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학 선생 시절에 가르치던 개념 중에는 ‘상승하는 기대의 혁명’(Revolution of Rising Expectation)이라는 게 있었다. 현대 매스 미디어, 특히 TV의 영향으로 소위 후진국들에서 국민의 기대가 높아지는바 인간사회의 고질적인 부정부패나 어떤 연유에서든지 위정자들이 국민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실패하면 정부를 갈아치우려는 혁명으로 치닫게 된다는 이론이다. 정부 전복의 위험성에 대한 기득권의 반격으로 사회가 혼란에 빠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혁명으로 새 집권층이 등장하더라도 당장 해결책을 요구하는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함축되어 있다.
TV 세대는 또한 제반 문제에 대한 장기적인 해결이 아니라 즉각적인 만족(Instant Gratification)을 배워왔다. 매사에 있어 오래 기다려서 소원이 성취되기를 바라는 자세가 아니라 당장 무리를 해서라도 원하는 바를 손에 집어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태도를 말한다. 예를 들어 TV에서 남녀간의 노골적인 성행위를 하루에도 몇 차례 이상 접하다보면 눈만 맞으면 10대 아이들부터 성관계를 이 상대, 저 상대와 맺는 훅크 업(Hook up)이 유행되게 마련이다. 결혼 때까지 순결을 유지하는 것은 바보스런 예외처럼 보이게 된 세상이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눈으로 보는 것의 영향은 심지어 완전한 천사들마저 죄를 짓게 만들 수 있는 정도로 대단하다. 창세기에 보면 노아 홍수 전의 상태에 대해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사람이 땅 위에 번성하기 시작할 때에 그들에게서 딸들이 나니 하나님의 아들(천사)들이 사람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자기들의 좋아하는 모든 자로 아내를 삼는지라”(6: 1, 2). 육체화된 천사들과 인간 여자들의 결합으로 네피림이라는 변종 인간들이 태어나 땅은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에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홍수로써 세상을 멸하시고 노아와 그의 가족만 구출하신다. 네피림은 멸망되었지만 그 악한 천사들은 육체의 탈을 벗어버리고 이 세상 신인 악마 사탄의 영향 아래 들게 된다.(고린도후서 4; 4, 요한1서 5: 19)
참 하나님의 충성스런 종들도 절제하지 않으면 견물생심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 이스라엘의 충성스런 왕 다윗은 저녁때에 왕궁 지붕을 거닐다가 밧세바 라는 여인이 목욕하는 것을 목격하고 음심을 품어 우리아의 아내인 그를 왕궁으로 불러다가 간음함으로써 10계명의 제7 계명을 어기게 된다. 다윗은 한걸음 더 나가 이스라엘 군대 사령관에게 편지를 써서 우리아가 적군의 손에 죽을 수밖에 없도록 함으로써 살인죄마저 지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사형에 해당되었겠지만 진정으로 회개했기 때문에 용서를 받기는 했어도 그의 가문에 환란이 끊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다윗의 경우 우연히 내다보다가 큰 죄를 짓게 된 반면 TV, 특히 인터넷에는 음란 폭력물들이 범람하고 있어 까딱하면 그런 것들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그래서 청소년들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유혹에 빠지게 된다. 순진한 가정주부가 호기심에서 인터넷 채팅룸에 들어갔다가 유혹을 받아 남편과 자녀들을 팽개치고 채팅룸을 통해 만난 남자를 찾아가 살다가 AIDS에 걸린 비극도 가끔 일어나는 판국이니까 감수성이 높은 어린아이들이야말로 얼마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지 아무리 경고해도 지나치다고 할 수 없다.
대학교수 등 소위 사회 지도층도 어린아이들에 대한 가증한 성행위를 다루는 음란물을 소유하다가 체포되는 뉴스를 보면 인터넷은 편리한 문명의 기계인 동시에 흉물이 될 수 있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성경에서 악마 사탄을 공중의 권세 잡은 자라고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때에 너희가 이 세상 풍속을 쫓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랐으니 곧 지금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 역사하는 영이라”(에베소 2: 2). 인터넷에는 마귀적인 게 너무 많다. 자살 사이트, 테러리스트 사이트, 어린아이들 성적 학대 사이트, 소위 게이나 레즈비언 사이트는 약과이고, 심지어는 동물과의 성관계 사이트마저 있는 모양이니 건전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인터넷 사용에 있어서 악을 기피하도록 철저히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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