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전문기관 필드폴의 마크 디카미요 디렉터가 3일 낮 소수계 언론연합(NAM) SF 본부 회의실에서 소수계 언론인들 앞에서 11/4 총선거 관련 캘리포니아인 표심동향 여론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선거직전 발표 필드폴 여론조사 결과
뚜껑 열린 가주인들 표심에 맞춰보기
이번 11/4 총선거와 같은 각종 선거는 여러 후보들이나 갖가지 발의안들만 심판을 받는 것이 아니다. 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수많은 여론조사들도 결과를 통해 각각의 정확성 혹은 부정확성이 저울질된다. 11/4 총선거 결과와의 대조를 통한 미국 선거읽기 학습의 한 방편으로, 필드폴(Field Poll)이 이번 총선거를 하루 앞둔 3일 발표한 캘리포니아인 대상 여론조사 결과를 간추려 싣는다. 1947년 설립된 권위있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필드폴 여론조사는 지난달 18일부터 28일까지 캘리포니아주 등록유권자 명부에서 무작위 추출한 966명을 대상으로 이중언어(영어 및 스페인어) 전화설문 방식으로 실시됐다.
<편집자 주>
▷버락 오바마 지지 압도적 : 캘리포니아인 대상 이번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후보로 누구를 지지할 것이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55%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를 꼽았다.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 지지자는 33%에 그쳤다. 22%포인트 오차가 실제 투표결과로 연결된다면, 1945년 2차대전 종전 이후 최대격차가 된다. 과거 린든 존슨은 18%포인트 차이로, 로널드 레이건은 16%포인트 차이로 캘리포니아에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를 두고 필드폴의 마크 디카미요 디렉터는 이번 선거는 내가 여론조사 분야에 종사한 이래 가장 익사이팅한 선거라며 이같은 큰 격차는 젊은층 유색인 베이비부머들이 민주당 후보를 더 지지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부재자투표 조기투표 공히 오바마 절대우세 : 캘리포니아의 등록유권자는 약 1,700만명이다. 그중 절반가량이 부재자투표 또는 조기투표를 통해 4일 이전에 자신의 투표권을 행사했다. 오바마 후보는 부재자투표에서 51% 대 37%로 앞섰다. 그는 조기투표에서도 50% 대 36%로 앞서고 있다. 통상적으로 조기투표자들이 보수적인 투표경향을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캘리포니아에서 오바마 후보의 압도우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변화의 열쇠 소수계 표심 : 젊은 유권자들 및 베이비부머들과 함께 소수계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캘리포니아의 판세를 흔드는 열쇠다. 캘리포니아 등록유권자의 33%가 소수계다. 64세 이상 고령유권자들은 대체로 보수적 투표경향을 보였으나 소수계 젊은층 베이비부머들의 위세를 당해내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유권자의 19%에 달하는 라티노 유권자들의 오바마 대 매케인 지지비율은 3대1 정도로 오바마에 압도적이다. 라티노 유권자들은 흑인후보에 표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먹혀들지 않았다. 흑인 유권자들의 오바마 지지는 훨씬 더하다. 무려 90% 가량이 오바마를 지지한 반면 매케인 지지는 3%에 그쳤다.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유권자들도 오바마 54%, 매케인 31%로 기울었다. 다만 아시안 유권자들의 부동층 비율(12%)은 조사대상 소수계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부머랭 부른 매케인 진영의 네가티브 전략 : 이번 여론조사 응답자들 가운데 65%는 (후보 개인의) 자질이 아니라 (그 후보가 주장하는) 이슈에 기초에 후보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디카미요 디렉터는 자질론에 입각해 오바마 후보에 타격을 주려는 매케인측 캠페인 전략이 먹혀들지 않았다며 매케인측의 전략은 도리어 매케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소득층도 오바마 지지 우세 : 연간 2만달러 미만의 저소득층의 오바마 후보에 대한 압도적 지지(71% 대 14%)는 예견된 것이다. 그러나 연수입 10만달러 이상의 고소득층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오바마 후보에 대한 지지(58%)가 매케인 지지(34%)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해안에선 오바마 압승, 내륙에선 매케인 신승 : 전통적으로 공화당 후보가 강세를 보였던 캘리포니아 남부지역과 센트럴지역에서도 오바마 후보가 근소하나마 강세를 보였다. 매케인 후보가 강세를 보인 곳은 몇몇 내륙(인랜드) 카운티뿐이다. 그러나 그 차이는 크지 않다(47% 대 44%). 나머지 지역, 특히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해안을 끼고 있거나 해안에 가까운 모든 카운티에서 오바마 후보가 더블 스코어 안팎의 지지를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
▷발의안8호 찬반여론 팽팽 : 오바마 후보에 대한 높은 지지의사와는 별개로 그가 반대입장을 밝힌 동성결혼금지 발의안(프로포지션8)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는 응답자들이 다소 많았다. ‘대선 따로, 동성결혼 따로’ 입장이 극명하게 나타난 대목이다. 이 발의안에 대한 찬성응답자는 49%, 반대응답자는 44%였다.
종교별로는 개신교 신자들의 발의안8호 찬성(즉 동성결혼 반대) 비율이 6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디카미요 디렉터는 역대 선거경험상 종교적 투표성향은 결국 균형을 찾아가는 경향이 있다며 교회지도자들이 일요예배 때 찬성투표를 권장했을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총선에서 조기투표 결과 발의안8호에 대한 찬성표가 많게 나오면 이 발의안 반대자들에게 기나긴 밤(고전을 의미)이 될 것이고, 반대표가 많이 나오면 발의안8호는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발의안8호 찬반론에 당파색 세대차 인종차 : 무당파의 61%, 민주당원의 65%는 발의안8호에 반대입장을 나타낸 반면 공화당원의 75%는 찬성입장을 보였다. 세대차도 뚜렸했다. 이번 여론조사 응답자 중 18세부터 34세까지는 52%가 발의안8호에 반대한다고 답했으나, 64세 이상 응답자의 62%는 찬성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보다는 덜했으나 인종별 격차도 감지됐다. 라티노의 경우 40세 이상 응답자들은 찬성이 다소 많았고 40세 미만은 반대가 우세했다. 흑인들은 49% 대 43%로 찬성율이 높았고, 아시안 응답자들은 51% 대 41%로 반대율이 높았다. 아시안들이 동성결혼에 대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일 것이라는 한인들의 일반인식과 다른 응답을 보인 것은 세대별로 고르지 않은 표본추출 때문이거나 한인들 뇌리속의 아시아인 범주가 주로 유교문화권에 국한된 데서 오는 착시 가능성 때문일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 대상자들 중 78%는 개인적으로 동성애자를 알고 있거나 함께 일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들 중 51%는 발의안8호에 반대한다고 답했다(찬성 43%). 동성애자들에 편견이 ‘알고보면 줄어든다’는 것을 대변하는 대목이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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