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스 1차전 선발 콜 해멀스.
레이스 선발투수 맷 가자.
월드시리즈 프리뷰
2008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가 22일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막을 올린다. 창단 첫 우승을 노리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탬파베이 레이스 대 두 번째 우승에 도전장을 내민 내셔널리그 챔피언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대결은 LA 다저스 대 보스턴 레드삭스와 같은 방송국의 ‘드림 매치업’은 못 되지만 ‘꼴찌에서 1위’ 신화가 걸린 드라마다. 필리스도 100년 넘는 구단 역사상 우승컵은 단 한 번밖에 못 안아본 ‘언더독’으로 ‘신데렐라’ 대 ‘록키’(Rocky)의 대결로 볼 수도 있는 이번 결승 시리즈를 분석해 본다.
▲선발 로테이션
필리스는 좌완 콜 해멀스를 1차전 선발로 내세우며 레이스는 아직 공식 발표하진 않았지만 좌완 스캇 캐즈미어(12승8패·방어율 3.49)로 맞설 가능성이 높다.
해멀스는 이번 포스트시즌 성적이 3승, 방어율 1.23으로 눈부시다. 하지만 필리스는 2, 3, 4차전 선발의 ‘퀄리티’가 크게 떨어진다. 레이스 타선은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발 로테이션을 겪은 후 브렛 마이어스(10승13패·4.55), 제이미 모이어(16승7패·3.71), 조 블랜튼(4승·4.20) 등이 두려울 리 없다. 특히 마이어스는 ‘괴물급’ 기량을 선보일 때가 주로 안방에서인데 이번에는 적지에서 선발등판 한다.
다저스는 왼손 타자들이 중심을 이루는 필리스 타선을 상대로 내세울 왼손 투수가 없는 게 문제였지만 레이스는 캐즈미어가 있다. 해멀스와의 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 게다가 최종 7차전에서 철문을 내린 루키 센세이션 데이빗 프라이스란 옵션도 있다.
제임스 쉴즈와 맷 가자는 필리스의 2, 3, 4선발보다 훨씬 낫다.
<우세-레이스>
▲불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ALCS)에서 레이스의 불펜이 약점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레이스 구원투수들이 내셔널리그 타자들을 상대로도 두들겨 맞는다는 보장은 없다. 필리스 타자들이 레드삭스 타자들이 아니며 레이스 내야수들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에러를 범하지 않았다면 그리 형편없어 보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랜트 볼포(6승2패·1.54), 댄 윌러(5승6패·3.12), J.P. 하월(6승1패·2.22), 채드 브래드포드(4승3패·2.12) 등 레이스 구원투수들의 정규시즌 성적은 흠잡을 데가 없다. 정규시즌 때만 잘한 게 아니라 그 전 시카고 화이트삭스 상대 디비전 시리즈에서도 4경기를 합쳐 6안타에 1점만 내준 철벽불펜이다. 게다가 루키 프라이스의 새로운 클로저 등장과 지난 2주 동안 부상으로 뛰지 못한 트로이 퍼시벌의 복귀가 관건이다.
반면 필리스 불펜은 다저스 덕분에 과대평가되고 있는 분위기다. 필리스 클로저 브래드 릿지는 슬라이더 하나만 번복해서 던지는 투수로 레드삭스나 레이스와 같이 끈질긴 타자들을 만나면 고전할 스타일이다.
왼손 J.C. 로메로는 아메리칸리그 출신으로 필리스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우세-백중세>
▲타선
양 팀 다 파워타선으로 타자에 유리한 자그마한 홈구장을 두고 있어 피칭스탭이 연일 불꽃놀이를 막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
필리스는 이번 포스트시즌 ‘홈런왕’ 라이언 하워드와 체이스 어틀리 등 홈런포들이 비교적 잠잠했던 반면 셰인 빅토리노, 팻 버렐, 그리고 투수 마이어스의 방망이가 요란했다. 핵심타자들은 요리가 가능했다는 이야기다.
반면 레이스는 정규시즌 전체에 걸쳐 9홈런에 불과했던 B.J. 업튼이 돌연 여섯 방을 날리는 등 정규시즌에 조용했던 타자들도 플레이오프에 올라서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종 7차전에서는 윌리 아이바가 쐐기포를 날렸다.
NL 타자들이 변화구 위주 AL 투수들을 상대로 고전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AL 타자들은 직구를 보다 많이 던지는 NL 투수들을 만나면 타율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우세-레이스>
게다가 레이스가 ‘돔 필드’ 이점을 쥐고 있고 필리스는 NLCS를 너무 일찍 끝내는 바람에 일주일 동안 쉬며 ‘식은’ 감이 있다. 작년에는 콜로라도 로키스가 같은 상황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2006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게도 긴 휴식이 ‘독’이 됐다.
‘전문가’들이 항상 틀리지는 않는다. ESPN 패널 등 대부분 NLDS에서 시카고 컵스, ALCS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의 승리를 점친 게 빗나갔으면 이번에는 대부분 레이스를 뽑은 게 맞을 때가 됐다.
<예상-레이스 4승1패>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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