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16P 상승..원.달러 환율 177원 내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주가가 사상 최대폭으로 폭등하고 원.달러 환율이 환란후 가장 큰 폭으로 내려오는 등 한국의 금융시장이 장마 끝에 햇살이 쏟아지는 모습을 나타냈다.
무엇보다도 한-미간 300억 달러 통화 스와프 협정이 체결된 데다 10월 경상수지 흑자가 1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됐고 미국 기준금리가 0.5%포인트 내린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30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5.75포인트(11.95%) 폭등한 1,084.72에 마감됐다. 이 상승률은 1998년 6월17일의 8.5%이후 최대다.
지수는 67.86포인트(7.00%) 오른 1,036.83으로 출발한 뒤 장중 992.89까지 밀렸다가 1,094.89로 치솟기도 했다. 선물가격의 급등으로 오전 9시6분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상한가 375개 종목을 포함해 839개 종목이 올랐다. 내린 종목은 하한가 10개를 비롯해 55개 종목 뿐이었다. 외국인은 263억원, 기관은 1천733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0.46포인트(11.47%) 급등한 296.05으로 마감해 300선 회복을 눈앞에 두게 됐다. 이날 상승률은 2000년 5월25일의 10.46%이후 가장 높다.
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시원하게 내려왔다.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77.00원 떨어진 1,250.00원으로 거래를 마쳐 1997년 12월26일 이후 10년10개월 만에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환율은 77.00원 급락한 1,35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매물 유입으로 1,330원대로 밀린 뒤 1,365.00원으로 상승했지만 매물이 지속적으로 들어오자 다시 내려왔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한국과 미국 간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여파로 환율이 폭락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로부터 300억 달러가 들어오면 한국 외환시장의 달러부족 사태는 일거에 해결된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로 채권금리도 내림세를 나타냈다. 30일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13%포인트 내린 연 4.58%로 마감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4.39%로 0.15%포인트 떨어졌으며,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5.50%로 0.03%포인트 하락했다.
이날 채권시장은 통화스와프 협정이 외화 유동성 문제 해결과 함께 원.달러 환율 안정을 가져와 통화정책 완화에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는 기대로 강세를 보였다.
아시아 각국의 증시도 일제히 폭등했다.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817.86포인트(9.96%) 폭등한 9,029.76에 마감됐다. 대만증시의 가권지수는 277.12포인트(6.29%) 오른 4,683.64로 장을 마쳤다.
싱가포르 증시는 현지시간으로 오후 2시6분 현재 8.07% 오르는 등 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중국.홍콩 등의 증시가 최고 14%의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미국발(發) 금융위기와 관련,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를 원천적으로 걷어낼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언제든 추가조치를 선제적으로 발동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지도자포럼’에서 축사를 통해 한국도 국제금융위기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나 정부는 선제적이고 충분하며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대원칙을 세우고 진화작업에 나서고 있고, 실물경제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대책을 펴고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브라질, 멕시코, 한국과의 통화스와프라인 설정과 국제통화기금(IMF)의 단기유동성 지원제도 마련을 환영한다면서 FRB와 IMF의 조치는 견고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으나 최근 금융시장 불안으로 영향을 받고있는 신흥 시장국들을 지원하고자 하는 국제사회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keun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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