투표를 비롯한 앞으로의 선거에서도 미국 시민으로서의 한 표를 반드시 행사, 정치력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용진 워싱턴 민주평통협의회장도 “지난 대선 기간 동안, 200년 백인 통치의 미국 역사에서 흑인이 과연 대통령이 될 수 있을 지 기대 반 우려 반의 심정으로 지켜봤다”며 “미국에 산 지 30년 간 유색인종이 역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라며 오바마 당선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신정부의 전향적인 정책변화를 주문했다. 이 회장은 “클린턴-부시 행정부는 출범 초기 힘으로 북한을 제압하려 하다 막판에 결국 대화로 선회했다”며 “오바마 행정부는 이 같은 전철을 밟지 말고 평소 소신대로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내고 수교를 하는 길을 순조롭게 걸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원균 북버지니아 한인회장 대행은 신뢰받는 미국과 경제난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재미한인들에도 치명적인 이 경제 침체의 어둠을 조속히 걷어내고 대내외적으로 신뢰받고 강한 미국을 만들었으면 한다”며 “아시아에 대한 이해가 높은 지도자인 만큼 독존이 아니라 상생의 관계를 지속시키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이어 “오바마 당선자가 이번 선거에서 마이너리티의 도움을 받은 만큼 포괄적이고 융통성 있는 사고로 그간 한미 FTA 비준에 반대해온 입장에서 쌍방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선회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동안 한미 FTA 의회 비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온 오바마 당선자와 민주당의 집권에 대한 조심스런 우려도 제기됐다.
송유황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워싱턴 관장은 “세계적 금융위기로 양국 모두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만큼 새 대통령이 조속히 회복안을 마련해 미국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에도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며 “그동안 민주당의 집권으로 한미 FTA 재협상 압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한국 기업들은 부담을 갖고 있으며 특히 자동차는 미국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산업인 만큼 재협상 기준을 강화하자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관장은 그러나 “한국은 다행히 반덤핑 판정 위험이 있는 상품이 없고 에너지 관련 산업도 가장 선진적이기에 미국과 마찰을 일으키지는 않으리라 본다”고 자동차 이외 분야에서는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김대영 조지 메이슨대 사회학과 조교수는 오바마 시대에 대한 성급한 낙관은 금물이라는 지적을 내놓았다.
김 교수는 “오바마가 임기를 시작하더라도 현 경제상황이 어렵고 정부 예산도 넉넉지 않은 상태라 의료보험 확대나 소수계를 대상으로 한 사회복지 정책 등을 민주당 노선에 맞춰 생각대로 추진하기에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인종 관련 정책 추진은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전체 국민들에 적용될 수 있는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복지 서비스 제공과 관련 개인의 역할과 책임도 함께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재집권에 실패한 공화당의 진로와 관련해서는 “젊은 층과 소수계가 민주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여 향후 공화당의 정책 노선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이는 공화당 내의 강온 보수파의 정치 역학관계를 좀더 지켜봐야 그 향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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